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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방영된 <이산>(연출 이병훈 김근홍, 극본 김이영)은 엄청난 반전으로 인해 극적 재미를 한층 배가시켰다. 이 덕분인지 시청률 면에서도 AGB닐슨 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 자체 최고 시청률인 34.1%(TNS 미디어 코리아는 33.6%)를 기록하며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사실 따지고 보면 이날 <이산>의 내용은 전쟁 발발 직전의 분위기였다. 세손이 익위사 관원들과 금군들을 모아 놓고 연설을 할 때까지만 해도 최소 전쟁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볼만한 전투신이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이것을 기대한 시청자들도 많았을 것이지만 제작진은 전쟁 대신 병상에 누워있던 영조의 등장이라는 깜짝 카드를 꺼내들었고 결과적으로 이는 대성공이었다.

 

그러나 만약 제작진이 전쟁을 선택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세손 이산을 필두로 한 익위사 70명과 금군 300여명의 연합군이 정순왕후와 노론의 편에 선 훈련도감, 어영청, 총융청, 금위영, 수어청의 5군영과 배반한 금군까지 합세한 2만 대군에 맞서는 광경이 그것이다.

 

400여 명의 소규모 군대는 2만 대군을 맞아 일당백의 전투력을 선보여야 했을 것이다. 비록 성을 끼고 있는 입장이긴 하나 워낙에 소수의 병력이었기 때문에 죽기를 각오하고 싸워야 했을 것이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승산은 거의 없는 싸움이 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세손의 군대가 가질 수 있는 희망은 평안도의 병마절도사 이상필이 몰고 올 3만의 군사뿐이었을 것이다. 그 때까지 어떻게든 견뎌낸다면 전쟁의 판세를 역전시킬 수 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모두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인 것이다.

 

물론 심리전을 이용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는 <태왕사신기>(연출 김종학 윤상호, 극본 송지나 박경수)에서 등장했던 전략인데 세손이 정순왕후 편에 있는 병사들을 역모의 무리로 규정하여 병사들의 심리를 선동하는 것이다.

 

<태왕사신기>의 담덕(배용준 분)은 이 방법을 써서 연호개(윤태영 분)의 군사들을 항복하게 하였고 결국은 연호개와의 싸움에서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이산>의 세손 역시 이런 병법을 써서 병력의 열세를 만회하는 것도 충분히 고려해 볼 만한 전략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만약 역사적으로도 이렇게 무력을 통해 정순왕후와 노론을 제압했다면 정조는 좀 더 강력한 왕권을 행사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전쟁까지 벌였다면 반대파를 제거하기가 훨씬 수월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조가 끝내 꿈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 일도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 역사 속에서 세손과 정순왕후의 양 진영 간에 전쟁은 없었다. 그래서 드라마 <이산>에서도 전쟁이나 소규모 전투 대신 병상에 누워있던 영조가 깜짝 등장하는 반전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어찌되었든 현명한 선택을 한 <이산>이 앞으로 또 어떤 반전과 극적 재미를 안겨줄지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봄직하다.

덧붙이는 글 | 티뷰 기자단 기사


태그:#이산, #반전, #영조, #전쟁, #정순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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