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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의 한국인 납치사건 이후 한국 교회의 위험한 선교방식을 비판하는 주요 외신의 기사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7일 피랍된 배형규 목사가 피살된 것으로 확인된 뒤 한국사회가 무거운 침묵 속에 빠져들고 있다고 보도하고, "인터넷에서는 배 목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견이 다수지만 아프가니스탄 같은 위험한 곳에 젊은이들을 보낸 교회를 비판하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으로 한국 교회가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역에서 벌이고 있는 구호와 선교활동의 대가가 무엇인지 많은 한국인들이 새삼 돌아보게 됐다는 것.

신문은 "2004년에 이라크 선교를 희망하던 김선일씨가 참수를 당한 바 있으며 중국에서는 탈북자들을 개종시키거나 남한에 밀입국시키려다 일부 선교사가 투옥된 적도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한국교회가 파송한 해외선교사 수가 최고 1만7000명으로 추정되며 이는 4만6000여명을 보낸 미국에 이어 세계 두 번째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한국 교회는 그러나 이에 만족하지 않아 "한국장로교회는 2030년까지 10만 명의 선교사를 파송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영국의 경제일간지 파이낸셜 타임스 역시 27일 한국교회의 무모한 선교방식에 대해 한국에서 일고 있는 부정적 여론을 상세하게 소개했다.

이 신문은 샘물교회 봉사단이 인천공항에 게시된 정부의 아프가니스탄 여행 자제 안내문 앞에서 찍은 사진이 인터넷에서 광범하게 유포되는 등 이번 사건으로 "한국의 선교사들이 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으로만 앞다투어 가려 하는지 한국인들이 의아해 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8월에는 1천여 명에 달하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카불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려다 아프간 정부에 선교행위로 지목돼 추방당하기도 했다며 "아프가니스탄에서 선교는 사형까지 당할 수 있는 죄"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3만3000명이 넘는 네티즌들이 피랍자들이 무사 귀환할 경우 이들에게 구조 비용을 부담시켜야 한다는 청원을 한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에 제기했다"며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비판여론을 전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 역시 한국교회의 무모한 해외선교행태를 비판하는 외부 기고문을 실은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세기 들어 급속하게 성장해 온 한국 교회에게 이번 사건은 스스로를 성찰하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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