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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광역시 강화군 내가면 고천리에 위치한 해발 466m의 혈구산은 강화도의 중심에 위치한 산이다. 고비고개를 경계로 고려산과 남북으로 이어져 있는 혈구산의 정상에 서면 강화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고려산(438m)에 비해 높기도 높거니와 산줄기가 크고 험준하며, 구비구비 많은 골짜기가 있어 옛날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절이 많았다고 한다.

▲ 혈구산 찾아가는 길
ⓒ 이현상
혈구산을 찾기 위해서는 우선 강화대교를 거쳐 강화읍내로 들어온다. 강화읍을 관통하여 약 5~600m 직진하면 서문 삼거리가 나온다. 계속 직진하면 하점 방향으로 가는 길이다. 서문 삼거리에서 좌회전한다. 안내 표지판에는 적조봉/적석사와 청소년 야영장 방향이라고 적혀 있다. 문예회관을 지나면 곧 오른쪽편으로 고려저수지가 나온다. 이제부터 왼쪽으로는 혈구산, 오른쪽으로는 고려산이 보인다.

▲ 혈구산 산행기점인 고비고개
ⓒ 이현상
계속 가다보면 어느새 고비고개길이다. 고비고개의 정상 부근에서 속도를 줄인다. 왼쪽편에 혈구산 등산로 입구임을 알리는 작은 안내문이 보일 것이다. 위 사진은 반대방향에서 촬영한 것이다. 따라서 사진에서는 오른쪽에 등산로 입구가 있다. 고비고개 정상 부근에는 승용차 몇 대는 주차가 가능한 공간이 있다.

▲ 혈구산 등산 안내도
ⓒ 이현상
혈구산의 등산 코스는 왕복 4km로서 약 2시간이 소요된다. 드문드문 가파른 길이 있지만 코스 전체가 그리 길지 않으므로 부담스러운 산행은 아니다. 일반적인 등산 코스는 고비고개를 출발하여 삼거리봉을 거쳐 혈구산 정상에 이르는 길이다. 하산 역시 같은 코스를 이용한다. 일부 구간이 산불 예방 차원에서 폐쇄한 탓이다. 입장료는 없다.

▲ 낙조대에서 바라본 혈구산 전경
ⓒ 이현상
사진의 왼쪽이 고비고개길 등산로 기점이며, 오른쪽의 가장 높은 봉우리가 혈구산 정상이다. 정상부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전망이 트이며 강화도의 전모가 드러난다. 전체적으로 야트막하게 보이지만 제법 기골을 갖춘 계곡과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어서 큰 산의 면모가 느껴진다.

▲ 진달래가 터널을 이룬 등산로
ⓒ 이현상
4월의 혈구산은 온통 진달래 꽃밭이다. 일부 등산로 구간은 진달래로 완전히 터널을 이루기도 한다. 만약 있다면 천국에 이르는 길이 이럴 것이다. 혈구산 진달래의 경우 4월 초순에 개화하기 시작하여 중순까지 절정을 이룬다. 서둘러 이번 주(4월 19일, 20일)에 가면 후회하지 않을 장관을 보게 될 것이다.

▲ 진달래 꽃밭을 이룬 능선
ⓒ 이현상
능선 곳곳이 진달래 꽃밭을 이루고 있다. 가파른 길을 한번 차고 올라 한숨 돌리며 내려다보면 능선마다 선분홍빛이 흐드러진다. 마치 조물주가 분홍 물감을 휙휙 뿌려놓은 듯 하다.

▲ 등산로 전체가 진달래 정원을 이룬다.
ⓒ 이현상
계속되는 능선길에서 어디에 눈을 두어야 할지 모를 지경이다. 단 한 가지 식물종이 산 전체를 이렇게까지 물들일 수 있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 꽃길로 이어진 정상
ⓒ 이현상
고비고개 등산기점에서 약 1.5km 오르면 어느새 정상이 손에 잡힐 듯 나타난다. 정상에는 깃발 하나가 바람에 펄럭이고 있다. 대부분의 산이 정상에 이르는 마지막 길을 가파르게 내놓지만 혈구산은 정상까지 부드럽게 꽃길로 이어진다. 꽃구경에 힘든지 모르고 정상으로 간다.

▲ 혈구산에서 바라본 고려산
ⓒ 이현상
혈구산은 고비고개를 경계로 북쪽으로 고려산과 마주보고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사방으로 전망이 트이며 강화도의 전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북쪽으로는 손에 잡힐 듯 고려산이 마주 보인다. 서쪽 낙조봉에서 고려산 정상에 이르는 능선길이 병풍처럼 둘러있다. 동으로는 강화시내와 강화대교, 바다 건너 김포 땅인 문수산성이 보인다. 눈을 돌려 남쪽을 보면 마니산 주능선이 가로지른다.

▲ 서쪽 조망. 내가저수지와 아스라하게 석모도가 보인다.
ⓒ 이현상
서쪽으로는 바로 발밑에 내가저수지가 보이고 그 너머로 아스라하게 석모도와 왼쪽으로 교동도가 보인다. 잠시 조망을 위해 자리에 앉으면 경치에 눈이 팔려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 여기서 보는 낙조도 만만치 않은 장관일 것이다.

▲ 정상에서 바라본 능선길. 곳곳이 진달래밭이다.
ⓒ 이현상
어느 산이나 정상에 서면 정복했다는 느낌보다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게 한다. 혈구산 역시 정상에 서면 지나온 길을 다 보여주며 ‘네가 걸어온 길이다’하고 펼쳐 보여준다. 능선을 이루며 이어진 발 밑의 걸어온 길이 사뭇 뿌듯하기까지 하다.

▲ 등산로에 핀 야생화
ⓒ 이현상
내려오는 길이라면 좀더 여유를 가질 수 있다. 이제 눈을 들어 멀리만 조망할 일이 아니다. 가끔은 발밑도 살펴보자. 겨울을 이겨낸 소박한 들꽃과 야생쑥, 고사리 등이 '저도 여기 있어요' 속삭이며 낮게 엎드려 있다.

성석제도 감탄한 비빔국수
40년을 한결같이 비빔국수만을

▲ 허름한 비빔국수집
ⓒ이현상
화려한 음식 재료와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지만 한번쯤 들러 봐도 후회하지 않을 집이 있다. 40년간 비빔국수만을 내온 ‘비빔국수’집이다. 거개의 음식점이 무슨무슨 관이니 이런저런 정이니 그럴듯한 이름을 내걸지만 이 집은 상호 자체가 그냥 ‘비빔국수’집이다. 차림표도 따로 없다. 비빔국수와 잔치국수 단 두 가지. 가격은 보통은 2500원, 곱배기는 3000원이다. 입담 좋기로 소문난 소설가 성석제는 그의 산문집 ' 쏘가리'에서 이 집의 비빔국수를 이렇게 예찬하고 있다.
"뜨거운 멸치국물과 함께 약간의 양념, 고춧가루, 김치에 사각거리는 느낌이 나도록 설탕을 치고 입맛을 개운하게 하는 김을 듬뿍 넣어 비벼먹는다. 약간 신맛이 돌면서 담백한 이 비빔국수는 일견 평범해보이지만 그 환상적인 맛은 흉내를 낸다고 제대로 될 리가 없다. 맛이라는 건 시기, 색깔, 연륜, 기대, 냄새, 인생관, 기타 등등 수많은 함수를 직감적으로 풀어낸 결정체(손맛이란 말이 있듯)이기 때문이다.“
찾아가는 길은 이렇다. 강화읍내를 지나면서 오른쪽편으로 강화경찰서 들어가는 골목이 나온다. 우리은행이 있는 길목이다. 그 골목으로 50m쯤 더 가면 오른쪽으로 꺾어지는 골목 안쪽에 있다. 요란한 간판이 따로 없으므로 눈여겨 봐야 찾을 수 있다.(전화 032-933-7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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