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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찾아 간 소래포구에는 여전히 바다 내음과 북적대는 사람들의 체온이 섞이고 있었다.

 

 

해물들을 파는 시장 안의 가게들은 판매하는 해물의 종류에 따라 각기 다른 조명을 켠다. 일반 꽃게나 생선들을 판매하는 상점에서는 절전형 일반 조명기구를 사용하지만 유독 은빛 몸매를 뽐내는 갈치를 판매하는 곳에서는 푸른빛이 감도는 조명을 쓴다. 아마 갈치의 은빛을 더 강조하려는 목적에서 푸른 조명을 사용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갈치들의 은빛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껴졌다.

 

 

바다를 찾은 사람들은 좁은 시장통을 거닐면서 다양한 해물들을 구경하며 식욕을 돋우고선 이내 인근 식당을 찾아가게 된다.

 

                                                            

싱싱한 생선회를 먹고 싶은 일행들은 횟집으로, 뜨끈한 열기와 함께 여러가지 조개들을 구워 먹고싶은 사람들은 조개구이식당으로 들어간다.

 

 

우리는 산처럼 쌓여있는 새우젓과 꿈틀대는 주꾸미들과 키조개 등의 조개류, 냉동꽃게, 굵은 대하,  국산을 강조하는 병어 등을 둘러본 후에 쌀쌀한 날씨를 잊을 수 있는 조개구이식당으로 들어갔다.

 

 

우리 일행들은 식탁 위의 화덕 철망 위에다 조개들을 올려놓고 얼른 익기를 바라면서 연신 군침을 삼켰다.

 

 

집게와 가위를 들고 도와주던 식당 직원은 "주황색 나는 이 담치(홍합) 외에는 자연산이 거의 없어요"라고 설명을 해 주었고 우리 일행은 바닷가에 와서 먹어도 자연산을 먹기가 어렵다는 사실에 아쉬워했다.

 

돌 같은 껍질 속에 들어있는 석화는 굽기도 쉽지 않지만 구워진 석화를 벌려서 꺼내 먹기도 꽤 성가신 녀석이었다. 우리 식탁에 제공된 석화를 거의 다 불에 구워먹은 후에 서비스로 좀 더 먹을 수 있느냐고 물어 보았는데 알았다고 하면서 흔쾌히 작은 접시에 서비스 석화를 담아왔다.

 

 

마지막 석화까지 맛있게 먹은 후에도 따뜻한 바닥의 온기에 취해서 일어나고 싶은 마음이 일어나질 않았다. 한겨울의 소래포구 나들이가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다. 바쁜 일정으로 인해 참석하지 못한 분들을 위해 석화를 한 망 샀다.

 

다들 어제부터 석화를 사다가 구워먹고 싶다고 말했다는 것을 아는 우리 일행들은 맛있는 석화의 향기를 각자 기억하면서 서로를 보며 웃었다. 어느새 캄캄해진 하늘을 올려다 보던 우리 일행들은 다시 서울을 향해 출발했다. 얼큰한 키조개 탕 국물맛을 되새기면서 서울을 향해 길게 줄지어 늘어선 차량들의 붉은 제동등의 행렬에 따라붙었다.

덧붙이는 글 | 오후 3시쯤 모임이 끝난 후에 일행들이 바닷가에 가서 조개구이나 회를 먹고싶다고 해서 출발했다. 가까운 소래포구에 가기로 정하고 네비게이션에 입력하고서 바로 출발. 생각보다 가까이 있었고 활기찬 바닷가 어시장의 분위기에 격려받고 맛있는 조개구이를 먹으면서 힘을 얻고 왔다. 가고 오는 길에 그리 많이 막히지도 않았고 가볍게 다녀올 수 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태그:#소래포구, #바다여행, #조개구이, #키조개, #홍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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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곳들을 다닌 후에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서 비슷한 삶의 느낌을 가지고 여행을 갈만한 곳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리고 내가 살면서 맞닥뜨리게 되는 사회적 문제점들이나 기분 좋은 풍경들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생각하고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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