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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도림동 홈에버 개장 

 

 월드컵점 홈에버 비정규직 시위대가 강제 해산되고, 몇 달 동안 홈에버의 비정규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채로 표류했다. 그런 가운데 12월 5일 구로구 신도림동에 홈에버가 개장을 했다. 시위대가 강제 해산 된 후 산별 시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는 있었지만, 집 앞에 개장된 홈에버에 시위대가 진입할 줄은 몰랐다.

 

 개장 날부터 아파트 단지 안에 전경들이 포진하였다. 이 지역 시민들은 불편한 출근과 퇴근을 해야 했다. 12월 5일부터 현재까지 3일 동안 시위대가 신도림동 홈에버 앞에서 집회를 했고 이에 경찰은 그때마다 시위대를 포위했다.

 

처음 이틀은 길을 지나는 시민들이 그럭저럭 이해하려고 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7일인 3일째가 되자 곳곳에서 시민들이 경찰을 향해서 불만을 토해내기 시작했고, 동시에 시위대에게도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거리 곳곳은 통행 불능 상태
 
7일 오전 여전히 시위대와 경찰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홈에버는 개장을 기념해 각종 기념품 행사를 하고 있었다.
 
진압차량과 진압대 그리고 시위대로 혼잡한 홈에버 입구는 그렇지 않아도 유동인구가 많은 횡단 보도 부근이다. 출근 시간과 퇴근시간이 되면,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횡단하는 곳이다.
 
그런데 이곳에 진압차량이 건널목의 3분의 2를 막고 인도에서 도로로 통하는 모든 도로를 통제하고 있다.
 
홈에버 안전요원인 듯한 사람은 경찰과 시민과의 충돌을 중재하기도 하고,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시위대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동선을 인도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국 시민들의 불만은 터지기 시작했다.
 
 시민의 이동권과 횡단 안전에는 무관심한 진압대
 
 나름대로 이유는 있겠지만 시민들의 통행로였던 길을 통제해 버리고, 횡단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횡단보도마저 점거해 버린 진압대의 업무집행은 어딘가 문제가 있어보였다.
 
 신호를 기다리기 위해 서있으면 신호가 바뀌는지 알 수 없으며,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은 빨간불로 신호가 변경되는지 확인하지 못하고 감각만으로 횡단을 해야하는 상황이 계속됐다. 아슬아슬하게 진압대 차량 틈을 지나 도로까지 한참을 나가 신호를 확인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불안하게만 보였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는 시민에게 물었다.
 
"솔직히, 저는 홈에버측이나 전경측이나 상관없어서 아무 생각이 없었는데 경찰측에서 횡단보도를 점거해버리고 나니 신호등도 안 보이고, 좁은 길로 여러사람이 가려고 하니깐 많이 불편하네요. 바빠 죽겠는데..."
 
 또 다른 시민은 이렇게 말한다.
 
"아 참! 아까 전에 건너려고 하는데 하마터면 나 죽을뻔 했어. 파란불마저 어렵게 확인하고 건너려고 하는데 차가 그냥 확 지나가잖아. 아니 보통 횡단보도 건너기 전에 주위를 살피고 건너는데 이건 뭐 전경차들이 막아버렸으니 알 수가 있어야지 나같은 사람 한 둘이 아닐 것 같은데, 이러다 누군가 사고 날 것같아."
 
시위를 하는 쪽과 시위를 진압해야 하는 쪽, 양쪽 모두 나름대로의 의미는 있을지 모른다. 누구의 탓이든 간에 권리와 의무의 충돌이 일어난 것이고, 성숙한 시민의 모습을 생각해 보았을 때, 적절한 불편함에 대해서는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생명의 위험까지 담보하면서 성숙한 시민으로 이해하라 하기는 좀 과도해 보인다.

태그:#홈에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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