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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화를 부른다?

▲ <화> 책표지
ⓒ 명진출판
"요즘에는 닭이 최신 시설을 갖춘 대규모 농장에서 사육된다. 닭이 걸을 수도 뛸 수도 없고 흙 속에서 먹이를 찾아 먹지도 못하고, 순전히 사람이 주는 모이만을 먹고 자란다. 늘 비좁은 우리에 갇혀 있기 때문에 전혀 움직일 수도 없고, 밤이나 낮이나 늘 서 있어야 한다. 걷거나 뛸 자유가 없는 상태를 상상해보라. 밤낮없이 한곳에서 꼼짝도 못하고 지내야 하는 상태를 상상해 보라. 틀림없이 미쳐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사는 닭들도 당연히 미쳐 버린다"
- 본문에서


요즘 닭은 어두운 사육장에서 조명으로 밤과낮을 조절하면서 더 많은 알을 낳기를 강요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반복되는 악순환에서 닭들은 엄청난 화를 불러오고 이로 인해 닭들은 서로에게 공격한다. 서로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이다. 늘 화를 안고 있는 닭들이 낳은 계란과 닭고기에는 화가 들어 있다. 그 안에 있는 화가 다시 우리 몸속에 고스란이 전해져 오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매일 자신과의 싸움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비단, 내 자신뿐만이 아니라 주위를 둘러 보면 도처에 경쟁자가 우글거린다. 매일 그렇게 내가 자각하지 못하는 순간에도 전쟁 아닌 전쟁을 경험하면서 살아간다. 이뿐이랴? 이로 인해 우리가 감당해야할 무수한 일들이 화나게 만들고 짜증나는 일의 연속인 것이다.

화 좀 안내고 살 수 없을까?

화는 우리의 삶에 아주 밀접해 있다. 부부 사이, 부모 자식간이나 고부 갈등, 친구들 또는 연인 사이에도 그렇고 학교 또는 직장에서도 마찬가지다. 때로는 정치나 사회, 경제 등 우리들 일상에서 늘 밀접하게 연관지어져 우리와 늘 함께 한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그러니까 매일 다르게 다가오는 그 많은 스트레스며 화나는 것들에 대해 우리는 어떻게 고민하고 대처하는가?

화를 다스리기 위한 4가지 방법

1.타인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맹세

2.마음이 너그러워지는 5가지 훈련
-삶을 존중하기
-너그러움
-성에 대한 책임
-깊게 귀 기울이기와 사랑의 말
-의식적인 소비

3.화를 다스리기 위한 호흡법
-화를 깊이 들여다보기
-부모님에 대한 화를 씻고 관계를 되돌리기

4.몸의 긴장을 푸는 에너지 만들기
-온몸을 자각하기
-두 발을 자각하기
-두 다리를 자각하기
-두 어깨를 자각하기
-심장을 자각하기
-위와 장을 자각하기
-두 눈을 자각하기
-마무리 동작
"화가 났을 때는 무엇보다 자신과 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화는 날감자와 같은 것이다. 감자를 날 것 그대로 먹을 수는 없다. 감자를 먹기 위해서는 냄비에 넣고 익기를 기다려야 한다. 화도 마찬가지다. 당장 화가 났다고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괴로워하지 말고 일단 숨을 고르고 마음을 추스려야 한다. 화가 났을때는 내 마음을 돌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중략) 화는 예기치 못한 큰일을 당해 생길 수도 있지만, 대개는 일상에서 부딪치는 자잘한 문제 때문에 일어난다"
- 본문에서


이 책은 화를 다스리는 법에 대해 첫 번째 강조되는 것이 음식이라고 말한다. 물론 과식이나 폭식에 관해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본질적인 것을 떠나 음식을 먹을 때 자각적으로 섭취하라고 일러 준다. 그럼으로써 화와 불안를 씻겨낼 수 있고 먹는 것 자체가 하나의 깊은 수련이 된다는 것이다.

화는 우리 몸에서 버릴 수 없는 장기와 같은 것이며 일부라고 말한다면 굳이 내 몸의 장기와 비교되지 않아도 우리는 살아 가면서 화를 떨쳐 버릴 수가 없는 것이다. 그래서 이 책은 갓난 아기를 화에 빗대어 말한다. 아기가 울면 무엇보다도 먼저 엄마는 아기를 달래는 것이 급선무다. 그래서 우리는 화라는 아기의 엄마라는 것이다. 하던 일을 멈추고 아기부터 달래야 한다는 것이다. 아기 안듯 화를 품에 안고 달래라는 뜻이다.

몸 속 장기 중에 탈이 생기면 우리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 심장을 비롯 여타 장기에 이상이 생겼다고 해서 우리는 그것을 떼어서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화도 마찬가지인 것이다. 버린다고 버려지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병을 치료하듯이 화를 감싸안고 갓난 아기처럼 달래야 하는 게 아닐까?

화는 중독성이 강한 습관성을 가진다고 말한다. 좀 더 과장해서 이야기하자면, 대물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어느 한 가정에서 아버지의 폭력에 시달리며 성장한 아이가 나는 커서 절대로 부인이나 자식들을 폭력으로 대하지 않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엔 아버지가 했던 과거의 폭력을 그대로 행사하는 것을 우리는 주위에서 때때로 목격하게 된다.

화가 화를 불러온 결과다. 만약 자신이 그 옛날 아버지에게서 물려 받은 전염된 희생자라는 것을 깨달았다면 자신의 고통 또한 타인의 고통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때로는 용서로 화를 삭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나를 화나게 했다고 해서 응징을 하지 말아야 한다. 복수는 복수를 불러온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남을 응징하는 것은 스스로를 응징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무작정 화를 참아야만 하는가? 아니다. 화를 참음으로써 오히려 그것이 병이 될 수 있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대화라는 중요한 수단이 있다. 상대가 나를 화나게 해도 같이 화를 내서는 안될 것이다. 심호흡 한 번 하고 내 안의 화를 가라 앉힌다음, 솔직하게 상대에게 고백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남을 용서하는 것도 화풀이의 한 방법

틱낫한

베트남의 승려이자 시인, 평화운동가. 열여섯 살 때 불가에 입문, 구도자의 길을 걸음. 1967년 마틴 루터 킹 목사로부터 노벨평화상 후보을 추천 받았지만, 이후 베트남 정부의 박해을 받아 귀국을 금지 당할 정도로 세계평화에 관심이 많았다.

이후 1980년대 프랑스로 망명했다. 종교간의 벽을 허무는 운동에 열중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살아 계신 부처, 살아 계신 그리스도> <발자국마다 평화> <힘Power>외 다수.
"비가 내릴 때 우리는 햇빛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비행기를 타고 높이 올라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보면 다시 햇빛을 보게 된다. 햇빛이 늘 거기에 있었다는 사실을 우리는 그제야 새삼 깨닫는다. 이것과 마찬가지로, 분노와 절망의 순간에도 우리의 사랑은 여전히 그 자리에 있다. 대화하고 용서하고 연민의 정을 베풀 능력이 늘 거기에 있다. 우리는 이것을 반드시 믿어야 한다."
- 본문 중에서


아무리 절친한 친구 사이라도 때로는 말도 하지 않고 오랫동안 냉랭한 사이로 머물 때가 종종 있다. 사소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도 그때 바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왜 그래야만 했는지 또는 내가 왜 그랬는지를 스스로 반문하고 깨닫고 서로에게 양해를 구한다면 사소한 오해나 증오쯤은 봄눈 녹듯 사그라들 것이다.

상대방이 내게 화를 낸다면 먼저 그 사람의 말을 충분히 경청을 할 필요가 있으며, 나의 모자람을 인정하는 순간 더 이상 화를 자초할 일이 없을 것이다.

옛 말에 "참을 인자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고 하지 않았던가. 살면서 화 안 내고 살 수는 없다. 그러나 참고 인내하면서 나를 다스린다면 마음의 평화가 오고 행복해질 수 있는 지름길이며 평생을 건강한 마음으로 살아낼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펴낸 곳: 명진출판/ 지은이: 틱낫한/ 옮긴이: 최수민/ 값: 8900원


화 (보급판 문고본) - 화가 풀리면 인생도 풀린다

틱낫한 지음, 최수민 옮김, 명진출판사(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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