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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백꽃 동백꽃의 마력에 흠뻑 빠진 꿀벌 구경하세요
ⓒ 조도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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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방창 꽃이 핀다. 춘정을 이기지 못한 꽃봉오리들이 날이 다르게 화사한 꽃잎을 연달아 피어낸다. 어찌 꽃을 보고 그냥 지나치는 것들이 있으리오. 15일은 혹시 개나리꽃이 피어났나 보고 싶어 금호동 백운그랜드 산책길을 찾았다.

 

매년 벚꽃이 피어날 때쯤이면 산책길 따라 피어나는 벚꽃과 함께 노란개나리꽃도 피어나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최고 인기였다. 매화 동백꽃이 핀 지가 한참 지났는데 개나리꽃은 아직도 동잠에 빠졌나, 꽃을 피우려고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다.


가지 사이를 헤치고 자세히 살펴보았다. 개나리 몇 송이는 노란 꽃봉오리를 내리는 중이었다. 봄의 기운을 받고 있었다. 노란 세상을 연출할 때를 더 기다리고 있는 모양이다. 노란 개나리꽃을 찾는 내 마음이 너무 성급했던 모양이다.

 

아직 개화하지 않은 개나리 산책길을 따라 조금 가자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는 조형물 근처에서 만발한 동백꽃을 만났다. 매화 더불어 가장 먼저 일찍 봄을 알리는 동백 꽃송이에서는 원숙한 맛이 느껴진다.


카메라에 담을 예쁜 꽃을 찾아 가지 사이를 기웃거렸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예쁜 자태로 피어난 동백꽃송이들을 기웃거리며 비교한다는 것은 꽃에 대한 예의가 아닌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비교하는 습성은 사람의 원초적인 본능인 듯싶다. 


한참이나 예쁜 꽃송이를 찾아 카메라에 담고 있는데 나보다 더 바쁘게 꽃송이를 탐닉하는 녀석이 있었다. 꿀벌이다. 녀석은 나보다 더 야멸치게 꽃송이를 비교하는 듯 이 송이 저 송이 찾아다니는 듯 보인다.

 

 

노란 꽃가루가 가득 달려 있는 수술과 암술을 감싸고 있는 붉은 꽃잎은 누구를 기다리나 저토록 곱은 빛깔을 하고 있는지? 꿀벌은 많은 꽃송이 중 유난히 한 꽃송이에서 떠날 줄을 모른다.

 

꿀벌이 쉽게 떠나지 않은 꽃송이는 동백 잎 사이에 가려 활짝 피지도 않았다. 꽃잎을 활짝 드러내 예쁜 자태가 나지 않은 뭉툭한 꽃송이다. 내가 찾던 예쁜 동백 꽃송이는 아니었다.

 

꿀벌 녀석이 찾던 꽃송이었던 모양이다. 뒷다리에는 노란 꽃가루가 가득 뭉쳐 달려 있다. 이제는 욕심을 접고 집으로 돌아갈 만도 한데 여전히 녀석은 떠날 듯 떠날 듯 몇 번을 비상 착륙을 하더니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는 듯 보였다.


자리가 비좁아서 그런지 바람에 하늘거리는 꽃잎은 피어내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독차지하는 동백꽃의 자태는 아니지만 다른 꽃송이보다 더 노랗고 진한 향기로 꿀벌의 발목을 잡고 이들의 사랑은 나의 시선을 잡는다.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태그:#동백, #꿀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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