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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안 기름유출사고 지난 7일 신안 증도 기름유출현장에 다녀왔습니다. 많은 자원봉사자가 다녀갔지만 아직도 갯바위, 돌덩이 밑에는 기름 찌꺼기가 발견되고 있습니다.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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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버스들이 신안 지신계 선착장으로 속속 모여든다. 이윽고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서 내려온다. 모두가 등산복차림 같은 두툼한 옷을 입고 있다. 넓은 개펄이 펼쳐진 신안 앞바다에 유명한 산이라도 있나. 아침 8시 30분. 벌써부터 무더위는 기승을 부린다. 오늘은(7일) 가을의 문턱으로 들어서는 입추다. 바닷바람이 조금씩 불어주는데도 연일 꺾이지 않는 더위다.

 

차에서 내린 사람들은 타고 온 버스와 함께 철부도선에 승선하였다. 정기운항시간도 아닌데 철부도선은 수시로 운항을 한다. 모두가 아름다운 보물섬 ‘증도’로 가는 사람들이다. 매년 증도를 찾는 사람들은 20여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증도 가는 배를 한번 타려면 기다란 차량행렬에 한번쯤은 시달려 겨우 승선을 한다고 한다. 그러나 증도 가는 뱃길에는 가벼운 옷차림의 관광을 하려가는 사람들은 눈에 띄지 않는다.

 

증도에 무슨 일이 있었는가

 

10여분을 배를 타고 증도 선착장에 도착하자 "아름다운 보물섬 증도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란 커다란 입체 사각갑판이 쓸쓸하게 보인다. 증도가 기다렸던 관광객의 발길은 뚝 끊기고 자원봉사자들만이 이 섬으로 들어오고 있다.

 

1일부터 시작되는 갯벌축제는 제대로 시작도 하지 못하고 중단이 되었다고 한다. 신안군 주관으로 매년 성황리에 진행되었던 갯벌축제 준비를 위하여 직원들은 며칠 동안 밤낮을 설쳐가며 준비한 행사였다고 한다. 그런데 기름유출 사고로 인해 실망과 피로만 쌓여있다고 한다.

 

76년 한 어부의 그물에서 우연히 걸려 올라온 청자를 시작으로 신안해저유물 발굴은 세상 사람들의 시선을 이곳으로 집중시키게 했던 곳이다. 바로 이곳이 송·원대 해저유물이 발견된 보물섬으로 더 유명한 곳이다. 청정갯벌과 함께 140여만 평의 국내 최대 소금 생산지인 태평염전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또한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슬로시티(Citta Slow)로 지정된 곳이다.

 

지난 2일 증도에서 4.5킬로미터 떨어진 해상에서 유조선과 모래 화물선이 충돌하는 사고가 있었다. 보도된 자료에 따르면 유조선에 실린 벙커C유 2㎘가 바다로 유출되어 신안 앞바다 인근 섬으로 확산되어 증도와 자은면 등 인근 4개읍 8개 섬으로 확산되었다고 한다. 태안기름유출사고의 악몽이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사고라 충격적이다.

 

백정길 증도면사무소 부면장은 갯벌축제는 일시 중단되었고 해수욕장도 폐장을 하였다고 한다. 이로 인해 숙박업소 및 요식업소 등을 운영하는 주민들의 피해가 크다고 한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어민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한다.

 

폭염 날씨지만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여수소방서와 의용소방대원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은 임시 방재본부에 들어 기름을 제거할 물품을 지급받았다. 썰물과 밀물의 물때를 맞추기 위해 여수에서 아침 일찍 서둘렀다. 새벽 5시에 소방서를 출발하여 3시간여 만에 선착장에 도착하였다. 섬의 서쪽. 낙조가 아름다운 곳, 전망대가 위치한 해안가로 작업장소를 배정받았다.

 

기암절벽과 푸른 바다 수평선이 눈에 들어온다. 짭짤한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아름답다. 피서지로 꼭 한번 오고 싶은 곳이다. 아침밥은 차안에서 김밥으로 해결하고 아침 일찍 서두른 탓에 잠도 부족할 터인데 봉사자들의 손길은 벌써 분주하다.

 

많은 봉사자들의 손길이 지나간 곳인지 해안가가 깨끗하게 보인다. 자갈과 돌덩이를 파헤쳐보자 검은 기름덩어리가 발견된다. 갯바위 틈 사이에도 기름덩어리가 발견된다. 일부 갯바위 틈에는 누군가 드럼통으로 부어놓기라도 한듯 검은 기름이 덕지덕지 달라붙어 있다. 

 

기름이 붙어 있는 돌덩이를 헌옷으로 닦아보지만 쉽게 닦이지는 않는다. 일부는 천 조각에 묻어 나오지만 일부는 바위에 그대로 달라붙어 있다. 사람들의 부주의로 엎질러 놓은 환경재앙이다. 구슬을 하나하나 꿰어가듯 돌덩이 하나하나를 뒤집어 작은 기름 덩어리까지 닦을 수밖에 없다.

 

원상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겠지만 눈에 보이는 기름덩어리를 천으로 닦아냈다. 사람이 저질로 놓은 일이라 사람이 해결해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서서히 해안이 회복되어 치유되기를 기대할 수밖에는 없을 것 같다.

 

"(아침 일찍) 차타고 온 만큼 봉사 많이 하고 가고 싶은데 물때가 있으니까 못하고 멀리서 와가지고 시간이 너무 아깝고 아쉬움이 남는다니까요."

 

작년 태안 기름유출사고 때에도 자원봉사를 하였던 김수순 여수시 여성의용소방대 부대장은 기름이 묻은 돌덩이를 잡고 안방을 닦듯이 싹싹 밀면서 봉사 시간이 부족함을 아쉬워한다. 찜통더위 덕분에 돌덩이에 달라붙은 기름덩어리가 녹아 천 조각에 잘 묻어 나온다.

 

"살아 숨 쉬는 바다를 뜻하지 않게 기름누출로 인해서 피해를 입은 어민께 저희들이 이렇게 폭염의 날씨지만은 마다하지 않고 달려왔습니다. 오늘 열심히 봉사활동해서 이곳의 주민들이 희망을 얻고 큰 힘을 얻어서 다시 정상적인 생활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기름유출로 실의에 빠진 지역민들에게 김종태 여수소방서 연등119안전센터장은 작은 봉사활동으로 주민들이 재기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많은 온실가스배출은 지구를 온난화 시켜 지구 곳곳에서는 이상기후 현상으로 인명과 재산을 앗아가는 재난이 발생하고 있다. 이제는 사람들의 부주의로 인한 환경피해는 막아야 한다.   

 

덧붙이는 글 | u포터에도 송고했습니다.

조도춘 기자는 여수소방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태그:#기름유출, #신안군, #증도, #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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