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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보았다. 이미 그 곳엔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오고 있었다.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에 위치한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해 보았다. 이미 그 곳엔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아 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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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가 끝난 9일, 토요일. 김해시 진영읍에 위치한 ‘봉하마을’은 노무현 대통령 생가를 찾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설 연휴는 끝났지만 아직 한복을 입은 아이들도 간혹 눈에 띄었다. 설 당일을 포함해 연휴 기간 동안 ‘봉하마을’을 방문한 총 관광객 수는 어림잡아 4천명은 족히 된다는 것이 이 곳 주민들의 설명이다.  

연일 평균 300명 봉하마을 찾아

▲ 봉하마을 동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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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청에서 파견되어 현지에서 문화관광해설사로 근무 중인 김민정(38세)씨는 “평일에는 평균 200명에서 300명, 주말에는 500명에서 최대 2000명까지 온다. 노 대통령의 퇴임이 임박해 오면서 관광객 수는 나날이 늘고 있다. (노대통령)사저가 완공되면 그 수는 더욱 증가 할 것” 이라며 놀라움을 나타냈다.

현지 관광객들 중에는 특히 가족단위로 이곳을 찾은 경우가 많았다. 설 연휴가 끝난 바로 다음날이기 때문에 일부는 귀경길 중간에 잠시 들른 것으로 보였다. 부산에서 왔다는 정인오(66세)씨는 “노 대통령 생가가 주위 경관도 아름답고, 참으로 좋아 보인다. 설날 연휴가 끝나고 시간이 남아서 가족들과 함께 들렀는데 잘 온 것 같다”며 온 소감을 밝혔다.

마산에서 왔다는 50대 여성은 “(진영읍)이 곳을 지나치는 중이었는데,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궁금해서 들렀다. 무엇보다 이 곳이 산도 좋고 공기도 좋아 대통령이 나올 만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다. 자식들에게 역사공부를 시켜주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며 기뻐했다.

봉하마을 유일한 분식점 '쉼터'. 관광객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이 곳 역시 손님이 많아졌다.
 봉하마을 유일한 분식점 '쉼터'. 관광객들의 수가 많아지면서 이 곳 역시 손님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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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뿐인 분식점 '쉼터', "노 대통령 때문에 장사 잘돼"

봉하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수는 많지만, 주위 편의 시설은 다소 부족해 보였다. 고작해야 ‘봉하마을’ 회관 주차장에 위치한 ‘쉼터’라는 슈퍼 겸 분식집이 전부였다. 사정이 그렇다 보니 ‘쉼터’에는 추위를 피해 따뜻한 라면국물이나 어묵을 찾는 손님들로 계속해서 붐볐다.

4년 전부터 이 곳 ‘쉼터’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가게 주인 양태숙(48세)씨는 “장사를 처음 할 당시인 2004년에는 관광객들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이 자리에 가게를 차리겠다고 나타난 사람도 없었다. 농사를 그만두고 놀면 뭐하냐는 생각에 장사를 시작했는데 운좋게 잘된 것 같다” 고 말했다.

생가 입구다. 많은 사람들이 노 대통령이 태어난 이 곳을 찾고 있다.
 생가 입구다. 많은 사람들이 노 대통령이 태어난 이 곳을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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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생가. 노 대통령이 살 당시에는 초가집이었는데 개조되었다고 한다.
 노 대통령 생가. 노 대통령이 살 당시에는 초가집이었는데 개조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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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사저, 생각보다 호화스러워 보이지는 않아"

현재, 노무현 대통령의 생가는 관광객들을 위해 안방을 제외하고는 완전 개방돼 있는 상태다. 노 대통령의 생가에는 김영자(65세)씨 부부가 거주하고 있다. 40년 전부터 이곳에서 살았다는 김영자씨는 “노 대통령과는 40년 전부터 동네에서 같이 살았다. 노 대통령이 결혼하기 전 지금의 아내인 영부인 권양숙 여사와 연애 하는 것도 직접 봤다”며, 그 시절을 추억했다.

생가 주인 김영자씨. 40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의 집으로 이사왔다고 한다.
 생가 주인 김영자씨. 40년 전에 노무현 대통령의 집으로 이사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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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가 입구에는 관광객들을 위한 방명록이 탁자 위에 올려져있고, 그 옆에는 생가 사진이 박힌 수건과 열쇠고리를 기념으로 팔고 있었다. 기념품의 수익은 현재 집주인인 김영자씨가 가진다.

김씨는 “기념품 수익은 날마다 다르다. 관광객들이 많을 때는 십 만원도 넘게 팔릴 때가 있다”며 “돈 벌려고 하는 일은 아니지만, 수익은 요새 짭짤한 편”이라며 자신의 집을 찾은 사람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입구에 들어서면 5평가량의 마당이 있는데, 그 안쪽에는 관광객들이 노 대통령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매직으로 적을 수 있도록 만든 '흰색 나무판'이 설치돼 있다.

나무판에는 관광객들이 남긴 글들이 적혀져 있었는데 그 중에 “국민들은 힘든데 왜 이런 궁전을 지으십니까? 너무하십니다”라는 글귀도 보였다. 생가 뒤쪽에 짓고 있는 노 대통령 사저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들은 노 대통령의 업적을 높히 평가하는 내용들 이었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생가를 방문해 노 대통령에게 짧은 글을 남겼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생가를 방문해 노 대통령에게 짧은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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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의 사저에 투입된 예산에 관해서 요즘 정치권에서 말들이 많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특별감사'를 추진할 지도 모른다는 말도 나오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하지만 봉하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이나 주민들은 그 문제에 대해 별 관심이 없어 보였다.

30년째 봉하마을에서 살고 있다는 60대 이씨는 "언론과 정치권에서는 마치 지역 예산을 노대통령 사저에만 쏟아붓고 있는 양 몰고 있다. 사저는 노 대통령 개인의 것이고, 나머지 시설물(경호동, 3층짜리 빌라)에 골고루 예산이 투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생가에서 바라본 사저의 풍경이다. 노 대통령 사저는 현재 건설중이다.
 생가에서 바라본 사저의 풍경이다. 노 대통령 사저는 현재 건설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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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 생가 뒤쪽에는 좁다란 대나무 숲이 있고, 대나무 잎사귀 사이로는 현재 건설 중인 사저의 모습이 보인다. 건설 중인 사저는 출입을 통제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아쉬워 했다.

창원에서 부모님을 따라 왔다는 15세 중학생 정가연씨는 “노무현 대통령이 태어난 곳이라고 해서 부모님을 따라 와봤는데, 생가는 생각했던 것 보다 별로다. 하지만 뒤쪽에 새로 짓는 사저는 보기에 괜찮고 근사해 보였다"며, "출입을 막고 있어 둘러보지는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60대 김모씨는 “노 대통령의 사저를 짓는 모습을 보니 잘해 놓은 것 같다. 출입을 막고 있어 조금 밖에 보지는 못했지만, 생각보다 호화스럽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창원 노사모> 현수막이 새로 걸리고 있다.
 <창원 노사모> 현수막이 새로 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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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모 회원, "귀향하시는 노 대통령을 환영합니다"

휴일인데도 불구, 노사모 회원들의 노란풍선불기 운동은 연일 계속 되는 듯 했다. 때마침 창원 노사모 회원들이 나와 설 연휴 기간 동안 날아가거나 찢겨진 풍선들을 새로 불어 달고, 쓰러진 현수막들도 다시 세우고 있었다.

ID '노들강산'으로 통한다는 정인하 <창원 노사모>대표는 “(노사모)회원들이 노란풍선을 일인당 100개씩 릴레이 형식으로 달고 있다. 설 연휴기간동안 바람이 많이 불어서 날아가 버린 게 많아 안타깝다”며 “시간 날 때마다 이곳을 찾고 있다. 오늘도 고향을 다녀오자마자 달려왔다”며 풍선을 다시 들었다.

정씨에 따르면 노사모 회원들은 오는 25일 노무현 대통령이 퇴임 후 생가를 방문하는 일정에 맞춰 특별한 행사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24일에는 전국의 노사모 회원들이 모여 전야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곳 봉하마을의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행사는 중앙사무국에서 치러질지도 모르겠다” 며 “전야제를 치른 후 25일에는 봉하마을에서 노 대통령 환영행사를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김해 노사모> 회원들이다. 왼쪽에는 대표 '대한다솔'씨.
 <김해 노사모> 회원들이다. 왼쪽에는 대표 '대한다솔'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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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풍선불기’ 운동을 처음 제안했다는 <김해 노사모> 회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김해노사모> 대표 ID ‘대한다솔‘ 씨는 “귀향하시는 대통령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늘도 이곳을 찾았다. 회원들이 노 대통령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모를 것이다” 며 기분 좋게 웃었다. 그는 이어 “풍선을 준비하고자 했던 것은 단지, 우리의 마음을 보여주고자 한 것”이라며 '노란풍선불기' 운동을 제안했던 이유에 대해 밝혔다.

플래카드와 풍선,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보내준 환영의 선물이다.
 플래카드와 풍선, 노 대통령을 지지했던 국민들이 보내준 환영의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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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 봉하마을에 위치한 생가를 찾은 방문객들 중에는 풍수지리전문가들이 유독 많았다고 한다. 풍수지리설에 따르면 마을을 지키고 있는 ‘봉화산’과 ‘사자바위’의 정기가 노 대통령에게 기를 불어 넣어 준다고 한다. 노무현 대통령은 유독 위기가 많았던 대통령으로 기록 될 것 같다. 그런 그에게 기를 불어 넣어 준 것은 오히려, 자연의 정기가 아닌, 이 곳 주민들과 <노사모> 그리고 노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들의 마음이었던 것 같다.

덧붙이는 글 | 구자민 기자는 <오마이 뉴스> 7기 인턴기자입니다.



태그:#봉하마을, #노무현 , #대통령 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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