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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에 걸린 알림 종이. 짧은 두 문장에 불과하지만, '한글맞춤법'에 틀린 문장이 많이 학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게시글 아래에는 '제1캠퍼스 총무팀'이라고 적혀 있다.
▲ 담배꽁초는 재 '털이'에 서울의 한 대학에 걸린 알림 종이. 짧은 두 문장에 불과하지만, '한글맞춤법'에 틀린 문장이 많이 학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게시글 아래에는 '제1캠퍼스 총무팀'이라고 적혀 있다.
ⓒ 이승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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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학교가 캠퍼스 안에 '한글 맞춤법'에 어긋난 게시물을 내걸어 학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23일 서울 C대학교 자유게시판 등에 따르면, 최근 이 학교 중앙도서관 옆 공터에 A3크기의 종이 한 장(사진)이 내걸렸다.

이 종이는 B4 크기 정도로 겉면은 비닐 코팅이 돼 있으며, 학생들에게 "담배꽁초 등을 아무렇게나 버리지 말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이 아래에 '제1캠퍼스 총무팀'이라고 적혀 있다.

문제가 된 것은 종이에 적힌 말 때문. 종이에는 "침<가래>는 밷지 마시오. 담배꽁초는 재 털이에 버리세요"라고 적혀 있다. 비록 짧은 두 문장이지만, '한글 맞춤법'이 무려 4곳이나 틀렸다.

'한글 맞춤법'에 따르면, 입 속에 있는 것을 입 밖으로 내 보내다는 말은 '밷다'가 아닌 '뱉다'이다. 또, 담뱃재를 떨어 놓는 그릇을 뜻하는 말은 '재떨이'가 맞다. '재' 다음에 한 칸 띄어 쓴 것도 잘못이다.

마지막으로 이른바 '꺾쇠표'라고 부르는 '<>'. '한글 맞춤법' 규정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작은따옴표를 대신해 쓰이곤 한다. 주로 책이나 영화 제목 등을 적을 때 사용한다. 이 때문에 '침<가래>'는 틀린 표현이다. 이를테면, '침(또는 가래)' 정도로 바꿔 쓰는 게 좋다.

이에 대해 학생 이모(여·24·3학년)씨는 "사실 처음에 (이 종이를) 봤을 때 그럴 수도 있지 하며 웃어 넘겼다"면서도 "다른 학교 친구가 놀러와 이 종이를 보고 '이거 뭐야, 다 틀렸는데'라고 했을 때는 부끄러워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고 했다.

정모(30)씨는 "결국 일을 지시한 사람, 타이핑 한 사람, 코팅한 사람, 갖다 붙인 사람 모두 아무도 신경을 안 쓴 것"이라며 "이는 교직원들의 안일한 근무 태도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라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이기자네 이야기](goster.egloos.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글맞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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