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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홀한 드라이브 코스 7번국도

▲ 동해의 겨울바다는 아련한 감흥을 느끼게 한다.
ⓒ 이종원
신혼여행 때 호주의 골드코스트를 찾았다. 결혼한 지 이틀밖에 되지 않았으니 세상에서 내 아내가 제일 예쁜 줄 알았다. 그러나 골드코스트의 황홀한 해변을 보고 금방 그런 생각을 지워 버렸다. 신부보다 더 예쁜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자의 눈은 간사하다.

어쨌든 그 꿈의 바다는 줄곧 마음 한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돈 많이 벌어서 또 다시 골드코스트를 찾으리라.' 10년이 가까이 되었건만 그곳을 다시 찾지 않았다. 돈을 못 벌었던 이유가 가장 컸겠지만 몇 년 전 우연히 만난 삼척의 해변을 보고 굳이 골드코스트를 찾아갈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태백의 준령이 대한민국 척추뼈를 지탱하고 있다면 그 허리살에 붙은 살점들은 바다를 만나면서 황홀한 형상을 만들어 내고 있었다. 푸른 바다, 빼어난 산맥, 맑은 호수, 울창한 소나무 숲등 주연과 조연이 한데 어우러져 대본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 냈다. 골골이 이어진 해안선 사이에 비집고 자리잡고 있는 덕산, 부남, 궁촌, 용화, 장호, 임원, 원덕 등 이름만 들어도 가슴 설레이는 포구와 해변이 눈을 멀게 할 정도다. 단지 경치가 좋아서 이곳을 사랑한 것만은 아니었다. 민초들의 희망이 살아 있고 고단한 삶이 녹아 있었기에 삼척의 해변은 감동의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함경도 용성에서 부산 영도다리까지 7번도로는 한반도의 동해 지도를 그려내고 있었다. 국토의 윤곽을 더듬어 가고 있으니 희열과 감동이 따르는 것은 당연지사. 나의 발길이 닿았던 7번 국도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이 삼척의 해변들이다. 목걸이로 따지면 한가운데 매달려 있는 왕보석일 것이다.

찬바람이 불거나 을씨년스러울 때면 가슴속에 간직한 꿈의 바다를 꺼내 보고 싶어진다. 금년에도 그 바다를 보지 못했다면 시름시름 앓아 누웠을지도 모른다. 떠나고픈 충동을 채워 주는 곳은 삼척의 해변이었다. 그래서 미련 없이 떠났다.

황량한 폐사지가 지금은 쓸모 없어진 돌덩이를 보둠고 살아가듯 겨울바다는 무능한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바다는 어머니가 되어 감미로운 귀엣말을 들려준다. 그런 소리는 몇 시간이고 들어도 좋다. 바로 내가 겨울바다를 좋아하는 이유다.

바닷물과 산물의 만남- 맹방해수욕장

▲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와 이영애가 파도 소리를 녹음했던 맹방해변
ⓒ 이종원
삼척에서 만난 첫번째 해수욕장이며 가장 큼직한 해수욕장이 맹방이다. 고속도로가 놓이기 전에는 8시간은 족히 걸린 곳이었다. 영동고속도로와 동해고속도로의 길이 넓어졌고 삼척에서 근덕까지 이어지는 7번국도가 고속도로만큼이나 시원스레 뚫리면서 서울서 맹방까지는 3시간여면 닿을 수 있는 곳이 되었다. 문명은 이렇게 나를 빠른 시간에 동해 바다에 서게 만들었다.

푸른 바다에는 넘실거리는 포말을 만들어 내고 있으며 아득히 이어진 해변을 거니노라면 근심을 토로하기에 알맞다. 모래를 애타게 사랑하기에 파도는 춤을 추며 노래하고 있었다.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유지태와 이영애가 그 파도소리를 녹음기에 담았던 곳이 바로 이곳 맹방해수욕장이다.

남쪽 해변 끄트머리에 서면 초당동굴로부터 흘러나온 마읍천이 바다로 빠지는 모습을 음미할 수 있다. 민물과 짠물이 만나는 그곳엔 산에서 내려온 물을 환영하듯 기묘한 괴석들이 솟아오르고 있었다.

마읍천 둑방을 따라 빙어를 낚는 강태공이 쭈그리고 앉아 있으며 맹방해변 역시 바다낚시를 즐기고 있는 꾼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곳 바다에는 작은 복어가 잡힙니다. 우린 민물 낚시하는 사람을 낚시꾼으로 보지 않아요." 바다와 민물의 묘한 경쟁은 인간들이 만들고 있었다.

동해바닷가의 경치 좋은 곳을 따라가면 수많은 무덤떼가 여행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산이 별로 없는 전라도 평야 지대야 이해가 가지만 태백산 자락에 묏자리를 만들 곳이 참 많을 터인데 마을 근처 바닷가송림에 무덤을 만든 것이 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바다에서 태어나고 자랐기에 죽어서도 바다를 보고 싶은 심정 때문일까?

어머님의 품안 -남아포

▲ 어머니의 품안처럼 아늑한 남아포항과 그물을 손질하고 있는 부부
ⓒ 이종원
맹방에서 덕산해수욕장을 지나 고개를 하나 넘으면 덕산항이 나온다. 이곳 사람들은 남아포라고 불리는 것을 더 좋아한다. 포구는 어머님 품안같이 편안하다. 감미로운 젖내음을 맛 볼 수 있을 것 같아 오래도록 머리를 처박고 싶은 곳이다. 남아포도 마찬가지다. 고깃배는 바다를 들락거리며 갓난아이에게 줄 젖을 찾아 헤맨다.

포구는 사람들을 먹여 살려야 하지만 갈매기까지 먹여 주고 놀이터 역할을 해야 한다. 태백준령은 아직도 눈 덮인 겨울이다. 포구의 붉은 등대는 동해를 밝히는 성화다.

나는 포구의 낭만을 찾아왔건만 이들에게 그 단어는 사치다. 거친 바다로 나가 풍랑과 싸우며 고기를 건져오고 항구에 들어서면 고기를 나르고 그물까지 손질해야 한다. 이들에겐 한시도 쉴 틈이 없었다. 힘든 뱃일은 남자들 몫이지만 일할 사람이 없다 보니 아내가 기꺼이 도맡아 한다. 남편이 선장이고 아내는 항법사며 선원 역할도 함께 한다. 몸은 천근만근 무겁지만 행복하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일을 하니까.

신선이 사는 곳-부남해수욕장

▲ 밀가루처럼 고운 모래와 초록빛 바닷색이 아름다운 부남해수욕장
ⓒ 이종원
정말 어렵게 찾아간 부남이었다. 그렇기에 더욱 아름다운 부남이다. 여행 작가 선배님이 삼척에 가면 꼭 가보라고 추천했던 곳이다. 도무지 가는 길을 찾을 수가 없었다. 주유소에 들러 넌지시 물어 보았다.

"부남이란 곳이 그렇게 아름답습니까?"
"정말 멋있는 곳이지요. 그런데 찾아가기 쉽지 않을겁니다. 찾아가도 군인들이 보초를 서고 있어 아마 쫒겨날 겁니다."
"에이. 그럼 다음에 가야겠네요.'
"여기까지 왔는데 안가면 안되지요. 군인들한테 쫒겨나는 한이 있어도 꼭 가 보세요."

용기를 얻고 부남을 찾아 산을 넘었다. 몇 번이나 길을 헤매다가 드디어 부남 해변으로 내려가는 길을 찾아낼 수 있었다. 밭을 끼고 50m를 내려가야 한다. 다행히 지키는 군인은 없었다.

작은 갯바위 수십개가 해변에 다닥다닥 솟아 있었다. 해변이래야 200m도 채 되지 않는다. 인적이 끊겨서인지 모래는 밀가루처럼 곱고 물은 말 그대로 초록빛 바다다. 바위엔 돌무덤이 쌓여 있고 해신을 모시는 서낭당도 있다. 신선이 살았다면 분명 이런 곳에 살았을 거야. 이런 곳에서 낚시나 하며 며칠 머물렀으면….

영화 <봄날은 간다>의 양리마을

▲ 영화 <봄날은 간다>의 배경지인 양리마을과 고려 마지막 왕인 공양왕이 묻혀 있는 공양왕릉
ⓒ 이종원
부남을 벗어나 동막에서 427국도를 따라 태백산맥으로 거슬러 올라가라. 작은 고개를 넘어가면 어촌에서 금방 눈 덮인 산촌으로 바뀐다. 양리마을은 유지태가 대나무소리를 녹음하기 위해 들렀던 곳이다. 바람이 일렁일 때마다 '쏴쏴' 거리는 소리를 가슴속 녹음기에 간직해 보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다.

대숲 바로 옆이 영화에 나왔던 강화순 할머니의 집이다. 영화 속 에피소드도 들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조금 더 들어가면 천년고찰 신흥사가 나온다. 이곳 역시 영화 속 배경지이기도 하다. 사찰을 거닐면서 은은한 산사의 풍경 소리를 듣는 것은 바다 여행의 덤이리라.

한의 눈물이 흩날리는 공양왕릉

7번 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달리면 그 이름도 으시시한 '살해재'가 나온다. 이곳에서 누가 살해 당했단 말인가? 이성계가 왕위에 오르면서 고려의 마지막 왕 공양왕은 원주로 보내 감시 당하다가 간성으로 귀양갔으며 다시 이곳 궁촌으로 귀양길에 오르게 된다. 쿠데타로 새 왕조를 연 이성계는 늘 공양왕이 마음에 걸렸다. 결국 공양왕은 궁촌으로 온 지 한달 만에 이성계가 보낸 자객에 의해 목졸려 죽게 된다. 고려의 마지막 왕은 이렇게 허무하게 죽었으며 이에 고려 왕조 오백년을 마감해야만 했다. 이때 공양왕의 나이는 45세.

지난 달에 부여 의자왕의 능을 보고 아련한 느낌을 받았는데 공양왕의 무덤 역시 같은 느낌이다. 태백산맥 바라보며 그 너머 개경 땅을 향하고 있는 왕의 심정을 엿보는 것 같아 더욱 가슴이 쓰라렸다. 그런 마음을 알아 차렸는지 하늘에는 빗줄기가 쏟아지며 태백산맥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가슴팍을 파고들었다. '아…춥다.'

맏아들 왕석, 둘째 왕우의 능과 말무덤이 함께 어우러져 있다. 비석 하나 없지만 능이 일반 묘지보다 크고, 능 위치도 궁촌해수욕장이 내다 보이는 곳에 자리잡고 있어 죽어서나마 복을 받은 것 같다.

궁촌해수욕장

해수욕장 가장 끄트머리엔 궁촌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공양왕이 죽으면서 궁촌리 사람들이 목숨을 내놓고 장사 지냈던 모습이 그려진다. 왕조가 바뀌고 일제를 거치고 수많은 공화국이 지나갔건만 대를 이은 궁촌 사람들의 착한 마음 씀씀이는 궁촌의 아름다운 해변만큼이나 아름다웠다. 마을을 끼고 부채꼴 모양으로 백사장이 조성되어 있어 아늑하다.

황영조의 고향 초곡마을

▲ 마라톤 영웅 황영조 고향인 초곡마을
ⓒ 이종원
초곡마을 들어가는 솔숲 길에 들어서면 기분이 좋아진다. 바로 황영조가 초등학교 갈 때 달렸던 그 길이다. 가로수와 초곡해수욕장이 겹쳐지는 것이 마치 영화 필름을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소나무 숲길을 지나면 차 한대 간신히 들어갈 만한 터널이 나온다. 벽면에는 마라톤 선수가 달리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면 바로 황영조 기념관이다. 황영조가 자랐던 집도 멀리서 구경할 수 있고 마라톤 풀코스인 42.195km를 1천분의 1로 축소한 몬주익 언덕도 나온다. 가족과 함께 달리며 당시의 기쁨을 회상하는 것도 좋으리라. 황영조의 인간 승리 과정과 마라톤에 관한 이야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황영조가 금메달을 딸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을 준 사람은 어머니이자 제주 출신의 해녀 이만자씨의 폐활량을 대물림 받았기 때문이다. 초곡마을 앞바다에 물질을 나가고 밭을 일구며 황영조와 함께 호흡했기 때문이다.

우리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용화해수욕장

▲ 우리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인 용화해수욕장
ⓒ 이종원
우리 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수욕장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나는 삼척의 '용화해수욕장'이라고 말했을 것이다. 어찌나 물이 맑고 깨끗한지 코발트 색이 그대로 드러난다. 부드러운 곡선은 활 모양을 그대로 하고 있다. 해변의 양쪽엔 절벽이 자리잡고 있다. 어쩌면 이 장면이 그리워서 훌쩍 서울을 떠났는지 모른다.

용화해수욕장을 가장 멋지게 바라 볼 수 있는 포인트는 전망대가 놓여 있는 북쪽 절벽이다. 수도 없이 셔터를 눌러 댔다. 마음 속에 풍경이 각인 될 때까지…. 이곳 경치에 반한 화가는 이젤을 세워 놓고 화폭에 그림을 담고 있었다. 이곳에 오면 누구나 가슴에 담고 싶은 그림이 있나보다.

한국의 장호항에 미치지 못한 나폴리

▲ 고래무덤이 자리 잡고 있는 장호항
ⓒ 이종원
용화에서 1.5km쯤 가면 '한국의 나폴리'라고 푯말이 세워진 장호항이 나타난다. 몇 년 전 잔뜩 기대를 갖고 이태리 나폴리항을 찾아간 적이 있었다. 그러나 세계 3대 미항이라는 명성에 비해 실망만 잔뜩하고 돌아온 적이 있었다. 그러나 장호항은 기대도 하지 않고 찾았건만 그 아름다움은 나폴리에 비할 바가 아니다. 다음에 나폴리를 찾는다면 '한국의 장호항에 미치지 못한 나폴리'라고 떠들고 싶다.

날씨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포구에서 쉬고 있는 배들이 많았다. 억척스런 뱃사람들의 팔뚝을 구경하는 것도 포구를 보는 또 다른 맛이다. 새벽이면 밤새 낚아온 고기들의 경매가 이루어진다.

장호항은 SBS 드라마 <태양의 남쪽>에서 '고래무덤'으로 갑자기 유명해졌다. 하긴 해변의 기암괴석을 눈을 씻고 보면 고래가 누워 있는 모습 같기도 하다. 산 정상에서 보면 장호항이 내려다 보이는데, 드라마 <태양의 남쪽>에서 최민수와 최명길이 함께 산중턱에서 앉아 장호항을 내려다 보며 이곳이 유명해졌다.

언제 만들어 놓았는지 해안선을 따라 맨발 산책로가 놓여 있었다. 바다를 벗삼아 애인과 함께 맨발로 거닐면 묘한 즐거움을 얻을 수 있다. 해돋이가 일품이기도 하다.

해신당 성민속 공원

▲ 해신당에는 남근 조각이 제물로 봉헌되며, 남근공원이 조성되어 있다.
ⓒ 이종원
고추공원이 따로 없다. 힘센 남근들이 바다를 바라보고 태백산맥을 쳐다보며 공원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해신당 공원에 세워져 있는 대형 작품은 남근을 주제로 하여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제작한 예술품이다. 동해안에서 유일하게 남근 숭배 민속이 전래되고 있는 신남마을은 북동쪽에 위치한 산 언덕에서 나무로 깍아 만든 남근을 엮어 매달아 놓고 매년 제사를 지내고 있다.

해신당 사당

제사상에 제물을 올려 놓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아니라 굴비두름처럼 엮어 만든 남근을 주렁주렁 매달아 놓았다. 즉 남근 봉헌제의 특이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앞 바다에서 죽은 처녀의 초상화도 보인다. 10월 오일(午日)에만 제사 지내는 이유는 오일이 12간지 중에서 성기가 가장 큰 말의 날이기 때문이란다.

해신당 뒷편에 소나무에도 남근이 매달려 있다. 해신당을 지키는 당산나무다. 가지에 복주머니가 달려 있고 그안에 동전이 들어 있다고 한다. 이런 미신은 풍어와 다산을 의미한다. 제사를 통해 마을 사람들의 결속을 다지며, 향촌을 하나로 묶는 연결고리가 분명하며 오늘날까지 고유의 전통이 이어진 것만으로도 감사할 따름이다.

삼척 어촌 민속전시관

해신당 윗쪽에는 우리 나라 수산업 발전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어촌 민속전시관이 있다. 대형 영상수족관과 동해어촌의 생활문화자료, 체험코너가 있으며 세계 성민속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대형 밍크고래 실제 뼈가 전시되어 있으며 삼척의 성민속과 세계 여러 나라의 경이적인 민속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국네 최초의 상설전시관이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바다 풍경이 일품이다.

저렴하고 푸짐하게 회를 먹고자 한다면 임원회센터

▲ 저렴하고 싱싱하기로 유명한 임원회센터
ⓒ 이종원
해신당에서 7번국도를 타고 남쪽으로 가다보면 아름다운 포구 임원항이 나온다. 임원항에는 37곳이나 되는 즉석 횟집이 골목을 만들어 여행자의 입맛을 돋군다. 집집마다 놓여 있는 방 한칸에 비집고 들어가서 바다를 바라 보며 회를 즐긴다. 밤에도 불야성을 이룰 정도로 성황이다.

동해안 여느 횟집보다 저렴하여 광어, 숭어, 우럭, 오징어 등 3만원이면 배부르게 회를 즐길 수 있다. 대부분 자연산이기 때문에 싱싱하며 맛 또한 기가 막히다. 요즈음엔 대게가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아름다운 바다와 방파제는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하게 할만큼 아름답다. 특히 방파제는 전국 제일의 돔낚시터로 명성이 자자하다. 임원항 남쪽 가까이에 임원해수욕장이 있어 낚시와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갈매기들의 휴식처- 호산항

7번 국도를 따라 따뜻한 남쪽으로 내려간다. 이번에 나타난 항구는 호산항이다. 포구에 들어서자 조금은 답답했다. 그러고 보니 방파제가 직사각형으로 포구를 덮고 있고 한쪽 귀퉁이만 조금 뚫려 있었다. 암만 거센 파도가 몰아쳐도 걱정은 없다. 포구 가운데 배들이 드나들 때 걸리적거릴 만한 돌섬이 솟아 있는 곳이 색다르다. 이곳이야말로 갈매기들의 휴식처다.

호산항에서 남쪽으로 가다보면 호산해수욕장과 월전해수욕장이 나온다. 강원도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해수욕장이다. 이곳은 은모래가 아니라 자갈처럼 보이는 굵은 모래밭이 특이하다. 호산과 월전을 가로지르는 하천이 흘러 민물욕과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강원도 최남단항구-고포항

삼척의 제일 끝에 매달려 있으니 강원도 최남단 항구라고 해도 좋을 듯 싶다. 이 조그만 포구 가운데를 가로질러 강원도와 경상도로 갈라진다. 한 쪽은 강원도 삼척이고 다른 쪽은 경북 울진 지역이 된다. 길 건너 이웃집에 전화를 걸면 시외전화를 해야 한다고 하소연할 정도다.

덧붙이는 글 | 이종원 기자는 여행동호회 '모놀과 정수'(http://www.monol.co.kr) 운영자이며, 여행 서적 <한국의 숨어 있는 아름다운 풍경>(가림출판사)의 저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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