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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교육의 주체를 교사와 학생 그리고 학부모와 학교라고 한다. 20여 년 동안 학교에 있으면서 내린 결론은 그래도 교육의 핵심은 교사와 학생이라고 생각한다. 교원평가제에 대해 교사는 물론이고 학부모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대해 시선을 집중하고 있다. 모대학 2006학년도 수시2 면접고사에서도 교원평가제에 대해 문제가 출제되었다.

하지만 정작 교육의 주체인 학생들은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그들도 평가의 주체로 자리매김 될 수도 있는데. 그들의 생각을 알고 싶었다. 북경한국국제학교 고등부 1학년 33명을 대상으로 물어보았다. 아이들에게 나의 어떠한 생각도 말하지 않고 오마이뉴스에 실린 김용옥의 <교원평가는 우리 사회 기층 도덕의 파괴>라는 글과 양중모의 <학생은 정말 스승을 평가할 수 없습니까>라는 두 글을 아이들에게 읽히고 그들의 생각을 물어 보았다. 결과는 찬성 15명, 반대 18명이 나왔다. 아이들의 생각을 들어보자. (글쓴이 주)


빛이 그 슬릿 사이를 통과할 수 있는 확률은

최근에 교원평가제가 우리 사회의 주요한 문제로 등장했다. 교원평가제는 말 그대로 학부모와 학생이 중심이 되어 선생님들을 평가하는 제도이다. 이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한 방법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목표는 좋으나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이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교육의 질을 굳이 교원평가제로 향상 시켜야 할까? 내가 이 제도에 의문을 가지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평가하는 사람이 마땅치 않다. 글을 쓰는 나도 고등학생으로서 가끔 선생님들에 대해 친구들끼리 이야기를 주고받을 때가 있다. 웬만하게 자기 고집이 강하지 않은 학생은 그저 다수의 의견을 진실로 받아들여 그것을 잣대로 삼아 선생님들을 바라본다. 만약 끼리끼리 모여 한 평가가 정확하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더 많다.

어떤 선생님은 그의 진상과 다르게 높이 평가되는 반면 오히려 선생님의 인품과 실력을 갖춘 선생님이 낮게 평가 될 수가 있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계라고 하는데 멀리 내다보고 우리를 가르치시는 선생님의 경우가 이에 해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른들도 자기에게 잘 해주는 사람을 좋게 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방하는데 아직 성숙하지 못한 학생에게는 평가의 공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사실 학부모에게 공정성을 기대하는 것도 어려울 것이다. 학부모들은 학생들의 의견을 곧이곧대로 듣는 게 보통이라 더욱 더 정확한 평가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빛이 좁은 슬릿을 통과하기 전에 이중 렌즈를 사이에 놓는 경우를 상상해보자. 과연 그 빛이 그 슬릿 사이를 통과할 수 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학부모들이 교사를 평가하는 것이 바로 이와 같다.

둘째, 교원평가제가 도입될 때 교사들은 어떻게 행동할까? 회사에서 해고당하길 소망하는 직원이 없듯이 교직을 박탈당하고픈 교사도 아마 없을 것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교사들은 잘리는 것이 또는 낮은 평가가 두려워 학생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분명히 잘못을 했는데도 불구하고 외면할 것이다. 감점이 적어지고 쓸데없는 가산점이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그런 교사들 밑에서 배운 학생들은 점수만 높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것이 며, 이는 분명 우리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떨어뜨리는 것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회사에서는 직원들에게 헌신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많은 인센티브를 준다. 이처럼 교사들에게도 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을 해준다면 교사들 스스로 자신의 직업에 충실할 것이고, 이로 인해 교육의 질은 자연스럽게 향상될 것이라고 본다. 물론 교사를 평가함으로서 더 실력을 갖춘 교사들이 나올 수도 있지만 그것은 평가가 공정성과 신뢰성을 충분히 갖추었을 때나 가능한 것이고 그 가능성 또한, 앞에서 말했듯이, 빛이 렌즈를 사이에 끼고 좁은 슬릿을 통과하는 확률밖에 되지 않아 불가능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다시 말해 교원평가제는 그야말로 밑져야 본전인 장사를 하는 셈이다. 교원평가제의 실행 목표가 진정으로 교육의 질을 향상하는 데에 있다면 다른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북경한국국제학교 고등부 1학년 김성한)

평가 받는 일은 부끄러운 일도 수치스러운 일도 아니다

요즈음 교원평가제를 놓고 교사와 학부모들의 뜨거운 논쟁이 계속되고 있다. 많은 교사들은 타당성이 없고 학생이 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는 의견을 주장하는 반면에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발전시키기 위하여 실행되어야 한다는 사람도 적지 않다. 과연 어떠한 길이 옳은 길일까?

우선 우리는 교사들의 문제부터 생각해보아야 한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평가받는다는 것이 불만스럽고 용납되지 않는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교사들로 인한 일들과 또 교육의 질을 개선시키기 위해서라면 시도해보아야 할 방법이다.

둘째, 교육의 질을 높이고 더 나은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다면 시행되어야 한다. 교사들을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평가함으로써 교사들은 자신의 교육 방법을 되돌아보고 잘못된 점을 수정하여 교육의 향상에 이바지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교사들은 '옛날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을 가지고 교사의 존엄성을 무시하는 제도라고 반박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스승의 그림자는 밟지 않았어도 스승을 선택하는 자유가 있지 않았나.

하지만 학생들에게 교사들을 평가하는 것을 제한을 두어야 할 것이다. 학생들은 평가에서 자신의 감정을 가지고 평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이렇게 된다면 올바른 평가가 이루어질 수 없으며 스승의 대한 존경심과 존엄성은 무시당할 것이다. 그러므로 학생들에게 교사를 평가하는 것은 제한하고 평가의 능력을 갖춘 능력 있는 사람에게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다.

여태까지 우리는 스승을 평가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과 같이 교사들의 질을 떨어지고, 스승으로서 수치스러운 일들이 더 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학생이 교사를 평가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입장에서 다시 돌이켜보고 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고 힘쓰게 된다면 교사들의 존엄성을 파괴시키고 평가 받는 일이 부끄럽다고 여기는 일만은 아닐 것이다.

타인에게 평가 받는 일은 부끄러운 일도 수치스러운 일도 아니다. 평가를 받고 질책 받으며 더 나은 내일을 바라볼 것이며 더 발전해 나갈 것이다. 교원평가제가 비록 학생이 교사를 평가하는 일이지만 이 제도의 깊은 뜻을 헤아려서 우리나라의 교육의 질이 향상되길 바란다. (북경한국국제학교 고등부 1학년 주윤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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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함께 배우고 가르치는 행복에서 물러나 시골 살이하면서 자연에서 느끼고 배우며 그리고 깨닫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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