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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커지고, 더 많아지고, 더 화려해지는 간판의 홍수 속에서 정갈하고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주변경관 친화적인 간판을 만났다. 어떻게 할 것인가? ① 간판사진을 찍는다. ②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사이트에 올린다. ③ 내가 추천한 간판이 ‘이달의 좋은간판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한다. 흐뭇해진다.

희망제작소 부설 간판문화연구소와 행정자치부는 시민이 직접 참여하여 좋은 간판 사진을 올리면, 추천 및 심사를 통해 좋은 간판에 상을 주는 <대한민국 좋은간판상 www.ganpansang.org>(이하 <좋은간판상>)을 제정, 운영하고 있다. 10월 27일에는 9월 말 이전에 사이트에 올라온 44점을 대상으로 ‘9월의 간판’을 선정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주 토요일인 11월 17일에는 10월에 추천받은 51점의 간판 중 다수 추천작 13개를 대상으로 ‘10월의 간판’ 심사회의를 진행했다. 그 중 7점이 ‘10월의 간판’으로 뽑혔다.

 10월의 간판상 심사회의
 10월의 간판상 심사회의
ⓒ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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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판심사회의는 시민동아리이자 도시문화 개선을 이끄는 시민연구모임인 ‘간판별동대’가 담당한다. 후보자 등록 및 추천은 물론 심사하는 주체가 일반 시민이어서 ‘시민이 만들어가는 간판문화’ ‘시민참여 간판문화 프로젝트’라 할만하다.

간판별동대는 월별로 <좋은간판상> 사이트에 올라온 추천간판을 직접 찾아간다. 간판의 디자인, 주변과의 조화, 소재, 안전, 법과 행정적인 측면 등을 조사한 후 간판리포트를 작성한다. 작성한 리포트를 바탕으로 심사회의를 통해 ‘이달의 간판상’ 수상작을 직접 선정하게 되는 것이다. 말 그대로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시민의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10월의 간판’ 심사회의에서는 CI나 로고만을 간판으로 인정하고 심사할 것인지, 건물 벽면까지를 심사할 것인지를 화두로 간판의 범위에 대한 토론이 오갔다. 또한 민중미술의 특색을 띤 간판을 두고, 보존해야 하지만 바람직한 간판으로 상은 줄 수 없다는 입장과 미끈한 간판들 속에서 나름의 역사가 드러나기에 상을 줘야한다는 입장이 맞섰다. 결국 반대표가 한 표라도 있으면 탈락하게 되는 규칙에 따라 그 간판은 탈락했다. 하지만 좋은 간판의 범위에 대한 의미 있는 토론의 계기가 되었다.

‘이달의 간판’ 심사회의에는 좋은 간판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 다만 간판문화연구소 운영위원들의 강의와 현장학습으로 소양을 쌓은 간판별동대가 시민의 눈높이로 좋은 간판을 뽑게 된다. 시민모임인 간판별동대의 ‘이달의 간판’ 심사회의 그 자체가 ‘좋은 간판이 무엇인가’에 대한 합의를 만들어가는 풍부한 논의과정이 되는 것이다.

따라서 상 이름도 우수상, 장려상이 아닌, 각 간판의 장점을 살린 ‘낮은 목소리 간판’ ‘용기를 낸 간판’ 등으로 지어진다. 이번 심사회의는 최범 간판문화연구소 소장, 한재준 서울여대 디자인학부 교수, 최혜정 광고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참관했다.

한재준 서울여대 교수는 심사평에서 “모든 간판이 자기만의 테마와 콘셉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간판별동대가 리포팅을 할 때도 간판주의 의도, 디자이너의 콘셉트, 상가나 건물에 얽힌 이야기 등 살아있는 이야기 꺼리를 많이 찾아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간판의 디자인 못지않게 비용이나 소재의 친환경성 역시 중요한 심사요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덧붙였다.

최혜정 광고 디렉터는 상호 명을 지을 때 주인이 생각한 콘셉트가 중요하며, 그것이 간판의 디자인이나 소재에 잘 반영되었는지를 평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독특하고 예쁜 간판을 넘어 간판으로서의 자기 기능을 잘 하고 있는지를 눈여겨 봐달라고 부탁했다. 

‘11월의 간판’ 심사회의는 2007년 12월 초에 진행될 예정이며, 이렇게 모인 ‘이달의 간판’들은 전문가들이 뽑는 ‘올해의 간판’의 후보작이 된다. 희망제작소와 행정자치부는 12월 중 시상식을 열어 ‘올해의 간판’에 행정자치부 장관상 등을 수여할 예정이다. 

10월의 간판상 수상작 7점

① 봄날은 간다_낮은 목소리 간판

 인천 동구에 있는 bar...봄날은 간다
 인천 동구에 있는 bar...봄날은 간다
ⓒ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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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은하고 소박하여 튀지 않으면서도, 시선을 끌 수 있는 매력적인 간판이라는 평이다.

거리의 조화를 해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색깔을 표현하는 간판들이 우리 사회에 더욱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수상작으로 뽑혔다. 소수의견으로 ‘소근소근 간판’ ‘여윤을 주는 간판’ 등이 있었다.

② 빨강숲_색감 있고 정감있는 간판

 서울 삼청동에 있는 카페...빨강숲
 서울 삼청동에 있는 카페...빨강숲
ⓒ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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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 위한 간판색으로 많이 사용되는 빨간색을 쓰면서도 강렬하게 튀기보다 따뜻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잘 살린 간판이다. 낙관 작가의 작품을 이용한 상호명 전각으로 예술적인 느낌을 전달하려고 한 점이 좋았다는 평이 있었다.

③ 우리들의 눈_손으로 보는 간판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아틀리에...우리들의 눈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아틀리에...우리들의 눈
ⓒ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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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들의 예술 프로젝트 공간이라는 특수한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간판을 아래에 달고 구멍을 뚫어서 만든 간판이다. 상징적으로 소수자를 위한 배려가 느껴지지만, 이왕이면 점자를 넣어 기능성을 높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④ 심여화랑_참신한 소재 간판

 서울 삼청동 소재의 화랑...심여화랑
 서울 삼청동 소재의 화랑...심여화랑
ⓒ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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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탄 듯한 나무판에 흰색 나무를 박아 만든 세련되고 참신한 간판이다. 이웃해 있는 개량한옥, 좁은 골목 등 주위 환경이나 화랑의 이미지도 잘 어울린다는 평이다. 소수의견으로 ‘참신한 소재 간판’ ‘까맣게 탄 간판’ ‘마음을 태운 간판’ 등이 있었다.

⑤ 살롱드모드_딱 보면 아는 간판

 서울 삼청동의 실물간판...살롱 드 모드
 서울 삼청동의 실물간판...살롱 드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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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수제화 전문점과 갤러리를 표시하기 위해 우리나라에서는 드문 실물 간판을 사용하였다. 업종의 특성을 잘 전달하면서도 삼청동이라는 거리 이미지와 무난하게 어울리는 간판이다. 딱 보면 구둣가게인 줄 안다는 의미에서 상 이름을 정했다.

⑥ 티벳 박물관_티벳의 향기 간판

 이국적인 느낌의 박물관...티벳박물관
 이국적인 느낌의 박물관...티벳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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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벳 지역의 독특한 분위기를 잘 살린 간판이다. 문화적 정체성이나 지역성을 살리면서도 주위 경관과 어우러지는 간판이 늘어나야, 획일적이고 난잡한 간판문화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정되었다.

⑦ '달라샵'의 길있다 간판_귀여운 장난 간판

 '길있다'는 말로 유인하는 가로등 간판...달라숍
 '길있다'는 말로 유인하는 가로등 간판...달라숍
ⓒ 희망제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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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명과 다른 안내간판을 달아 다소 혼란을 줄 수 있지만, 가로등이라는 특이한 소재와 좁은 골목길을 나타내주는 ‘길있다’는 표현이 귀엽고 신선하다는 평이다. 실제로는 길이 아니라 막힌 골목이 있을 뿐이라는데, 주인의 깜찍한 장난기가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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