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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공천심사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당의 높은 지지율 덕에 '공천이 곧 당선'으로 통할 정도로 경쟁이 심한 탓이다.

 

특히 '친박근혜' 성향 탈락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순차 발표에서 탈락이 결정된 것으로 알려진 신청자들은 이명박 대통령 핵심측근 의원의 집앞이나 당 지도부 회의에 찾아가 항의 표시를 하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2배수'에 포함됐는데도 일부 공심위원들이 정보를 잘못 흘려 최종 탈락한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 비례대표 의원도 있었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자 강재섭 대표는 공천심사 위원들을 향해 '공개 경고장'을 날리기에 이르렀다.

 

'공천 탈락'으로 보도된 의원들, 지도부 회의 방문·항의 기자회견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 회의장 한 켠에 운동모자를 꾹 눌러쓴 이가 눈에 띄었다. 배일도 의원이었다.

 

비례대표에서 지역구(남양주 갑)로 돌려 공천신청을 한 배 의원은 2배수로 후보를 압축하는 과정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일 MBC는 배일도·송영선(안양 동안갑)·문희(서울 금천) 등 친박 의원들이 공천심사에서 탈락됐다고 보도했다.

 

묵묵히 회의를 지켜보다 회의장을 빠져나온 배 의원은 "(탈락됐다는) 언론보도를 보고 왔다"며 "최고위회의는 당의 최고 의결기구이자 공천심사와 관련해 문제가 있다면 보완해나가야 하는 회의이니 어떻게 얘기가 되는지 당원으로서 알아보러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관련 보도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배 의원은 "아직 (탈락됐다는) 통보를 받은 바 없다"며 "구체적인 내용이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상태이니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 의원은 공천 기준과 관련해, "우리가 국민에게 약속한 사항이 있으니 그런 사항들이 잘 지켜져야 하고 또 지켜지리라 기대하고 있다"며 우회적으로 공천심사의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송영선 의원은 여의도 당사로 찾아가 격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송 의원은 MBC에 탈락된 것으로 보도됐으나 당 공심위는 그를 2배수 후보로 올린 뒤 야당 후보와의 가상 대결을 거쳐 공천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송 의원은 특정 공심위원의 이름을 거론하며 "무슨 근거와 의도로 탈락을 시사하는 내용을 기자에게 흘렸는지 그 배경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격한 목소리를 냈다.

 

송 의원은 "(공천 최종 확정을 위한) 추가 여론조사를 앞둔 시점에 1위를 달리고 있는 후보의 등에 비수를 꽂아 다른 후보를 이롭게 하는 것은 해당행위이자 범죄행위"라며 "이는 공정한 선거를 바라는 국민의 열망에 테러를 가한 사건"이라고 반발했다.

 

송 의원은 MBC의 관련 보도를 놓고도 오보라고 주장하면서 "정정보도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실세 의원 집앞도 항의시위 '시끌'

 

전날(2일) 저녁 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이재오 의원 집 앞도 시끄러웠다.

 

서울 중랑을 한나라당 당원 50여명은 은평구 구산동 이 의원 자택 앞으로 찾아가 경선 때 "이명박 캠프에서 활동했던 진성호 후보의 공천이 사전에 이미 확정됐다"고 주장하면서 공천 반대 시위를 벌였다.

 

<조선일보> 기자 출신인 진 후보는 공천심사 면접에서 '왜 중랑을에 공천 신청을 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모 최고위원이 이 지역으로 가라고 해 신청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공천심사 잡음이 계속되자 당 지도부도 공심위 입단속에 나섰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일부 공심위원들이 (후보 압축과정을) 외부에 발설해 갈등을 불러일으켜선 안 된다"며 "업무상 비밀을 유지해야할 공심위원들이 확정되지도 않은 사실을 함부로 (외부에) 얘기하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대표는 또 "일부 공심위원 중에는 지나치게 계파적 시각에서 공천심사에 임한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공심위원도 최고위 의결을 통해 (중간에) 교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태그:#18대 총선, #공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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