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 웅진지식하우스
지난 2월 초에 발간된 이후, 요즘 대형서점 (교보,영풍문고 기준) 경제경영서 분야에서 줄곧 2위권을 유지하고 있는 <경제학 콘서트>(웅진지식하우스)는 난해한 경제학적 논리와 관점을 우리가 겪고 있는 실생활에 접목시켜 대중적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대중적으로 쉽게 풀어놓았다고는 하지만, 책을 읽다보면 그리 수월하게 읽어 내려갈 만한 책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경제전문지 <파이넨셜타임스>에서 경제담당 논설위원으로 활동하고, 현재는 경제학자들의 집필자문을 맡고 있다는 저자의 전문적인 경제학적 시각이 일반인들에게 쉽게 녹아내리기엔 다소 어려운 곳도 있어 부분에 따라선 곱씹어 읽어야 한다.

사실 일반인들에게 경제학은 '미시경제학'이니 '거시경제학', 혹은 '실물경제학' 등 전문적인 용어가 먼저 떠오르는 쉽게 이해되거나 친숙한 분야는 아니다. 반면에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대부분의 판단과 결정은 알게 모르게 경제적인 실리를 바탕에 깔고 있는 경우가 많다.

물론 개인뿐만 아니라, 물건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의 입장이나, 더 나아가서는 국가 또한 경제적인 실리를 추구한다. <경제학 콘서트>는 개인은 물론 개인과 사회간 혹은 개인과 국가간, 그리고 국가와 국가간에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는 경제학적인 이해관계와 알아두면 좋은 몇 가지 경제학적인 해법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우리가 주위에서 흔히 생각지 않았던, 혹은 그동안 단순하게 생각해 왔던 몇 가지 상황을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흥미롭게 분석했다. 문맥들을 놓치지 않고 차분하게 숙독하고 되씹어 읽다보면 경제학적인 흥미로운 논리와 해법, 그동안 몰랐던 새로운 사실들을 깨닫게 된다.

항상 도심번화가의 목 좋은 곳에 위치해 있는 커피전문점 '스타벅스'의 커피 값이 비싼 이유에 대해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임대료가 비싸기 때문일 것이라고 판단한다. 하지만, 경제학자는 오히려 높은 임대료가 형성되는 이유에 대해 '가격에 둔감한 스타벅스의 고객들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왜 그럴까?

슈퍼마켓이나 백화점이 고객들의 지갑을 열기위해 상품진열이나 쇼핑객들의 동선 등을 고려해 특별한 상술을 사용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놓치기 쉬운 것이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교묘한 방법은 '가격 혼동'이라는 것이다. 경제학자는 싸다고 느껴지는 제품을 다시 한번 살펴보라고 권유한다. '저렴한 슈퍼마켓은 없다'는 것이 저자의 결론이다. 정말일까?

한술 더 떠 저자는 "좋은 중고차는 중고차 시장에서 팔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시장을 비효율적으로 만드는 '정보의 비대칭'(예를 들면, 판매자는 중고차의 상태를 자세히 알고 있고, 구매자는 그 상태를 전연 모르는)은 좀 더 많은 정보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게 되고, 이 상태에서 양쪽 모두에게 유익한 거래란 존재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또한, 저자는 경제학적인 시각을 세계로 옮겨 아프리카의 가난한 나라 중 하나인 카메룬과 최근 들어 경제대국으로 급속히 부각되고 있는 중국을 예로 들어 국가경영주체에 따라 가난한 나라와 부자나라로 판가름이 나는 사회적인 구조와 그에 따른 경제학적인 관점을 풀어 놓는다.

일반적으로 가난한 나라에는 도로나 공장 등 인프라 시설이 부족하고 인적자원이 없으며, 먹고살 만한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만일, 이 3가지 요소가 충족된다면 가난한 나라는 모두 부자나라가 될 수 있을 것인가? 저자는 이 질문들에 대해 카메룬의 예를 들어 이 나라가 만성적인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근본적인 이유를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분석했다.

반면에 저자는 카메룬과는 상반된 입장에서 매년마다 경제적으로 높은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국을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보았다. 중국이 20세기 대부분의 시간을 카메룬보다 더 가난하게 보냈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그런 중국이 세계의 자본들을 중국으로 몰리게 하며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는 밑바탕을 자세하게 분석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간혹 한국의 경제성장 모델이 등장한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에 가끔씩은 낯설지 않은 사례를 접하기도 한다. 이밖에도 출퇴근 교통체증과 혼잡세와의 관계를 설명한 '출퇴근의 경제학', 주가를 움직이는 실체를 설명한 '주식으로 부자가 될 수 있을까?', 경제학에서 빠질 수 없는 '게임이론', 요즘 들어 이슈화가 되고 있는 '세계화'와 '보호무역장벽' 등을 경제적인 논리로 설명했다.

이 책의 영문제목은 'undercover economist'다. 평범한 사람들의 눈에는 경제학자의 별다른 점이 눈에 들어오지 않지만, 경제학자의 눈에는 평범한 사람들의 별다른 모습들이 눈에 보인다. 한마디로 경제학자로서 직업적인 육감이나 시각이 될 것이다.

한 잔의 커피를 마셔도, 슈퍼마켓에서 쇼핑을 할 때나 외국에 여행을 갔을 때도, 저자인 경제학자 팀 하포드는 자연스럽게 경제학적인 시각과 해법을 가지고 각각의 상황을 판단한다.

이 책은 일반인들이 이 경제학자처럼 세상을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을 갖도록 해준다. 물론 그 혜안을 갖는다는 것은, 당연히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의 이해력이 전제조건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두고두고 곱씹어 읽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

경제학 콘서트

팀 하포드 지음, 김명철 옮김, 웅진지식하우스(2006)


태그: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