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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방송 3사의 아침드라마의 선정성 경쟁이 날이 갈수록 극에 달하고 있다. 예전 흔히 보던 '불륜을 넘어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비정상적인 애정관계 묘사는 물론 살인청부, 미아납치 등 반인간적이고 반인륜적인 내용도 서슴없이 전파를 통해 내보내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민언련, 이사장 성유보)에서 지난 3월 1일까지 방송된 지상파 방송3사의 아침드라마 4편에 대한 모니터 결과 드러났다.

보고서에 의하면, "지상파 방송3사의 아침 드라마 <황금마차>(MBC), <얼음꽃>(SBS), <여고동창생>(KBS2), < TV소설 인생화보>(KBS1)는 극단적이고 자극적인 소재설정, 비현실적인 인간관계 등을 통해 반인륜적이고 반인간적인 인간상을 스스럼없이 쏟아내고"내고 있으며 이중에서는 특히 "상업방송 SBS의 <얼음꽃>과 공영방송 MBC의 <황금마차>는 누가 더 도덕적 타락상을 극명하게 드러내는지를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 <황금마차> SBS <얼음꽃>, 패륜적 내용 심각

MBC의 <황금마차>에서는 미혼모였던 유정이 자신의 아들을 이복여동생인 순정에게 맡기고 정체를 숨긴 채 재벌가의 장남과 결혼한다. 유정은 순정마저 시동생이 된 재벌가의 둘째 아들과 결혼하려 하자 과거의 남자를 사주하여 순정을 납치, 협박하는 행동마저 서슴지 않는다.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장면이 인간성 상실의 절정을 보여준다며 비판하고 있다.

SBS의 <얼음꽃>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 여자를 버린 형준은 야망을 실현하기 위해 친구를 죽이고, 장인과 장인의 친자로 드러난 태석마저 청부살인하려 한다. 패륜적 행동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 MBC의 설명처럼 '방해된다면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동생납치'도 서슴지 않는 <황금마차>
ⓒ MBC
비정상적 애정관계 묘사

여기에 더해 이들 아침드라마가 "상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상상조차 하기 힘든 기상천외한 애정관계를 설정"한다고 민언련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 역시 가장 심각한 것은 <황금마차>와 <얼음꽃>이다.

<황금마차>에서는 결국 동생 순정이 재벌가 둘째 아들과 결혼한다. 겹사돈이 된 데다가 유정은 원래 자신의 아이에게서 '이모'라 불리다 '큰엄마'로 불리게 된다.

<얼음꽃>에서 영주는 형준에게 버림받고, 형준의 친구인 경민과 결혼한다. 경민이 형준에게 살해당하자 시누이의 약혼자였던 태석과 다시 결혼하게 된다.

KBS의 <여고동창생>과 < TV소설 인생화보>는 이에 비하면 양호하다. 하지만 여전히 복잡한 애정관계를 엮어내고 있다. <여고동창생>에서 여주인공인 정순주는 여고시절 낳았던 아이를 버리고 결혼했다가 이혼한 여자로서 재벌가의 장남인 규원과 애정을 쌓게 된다. 하지만 여고시절 연적이었던 서민정이 규원의 외사촌 누나로 사사건건 이들의 관계를 방해한다. 또한 나중에 밝혀지지만 규원의 여동생인 민재가 순주가 버린 '딸'인 것으로 설정되면서 사태가 꼬인다. < TV소설 인생화보>에서는 우연히 주운 돈가방으로 부자가 된 집안의 형식이 돈가방을 잃어버려 망하게 된 집안의 큰딸 애림을 만나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하기 전 아이를 낳고 같이 산다. 하지만 그 이전 애림과 애림의 동생 정림은 형식의 형 형우를 같이 좋아했고 형우는 제수가 된 애림을 좋아했었다. 복잡하긴 마찬가지인 것이다.

▲ SBS<얼음꽃>의 세 주인공, 형준에게 버림받은 영주는 시누이의 약혼자 태석과 결혼한다.
ⓒ SBS
이들 드라마는 아울러 비정상적인 애정관계를 묘사하면서 여전히 '악녀 대 착한여자'라는 여성 사이의 왜곡된 대결관계를 설정하고 있다. '악녀'는 애정관계에 있어 주도적이고 적극적인 반면, '착한여자'는 수동적인 인물로 나온다. 이에 대해 민언련 보고서는 "이러한 전형적 인물묘사는 자칫 수동적인 태도는 '착한 것'으로 적극적인 태도는 '나쁜 것'으로 왜곡할 우려가 있다"며 비판한다.

반성 없는 한 '폐지' 요구할 수도

아침드라마들에 대해 선정적인 구성으로 시청률 경쟁에 매달리고 있다는 지적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 특히 이번 민언련 모니터보고서의 대상의 된 4편의 아침드라마에서 '미혼모', '불륜', '살인', '납치' 등의 소재가 등장한 것은 "극단적 상황이 시청률 올리기의 공식으로 자리잡은 증거"다. 이러한 소재가 버젓이 등장하여 '15세이상시청가'판정을 받은 것도 '등급제의 허울'로 지적되었다. "'인륜'을 무시하는 이 같은 드라마들이 과연 '15세'시청판정을 받기에 적합한지 의아할 따름"이라며 "더구나 이 드라마들은 청소년들이 시청 가능한 겨울방학 기간에도 이 같은 반인간적 내용을 버젓이 방송"되었다는 것이다.

민언련은 보고서를 통해 "이제 아침드라마는 '존폐'의 기로에 섰다"며 "계속적으로 선정적이고 반인간적인 내용은 반복한다면 '폐지'외에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규정하고 각 방송사의 반성과 새로운 시도를 요구했다.

민언련은 "아침드라마가 불륜, 살인과 같은 선정적이고 반인간적인 내용을 반복한다면 폐지 외에 더 이상의 대안은 없다"면서 "방송 3사는 공중파 방송의 기본적 도의를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덧붙이는 글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에서 발표한 '방송3사 아침드라마 모니터보고서'를 보시려면 민언련보고서<---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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