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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는 먼저 1차전지(Primary Battery)와 2차전지(Secondary Battery)로 나눌 수 있다.

어려울 건 없다. 1차전지는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 배터리고, 2차전지는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는 배터리라고 이해하면 된다.

배터리의 전압은 내부 화학 재료에에 따라 달라지는데 망간과 탄소, 수은, 니켈, 수소, 리튬 등이 주된 원료다.

배터리를 직렬 연결하면 전압(V)이 올라가고, 병렬로 연결하면 전류(A)가 커진다는 사실은 초등학교에서 다들 배웠을 터.

숨 한 번 몰아쉬고, 지금부터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

망간(Mn) 전지
'Super'도 모자라 'Heavy'라는 수사까지 동원했지만 망간전지의 앞날은 불투명하다.
정격전압은 1.5V(볼트)다. 불과 10년 전만해도 천하를 호령하던 녀석이지만, 지금은 권좌를 뺐기고 처량한 신세가 될 위기에 놓였다.

1868년 프랑스의 르클랑셰에 의해서 발명되어 일본에서도 명치시대에 이미 상품화되었던 역사가 오랜 전지다. 풍부하고 값싼 이산화망간을 양극 활물질로 사용해 생산단가가 쌌으므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은 건 당연하다. 허나 강력한 경쟁자들에 밀려 자취를 감추고 있는 추세여서 국내에서도 이젠 보기가 힘들어졌다. 가끔 중국에서 수입된 녀석들을 볼 수 있는데, 지하철에서 10개 천원 짜리 배터리를 샀다면 십중팔구 '이 녀석'일 가능성이 높다. 값이 싼 반면 용량은 형편없다.


알칼라인(Alkaline) 전지
요즘 시중에서 판매하는 1차전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에너자이저, 듀라셀 등은 이 녀석들의 '반장격'이다. 일회용으로 사용하기엔 안성마춤. 양극 활물질에 이산화망간, 음극 활물질에 아연을 사용하는 것은 망간 전지와 같으며 전해액에 수산화 칼륨 수용액을 사용한다. 전해액을 약산성(망간건전지)에서 이온 전도도가 높은 강알칼리성으로 바꾼다고 하는 발상이, 고성능 전지를 태어나게 했다. 그래서 이름이 '알칼라인 전지'.

이 녀석의 '노년' 철학은 '가늘고 길게'다.
특성 그래프를 그려본다면, 자신의 용량을 있는 힘껏 방출하고 쓰러지는 급경사 그래프보다는 완만한 경사의 그래프 곡선을 보이며 서서히 일생을 마친다. 특히 추운 곳에서 맥을 못춘다. 1차전지이기 때문에 충전할 경우 쇼트(sohort)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배터리액이 새 충전기를 못쓰게 할 수도 있으므로 충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예외적으로 '알카바'는 열번 정도 충전이 가능하지만, 이도 크게 믿을만 하지는 않다. 충전을 거듭할수록 현저하게 용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배터리 소모가 많은 카메라와 사진용 플레시 등에는 추천할 게 못된다. 탁상 시계에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 정격전압은 1.5V

산화은(Silver Oxide) 전지
산화은 전지는 양극에 산화은, 음극에 아연, 전해액에 수산화 칼륨 또는 수산화 나트륨의 수용액을 사용한 알칼리 전지이다. 산화은 전지의 대부분은 단추형 일차 전지이지만, 일부는 이차 전지도 있다.
산화은 전지는 카메라와 소형 전자 계산기의 전원으로서 출발했지만, 요즘은 손목시계에 주로 사용된다. 평탄한 방전전압과 소형화로 각광받았다. 정격전압은 1.55V

수은(Mercury) 전지
수은 전지는 방전 전압의 평탄성이 특히 뛰어난 특징을 살려, 측정 기기의 기준전원이나 카메라의 노출계용 전원으로서 쓰여왔다. 또 소형이면서 대용량이기 때문에 소형 라디오, 무선 마이크 등에도 쓰이나, 그 중에서도 소형 보청기의 전원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수은으로 인한 심각한 환경파괴문제가 제기되면서 급속히 사라져 가고 있다.

니켈카드뮴(Ni-Cd) 전지
후발주자들의 추격을 받고는 있지만, 아직은 2차전지의 대표자격을 맡고 있는 배터리. 성격이 매우 '화끈'하다. 자신이 가진 온 힘을 모두 소진한 뒤 '픽'하고 쓰러진다. 추운 곳에서도 강한 힘을 발휘하기 때문에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충전용 배터리를 사용하는 사진가들의 절반 이상이 니켈 카드뮴 전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300-500회 정도 충방전이 가능하다.

정격전압은 1.2V이며, 용량은 600mAh(밀리암페어아워, 전하량의 단위)와 1000mAh가 주종을 이룬다. 아무래도 1000mAh가 여러모로 좋지만, 가격을 고려해 구입하는 게 좋을 듯. 치명적인 단점이라면, 메모리 효과(Memory Effect)가 있어서 충·방전시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메모리 효과에 대해서는 나중에 설명키로 하고...

니켈수소(Ni-MH, Nikel-Metal Hydrid) 전지
요즘 '뜨는' 녀석들 가운데 하나다. 니켈카드뮴 배터리의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했다. 메모리효과도 니켈카드뮴 배터리보다 훨씬 적을 뿐 아니라 대용량화를 실현했다는 것이 제조회사의 설명. 1000mAh와 1600mAh가 주종을 이룬다. 예전에는 워크맨 전용 배터리가 니켈카드뮴 배터리였지만, 요즘은 이 니켈수소 배터리로 거의 바뀌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지 소모량이 많은 카메라나 사진용 플레시, RC Car 등에 적합하다. 정격전압은 1.2V. 400-500회 충방전이 가능하다.

납축전지(Lead acid)
자동차용 배터리를 연상하면 된다. 하지만 2차전지면서도 '성깔'이 확연히 다르다. 대부분의 충전용 배터리(특히 니켈카드뮴)는 '메모리 효과' 때문에 모두 어쩌다 한 번씩은 풀(full) 방전한 후 충전하는 게 좋지만, 납축전지는 절대 풀 방전해서는 안된다. 밤새 라이트를 켜 둔 채 방치해 두었던 자동차의 배터리는 설사 어제 갈아넣은 배터리였더라도 눈물을 머금고 폐기해야 하는 게 이 녀석의 운명이다. 정격전압은 2볼트인데, 자동차 배터리는 이 녀석 6개를 직렬 연결해 12V로 만든 것이다. 오랜 동안 사용치 않을 경우 완전충전 후 보관하는 게 좋다. 사용자가 이런 원칙만 지켜준다면 어느 배터리보다 오랜 수명을 유지한다.

태양열 전지
태양 전지는 반도체와 광 기전력 효과를 이용한 것으로,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를 조합하여 만든다. p형 반도체와 n형 반도체가 접한 부분(pn접합부)에 빛이 들어오면, 빛 에너지에 의해서 반도체 내부에서 마이너스의 전하(전자)와 플러스의 전하(정공)가 발생한다. 발생된 전자와 공은 내부의 전계에 의해서 각각 n형 반도체 측와 p형 반도체 측으로 이동하여, 양쪽의 전극부에 모아진다. 이 양 전극을 도선으로 연결하면 전류가 흐르고, 외부 전력으로 꺼낼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리튬(Coin Lithium) 전지
여러 원소 가운데서도 가장 강하게 전자를 흡수하는 플루오르를 양극 활물질로 사용하면, 이른바 '극한 전지'가 된다. 그러나 플루오르는 가스상태에서 매우 위험해 실용화가 어려웠다. 그러던 도중 1971년 플르오르화 흑연의 화학물인 '고체상 플르오르화 흑연'이 화학적으로 극히 안정되어 있으면서도, 유기 전해질 속의 전지 반응이 매우 활발하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전지 반응이 활발한 것은 화학적으로 불안정하고, 역으로 화학적으로 안정되어 있는 것은 전지 반응이 늦다는 것이 상식이었으나, 이것을 뒤엎는 발견이었다.)

플르오르화 흑연은 고체 화학물 가운데서는 중량 대비 이론 전기 용량이 최대이며, 또 방전 반응에 의해서 플르오르화 흑연이 도전성의 탄소로 변해가기 때문에, 방전시의 전압 저하를 가져오지 않고 평탄한 전압 특성을 얻을 수 있다. 정격전압은 3V. 성능은 매우 좋지만, 가격은 다른 배터리에 비해 상당히 비싼 편이다.

리튬이온(Li-Ion) 전지
요즘 이동전화와 노트북용 배터리로 각광받고 있는 신세대 배터리의 선두주자.
디지털 카메라용 배터리로도 애용되는 가장 우수한 성능의 배터리다. '메모리 효과'가 없어 사용자가 임의대로 주변환경에 따라 수시로 충방전을 해도 거의 수명에 영향이 없다는 것이 제조업체의 설명. 리튬산화물질로 + 극을 만들고, 탄소로 - 극을 만든다.

이 녀석의 몸 안에는 액체로 된 전해액이 들어 있는데, 휘발유보다 잘 타는 유기성 물질이어서 폭발의 위험이 있다. 따라서 보호회로를 장착한 '팩' 형태로만 유통된다.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원형AA 배터리로 양산되지 않고, '전용배터리' 형태로만 생산되는 것도 이 탓이다. 정격전압은 3.6V.

리튬폴리머 전지
리튬이온 전지가 신세대 배터리라면, 리튬폴리머 전지는 차세대 배터리다. 폭발성이 있는 리튬이온배터리의 전해질과는 달리 '젤'타입의 전해질을 사용한다. 따라서 아주 얇고, 다양한 모양의 배터리를 만들 수 있다. 예컨데 휘어진 모양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포터블 전자제품의 디자인에 혁신적인 유연성을 줄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

단점이라면 리튬이온 전지보다는 용량이 작고, 수명도 짧다는 점. 허나 리튬이온 보다 가볍고 안전하다. 일부 휴대폰의 배터리에는 이미 사용되고 있다. 정격전압 3.6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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