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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내한 단독 공연을 가진 록 밴드 '콘'. 그런지 록 이후 등장한 뉴메틀의 제왕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소속사
록 음악 장르 중 가장 묵직하고 강한 사운드로 무장한 헤비메틀 음악. 레드 제플린, 딥 퍼플 등으로 대변되는 1970년대 하드 록의 시대를 지나 헤비메틀 음악의 전성기였던 1980년대 권좌에 오른 메탈리카. 그리고 1990년대에 그 왕관을 물려받은 밴드는 바로 콘(Korn)이다.

힙합, 전자 음악적 요소 등을 뒤섞어 만들어낸 새로운 헤비메틀이라는 의미에서 '뉴 메틀'이라고도 불리는 록의 장르를 개척하고 림프 비즈킷을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만들어 놓은 바 있다.

콘은 2004년 1월 서태지 밴드의 <라이브 와이어> 공연 무대에 올라 첫 내한 공연을 치르기도 했지만, 단독 공연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의 공연 소식이 발표된 후 수많은 록 팬들은 불면의 나날을 보내야 했다.

드디어 4월 22일 서울 올림픽홀. 입장 이전부터 공연장 앞은 술렁였다. 상기된 얼굴들이 여기저기서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콘, 올림픽홀서 포효하다

콘은 어떤 밴드?

소외, 아동 학대, 변태성욕, 학원 폭력과 같은 어두운 분위기의 가사와 묵직한 록 사운드로 무장한 콘은 93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결성된 후 세계적인 록 밴드 메탈리카, 오지오스본 등의 투어에 참여하며 명성을 쌓기 시작했고 94년 데뷔 앨범 이 대히트를 기록하며 일약 세계적인 록 밴드로 자리매김 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레이지 어겐스트 더 머신, 림프 비즈킷 등과 90년대 뉴메틀 시대를 주도한 장본이이며, 국내에는 서태지 밴드를 비롯 여러 록 밴드에게 영향을 끼치기도 했다.

최근 발매한 <시 유 온 디 아더 사이드>를 포함, 현재까지 7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했으며, 세계적으로 2500만 여 장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데뷔 초기 계약했던 소니에서 EMI로 소속사를 옮기며 제2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저녁 7시 오프닝 밴드 텐 이어스(10 Years)의 인상적인 무대가 끝난 후 무대에 오른 콘. 지난 해 기타리스트 헤드 웰치가 탈퇴한 후 두 대의 기타가 한 대로 줄어들어 과연 그 공백을 메울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해 하는 팬들도 있었다. 그러나 전 세계 2500만 장의 앨범을 팔아 치운 콘의 위력은 유감없이 발휘됐다.

보컬 조너선 데이비스의 금속성 강하고 다양한 색깔을 가진 목소리가 포효하며, 기타, 베이스, 드럼이 화려한 조명과 함께 공연장을 장악하자 4000여 명이 모인 올림픽홀은 순식간에 광란에 휩싸였다.

묵직하고 깊은 리듬에 따라 가볍게 몸을 가볍게 움직이는 사람들부터 슬램 댄스(주변 사람들과 몸을 부딪히며 즐기는 춤), 헤드뱅잉(머리를 흔드는 동작) 등 격렬한 록 공연의 제스처까지, 객석은 출렁거렸다. 2층 지정 좌석에 앉은 대부분 관객들도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앉을 줄 몰랐다.

초반부가 마무리될 무렵 장막이 걷히며 무대 뒤에 각각 토끼, 돼지, 늑대, 말의 탈을 쓰고 나타난 기이한 분위기의 세션 연주자 4명은 또 다른 감흥을 예고했다. 이들은 드럼, 퍼커션, 징, 윈드차임, 키보드, 기타, 백보컬 등을 소화해내며 웅장한 무대와 꽉 찬 소리를 연출했다.

연주되는 곡마다 표현과 감상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인 조명 장치 역시 공연의 완성도를 높인 중요한 요소였다.

콘은 새 앨범 <시 유 온 디 아더 사이드(See You On The Other Side)>에 수록된 '러브 송' '히포크릿츠' 등 신곡을 비롯해 '히어 투 스테이' '수브니어' '라이어' '프릭 온 리시' '잇츠 온' '섬바디 섬원' '갓 더 라이프' 등 이들의 대표적인 히트곡을 빠짐없이 연주했다.

보컬 조너선 데이비스는 중간에 스코틀랜드 전통 스커트를 입고 백 파이프로 초기 히트곡인 '슈츠 앤 래더스' 전반부를 직접 연주해 큰 환호를 받기도 했다.

2시간 가까이 쉴 새 없이 몰아치며 이어진 이번 공연은 이들의 초기 대표곡이자 최대 히트곡중 하나인 '블라인드'로 절정을 이룬 뒤 막을 내렸다.

관객들 "변비가 뚫린 기분!"

스탠딩석 대부분의 관객은 땀에 흠뻑 젖었고 모두들 상기된 표정이었다. 공연을 관람한 한 관객은 "완전 젖었다. 변비가 뚫린 기분"이라며 감흥을 전했다.

공연 내내 묵직한 음악만으로 아무 말 없이 긴장감 가득한 공연을 연출해낸 콘은 마지막 곡을 연주한 후 관객의 환호에 답하며 "너무 너무 너무 고맙다, 이번 서울 공연 분위기는 정말 대단했다, 다시 오고 싶다"며 인사를 전했다.

한편, 소홀한 안전 관리는 이번 공연의 오점이었다. 콘의 공연은 음악 특성상 관객들의 과격한 움직임이 예상되는 터라 안전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러나 공연장인 올림픽홀 2층의 경우 일부 관객들이 자리를 이탈해 경사가 심한 난간 쪽에 몰려들어 자칫 위험한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제대로 통제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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