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매화 꽃 섬진강 550리 끝 자락 광양 다압에는 매화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 조도춘

관련영상보기

 
곤줄박이의 청아하고 활기 넘치는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곤줄박이는 논 가 나뭇가지 사이를 오가며 호시탐탐 갈아엎어진 논을 주시하고 있다. 갈아엎은 흙 속에는 겨울잠을 자고 있던 작은 벌레를 잡으려는 모양이다.

 

이마와 뺨은 흰색, 머리꼭대기에서 뒷목까지는 검은색의 띠, 아래 등은 푸르스름한 회색 가슴과 배의 중앙은 노란색 띠, 양옆은 붉은색을 가지고 녀석은 ‘고운 줄과 고운 무늬가 박혀 있는 새’라고 하여 ‘곤줄박이’라고 불린단다.

 

찬바람이 부는 들녘. 농부는 부지런하게도 일찍 논을 갈아 놓았다. 반듯하게 이랑을 만들어 놓은 두둑에서 흙냄새가 아지랑이 피어오르듯 난다. 풋풋하고 상큼한 봄의 냄새다. 경운기가 파헤쳐 놓은 두둑 사이 작은 돌을 하나하나 골라 다랑이에 닮아 논 가로 가져간다. 농작물 씨앗이 들어갈 두둑을 농부는 열심히 고르고 있다. 새 생명이 씨앗이 한 해를 보낼 보금자리다.

 

 

지난주만 하여도 작은 점만한 매화 꽃봉오리였는데 오늘 다시 찾는 섬진강 따라 형성된 마을 곳곳에서는 매화꽃봉오리가 드디어 봄의 기운에 취해 꽃송이를 활짝 터뜨렸다. 아직도 몇 차례 더 꽃샘 추위의 시련이 남았는데 이내 활짝 피었다. 활짝 핀 꽃송이에서는 향긋한 냄새가 너무 좋다.

 

이제는 어디를 가나 여기저기에서 봄의 냄새, 소리, 색깔을 볼 수가 있다. 봄은 사람만이 기다리는 계절은 아닌 모양이다. 풀과 나무, 그리고 새도 봄을 내심 많이 기다렸던 모양이다. 푸른 잎이 돋아나기도 전에 벌써 매화는 화사한 꽃망울을 터트려 봄을 제일 먼저 알린다.

 

그래서 봄을 찾는 사람들은 매화를 서둘러 찾아 나서는 모양이다. 매년 섬진강줄기 따라 피어나는 매화꽃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매화꽃송이만큼 몰려들었다. 봄의 전령 매화를 보기 위해 각지에서 벌써부터 몰려들기 시작한다.

 

 

아직 많은 매화나무가 만개가 되지 않아서 봄을 목매 기다렸던 이른 상춘객들은 먼 걸음을 아쉬워하지만 산자락 이곳 저곳, 그리고 도롯가를 따라 심어진 한두 그루 매화나무에서는 활짝 핀 매화를 보고 “헛걸음이 아니었구나” 하고 마음을 달래고 돌아간다.

 

화사한 수백만 매화 꽃봉오리가 일제히 활짝 꽃봉우리를 터트려 봄의 환희를 합창하는 그 모습에서 느껴지는 가슴 뭉클 감동은 아니지만 찬 바람을 맞으며 한두 그루에서 피어난 매화꽃에서 수줍고 애잔한 기쁨이 느껴진다.

 

“여기다가 콩, 팥, 들개, 고추……. 심어야지.”

 

섬진강가로 난 도로를 따라 위쪽으로 가자 밭에 봄 씨앗을 심을 두둑을 만드는  ‘관리기’ 소리가 요란하다. 가을 수확기에는 일손이 부족하여 참깨 머리 부분만 대충대충 잘라 수확을 마쳤다고 한다. 바짝 마른 들깨 대를 봄이 되어서야 봄맞이 농사일로 나머지 부분을 뿌리째 뽑아 어린 감나무 밑에 거름이 되게 놓아둔다.

 

푸른 섬진강에서 겨울을 지냈던 오리들의 마지막 자맥질에 활기기 넘친다.

 

오는 3월 8일부터 16일까지 광양시 다압면 매화마을에서 “그윽한 매화향기, 섬진강에 사랑 싣고…”라는 주제로 광양매화문화축제가 개최된다고 한다.

 

테마별 매화산책로 곳곳에 매화를 소재로 한 옛 성현들의 시(詩)를 전시하는 야외시화전을 열어 탐매의 기쁨을 두 배로 키워주기로 했으며, 매화음식경연대회, 매화백일장, 매화사생대회, 선비들이 즐겼던 풍습인 구구소한도(九九消寒圖)그리기 등 매화와 관련한 문화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한다.

덧붙이는 글 | u포터에 송고했습니다.


태그:#매화, #섬진강, #다압, #매화마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