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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 재보궐선거 유세 기간 동안 잠잠했던 이명박 전 서울시장 측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의 공방이 선거운동기간이 끝나자마자 다시 시작됐다.

특히 양쪽의 공방은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불패 신화'가 깨질 가능성이 커진 데다가 이에 대한 후폭풍도 만만치 않을 것이란 예측이 높은 가운데 터져 나와 더욱 눈길을 끈다.

공격의 포문은 박 전 대표 쪽이 열었다. 박 전 대표의 핵심 측근인 유승민 의원은 25일 오전 불교방송 <조순용의 아침저널>에 나와 이 전 시장이 내건 경부운하에 대해 "낙동강 바닥을 파고 시멘트를 발라 운하를 만드는 방식으로 21세기 한국 경제를 살린다는 것은 국민을 속이는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친박' 유승민 "경부운하는 국민 속이는 거짓말"

▲ 유승민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유 의원은 "한반도 대운하는 경제성도 없고 환경파괴도 심각한데 이 전 시장 측에서 과장된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며 "이는 우리나라의 제대로 된 지식인이라면 분노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 의원은 "경부운하는 한국 경제를 살리는 게 아니라 돈만 들이고 물동량은 하나도 없어 오히려 한국 경제를 괴롭히고 어렵게 하는 정책"이라며 "누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되더라도 경부운하는 대선 공약이 될 수 없고 돼서도 안 된다"고 못박았다.

또 유 의원은 이 전 시장의 지지율 하락과 한나라당 대선 후보 경선 방식에 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 시장 지지율이 빠지는 것은 단순히 이미지 정치와 여권 후보가 그림자도 안 보이는 상황에서 원래 거품이 상당히 많았던 것이 자연스럽게 빠지고 있는 것"이라며 "5월에 당내 선관위가 구성되고 (후보) 검증에 돌입하면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어 유 의원은 "(이 전 시장 쪽이) 당내 경선 여론조사 반영비율 기준을 4만 명으로 늘리자고 주장하는 것은 생떼"라고 비난했다.

그러자 이런 유 의원의 공격에 이 전 시장의 측근인 박형준 의원이 발끈하고 나섰다.

박 의원은 "당내 경선의 금도를 지키라"며 "당내에서 이런 분열주의적 행태와 비방이 횡행하게 놔둔다면 이미 아름다운 경선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친이' 박형준 "공부나 하고 비판하라"

▲ 박형준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이종호
박 의원은 이날 오후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한반도 대운하는 첨단 IT기술과 환경기술, 그리고 신건축기술이 없으면 완성될 수 없다"며 "학자 출신의 정책통을 자임하는 분이 제대로 연구조사도 하지 않고, 네거티브 공세부터 퍼붓는 것은 여권에서나 하는 짓"이라고 유 의원을 비난했다.

이어 박 의원은 "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가 내놓은 정책을 '국민사기극' 부르는데, 말이면 다가 아니다"며 "입만 열면 경쟁 후보를 비방하고 상대를 깎아 내리기 위해 침소봉대에 혈안이 돼 있으면서 어떻게 아름다운 경선을 운운할 수 있냐"고 반문했다.

또 박 의원은 "민심 50%와 당심 50%를 제대로 반영하는 룰을 만들자는 것이 왜 생떼인가"라며 "말에 품격을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한나라당 '빅2'의 대리인 공방은 이번 재보선 결과가 나온 후에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한나라당은 대선 풍향계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번 재보선에서 경기 화성에서만 금배지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이번 선거운동 기간 동안 단 한차례의 합동 유세도 성사시키지 못했다. 오히려 양측은 선거 유세 시간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그런 점에서 두 사람은 '한나라당 재보선 불패신화'가 깨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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낸시랭은 고양이를, 저는 개를 업고 다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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