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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인플루엔자 확산 우려로 충청권 지자체들이 대형 국제행사를 잇따라 취소하고 있는 가운데 충북 청주시가 일정대로 국제공예비엔날레를 강행할 것으로 보여 신종플루 확산에 대한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특히, 최근 신종플루 확산에 대해 보건당국과 의료계가 그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청주시가 자칫 행사 개최에만 급급하다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목소리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한발 더 나아가 국제행사 뿐만 아니라 지역에서 치러지는 각종 행사도 연기·취소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충북 충주시는 최근 감염 외국인 입국 우려로 인해 올해 충주세계무술축제를 전격 취소했다. 충남 천안시도 1년 동안 준비해 온 대규모 국제행사인 '천안흥타령축제 2009' 행사를 전격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천안흥타령축제는 국·내외에서 130만명이 참여하고, 16개국에서 21개 팀 500여명의 외국인이 참여하는 대한민국 최우수축제로 시는 고심끝에 원천적으로 신종플루를 차단하는 차원에서 취소하기로 했다. 반면, 충북 청주시는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성공 개최를 자신하며 행사를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대신 신종플루 우려에 대해 청주시와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가 대응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먼저 빠른 시일 내에 예산을 편성해 행사 기간 매표소에 열감지기를 설치하는 한편 방역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모두 5대의 열감지기를 전시관별(예술의전당 4대, 신영지웰시티 생활전시관 1대)로 설치하고 당초 6대의 손소독기를 3개관에 10대씩 총 30대를 비치하기로 했다.

 

홈스테이를 신청한 외국방문자(30가구)는 각 가정과 호텔을 직원이 방문해 정기적으로 방역활동과 사전교육을 병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 조치가 과연 수십만명에 이르는 국내·외 방문자들이 수시로 드나드는 공간에서 신종플루를 100% 차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 오히려 시가 내놓은 대책이 행사 규모와 방문객 수를 감안할 때 형식에 불과한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행사기간 외국인만 3~4만명에 달하는 데다 내국인 방문자까지 포함할 경우 모두 80만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 지자체들이 각종 국제행사를 줄줄이 취소하고 있고 학교에서는 수학여행을 취소하거나 개학을 연기하고, 군부대는 장병들의 외출금지령을 내리는 상황에서 청주시만 유독 대규모 국제행사를 강행하려는 것은 좀처럼 납득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행사를 후원하고 있는 교육당국도 이번 행사에 대한 부담감이 적지 않다.

 

이기용 충북도교육감이 "신종플루 확산속도가 현 추세대로 유지된다면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학생단체 관람을 금지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지만 이미 도내 40명이 넘는 학생이 감염됐고, 일부 학교가 잇따라 휴교가 들어간 데다 최근에는 교사마저 감염되면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아무리 방역이 완벽해도 신종플루가 발생하면 문제가 될수 있지만 이미 작품이 많이 반입돼 있고 작품 공모전 심사도 끝나는 등 행사 준비가 거의 마무리된 상태"라며 "신종플루는 감기 수준 정도인데도 시민들이 너무 걱정을 하는 것 같다. 오히려 행사장에 열감지기로 신종플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로 6회째를 맞는 2009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는'만남을 찾아서 Outside the box'를 주제로 오는 9월23일부터 11월1일까지 40일간 개최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충청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신종플루, #공예비엔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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