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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틀째부터 발포되기 시작했다. 상처가 너무 선명해 포토샵으로 희미하게 했다.
ⓒ 전희식
어깨 통증하고 손목 통증 때문에 농사일을 할 수가 없었는데 이제 겨우 나았다. 한 달여 공을 들였는데 어깨와 손목이 주인님의 정성에 감복한 모양이다. 특별히 무리를 하지 않는 이상 재발할 것 같지는 않다.

처음에는 겨자 찜질을 했었는데 너무 따가워서 몇 번 하다가 그만 뒀다. 의료생협의 한의사에게 침도 맞고 물리치료도 했는데 할 때마다 효험이 있었지만 한의원까지 먼 길을 자주 갈 수가 없었다. 그래서 아예 마음을 단단히 먹고 내 손으로 고쳐 보기로 한 것인데 한 달여 만에 뜻을 이뤘다.

▲ 보름쯤 어혈이 나오고 나서 딱지가 앉기 시작했다.
ⓒ 전희식
왼쪽 손목은 어찌나 시큰거리는지 물바가지도 못 들 정도였다. 또 관리기를 몰면서 클러치를 잡지를 못해 오른손을 빌려 쓸 정도였으니 불편하기가 말로 다할 수 없었다. 어떻게 했기에 스스로 고쳤냐고 궁금할 것이다. 바로 부항이다.

근 3년째 농사철만 되면 도지는 통증 때문에 쌓이는 일거리를 보면서 생각해 낸 것이 바로 부항요법이었다. 부항이나 쑥뜸에 대해 부정적인 서양의학 전공자들이 있는 걸로 알지만 내 경험으로는 대증요법인 양의보다 전통의료법이 훨씬 믿음이 간다.

▲ 딱지가 떨어지기 시작
ⓒ 전희식
부항요법을 택하게 된 데는 부항의 원리와 어깨 통증의 병인을 내가 잘 알았기 때문이다. 무리한 근육 사용으로 어혈이 뭉쳐진 것이라 이것을 빼내는 것이 최선이라 여겼고 순환을 원활히 해 주는 것이 건강의 기본이라고 본 것이다. 그래서 습부항을 뜨기로 한 것이다. 통증이 심한 부위를 잘 고르고 여러 날에 걸쳐서 끈기 있게, 그러나 무리는 하지 않고 부항을 뜨기 시작했다.

매일 또는 이틀에 한 번 꼴로 자기 전에 부항을 떴다. 발포가 되기 시작하고 어혈이 근 보름 이상 나왔다. 어혈이 처음에는 맑은 누르스름한 액체로 나오다가 며칠 지나면 끈적거리는 검은색 진액으로 바뀐다. 새까만 어혈이 뭉텅이로 나오면 이런 것을 몸속에 넣고 살았구나 싶어 시원하기도 하고 끔찍하기도 했다.

▲ 흔적만 남은 부항 뜨던 자리
ⓒ 전희식
나올 만큼 나오고 나니 더 이상 안 나오고 딱지가 생기기 시작하여 부항은 중지하고 딱지가 잘 앉도록 해 줬다. 딱지를 떼 주면 흉터가 오래 가기 때문에 가려워도 가만히 두었다. 오른팔을 어깨 높이 이상 들어 올리지를 못했었는데 팔을 크게 돌릴 수도 있게 되었다.

부항을 뜨는 동안에 거기에 알맞은 운동을 계속 해 줬다. 특히 엎드려 두 팔을 쫙 벌린 채 몸을 뒤집어서 등 뒤로 두 팔이 만나게 하는 동작은 통증이 엄청 커지만 지금도 계속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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