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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
ⓒ 연합뉴스 박창기
아프간 피랍사태와 관련해, 우리 정부가 탈레반 측과 직접 접촉을 해온 것이 확인됐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1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피랍문제를 풀기 위해 우리 정부도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으며, (탈레반 측과) 직·간접적인 접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다만 그 수준과 방법에 대해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천 대변인은 '탈레반이 협상시한으로 정한 오후 4시 반을 앞두고 있는데 어떻게 대비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접촉의 폭을 확대하고 있으며, 접촉을 통해 문제를 풀기 위한 시간을 벌고 있다"면서 '접촉 폭 확대'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는 우리 정부가 아프간 정부 등을 통한 간접교섭 방식 일변도에서 벗어났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 피랍사태가 장기화하고 인질 2명이 피살되면서 제기되고 있는 '정부는 뭐하고 있느냐'는 비판에 대한 대응으로도 보인다.

청와대는 사태발생 이후 어제(7월 31일)까지도 직접접촉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다양한 네크워크를 통해 협상하고 있으며, 탈레반과 직접협상을 할 계획은 없다'고 대답해왔다.

그러면서 천 대변인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아프간 정부의 입장이 가장 중요하다는 기본 대응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미국이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 그렇지 않다"

그러나 천 대변인은 강성주 아프간 대사와 탈레반 측의 전화통화에 대해서는, "아프간 대사관으로 납치 무장단체 관련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일방적으로 전화를 해와 자신의 입장을 전해왔기 때문에 그에 대해 우리의 입장을 밝혔다"면서 "이것은 직접접촉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외신 등을 통해 피랍자 구출을 위한 군사작전 실행 가능성이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서는 "21명이 남아있기 때문에 최대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면서 '군사작전 반대'라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어 "아프간군과, 국제치안유지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미군도 이를 잘 알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의 찬성 없이 군사행동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아프간군과 국제치안유지군 쪽에서 '무력진압 준비가 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는 것에 대해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라도 준비하고 있는 것이고, 그들로서는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미국책임론과 피랍자 가족들의 대사관 면담 등에 대한 정부 방침을 묻는 질문에 천 대변인은 "특별히 입장이 있는 건 아닌데, 피랍자 가족들로서는 그럴 수 있다"면서 "다만 미국이 사태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다는 시각은 사실과는 많이 다른 것이고, 이런 생각은 상황을 풀어가는 것을 더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 시작에 앞서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정부무능론에 대해 "비판이 있을 수 있고 귀를 기울이고 있다"면서 "다만 비상사태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밤늦게 퇴근했다 새벽에 출근한 것을 두고 '안이하다, 또 우리 정부가 갖고 있는 수단을 못 썼다'고 비판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각각의 행위자가 하고 있는 행위 하나하나가 당장은 어떨지 몰라도, 이 문제에 도움이 되느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길게 보고 호흡을 길게 해야 한다"면서 "고단한 상황을 다함께 이겨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천 대변인은 아프간에 파견된 백종천 특사에 대해서는 "오늘 저녁에 아프간을 출발해 파키스탄을 거쳐서 귀국하게 될 것"이라면서 "파키스탄에는 귀국길에 들르는 차원인데 파키스탄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우방이라는 점에서, 확신할 수는 없지만 고위 관계자를 만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태그:#아프간 피랍, #청와대, #천호선,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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