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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대 대통령 선거 투표일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마이뉴스>와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대표 안일원)가 공표 가능한 마지막 여론조사일(12일)에 전국 성인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48.5%, 민주당 문재인 후보 46.9% 지지율로 두 후보가 초접전을 벌이고 있다. (95% 신뢰수준에 ±1.8%p. 응답률 11.4%)

이승만 정권 때부터 야당 도시로 알려진, 그러면서도 제15대 총선 때는 호남에서 유일하게 신한국당(새누리당) 강현욱 후보가 당선하기도 했던 전북 군산의 민심을 알아보기 위해 옛날 다방(국일다방)을 찾았다. 국일다방은 1960년대 초 개업했다. 한때 음악 DJ도 있었지만, 지금은 주로 노년층이 찾는 곳이다.

군산 '다방 민심'... "박근혜 추진력 믿어"

국일다방을 처음 찾은 때는 12일 오후 3시. 약 2시간 동안 시민 12명 의견을 들었다. 사장 장순재(64)씨는 "손님들은 대부분 오전 10시 쯤 만나 모닝커피를 마신 뒤 이야기를 나누다가 점심을 먹고 헤어지기 때문에 오후에는 손님이 없다"고 말했다.

다방 민심을 전하는 이원행(왼쪽)씨와 고병설(오른쪽)씨.
 다방 민심을 전하는 이원행(왼쪽)씨와 고병설(오른쪽)씨.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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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전 10시, 다시 국일다방을 찾았다. 좀 더 다양한 정보와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서다. 국일다방의 대선 민심은 소문대로 박근혜 후보 지지가 높았다.

군산시의회 의원(2대)을 지낸 이원행(71)씨는 "이곳(다방)에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면서 "나도 새누리당은 싫지만, 구태에 찌든 남자 정치인보다 여성의 청렴도를 믿기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씨의 박 후보 칭찬은 이어졌다. 그는 "박 후보는 한나라당이 '차떼기당'으로 불리는 등 위기에 처한 2004년 총선 때 당을 구했고, 'MB 심판론' 탓에 어려운 올해 총선에서도 과반 의석을 만들어냈다"며 "남자 정치인 중 그만한 소신과 능력을 갖춘 인물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고병설(75)씨는 "문재인 후보는 공수부대 출신으로 여러 면에서 성실하고 정확한 사람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대통령이 되기에는 정치경력과 자질 면에서 부족한 게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고씨는 "대통령은 정치적 능력과 리더십을 갖춰야 하는데, 문 후보는 청와대 비서실장 경력이 전부여서 대통령에 적합하지 않다"고 박 후보 지지 이유를 설명했다. 

"저도 박근혜 후보를 구중궁궐 공주로만 생각했어요. 청와대 금고에서 나온 6억 원 받은 것도 잘못이고요. 그런데 눈여겨 보니 3~4선의 남자 정치인도 꼼짝 못하는 추진력도 있더라구요. 지난달 박 후보는 군산에 와서 새만금개발청 설치, 고속도로(군산-장수) 건설 등을 약속했어요. 저는 박 후보 리더십과 일관된 추진력을 믿습니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 사이에도 민주당 대표를 지낸 한화갑, 국민의정부 때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한광옥, 민주당 최고위원 출신 김경재 등의 '박근혜 지지'를 보는 시각은 달랐다.

"광주·전라지역에서 박 후보의 득표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과 "쓸개도 없는 X들, 전라도 체면이 말이 아니다"라며 격노하는 사람도 있었다. 

몇몇 손님은 "제15대 대통령 선거(1997년) 때도 김대중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군산과 호남이 전폭적으로 밀어줬지만, 우리가 얻은 게 뭐냐? 노 대통령 때도 찬밥신세로 밀려나지 않았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국일다방에서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 지지자를 만나기 어려웠다. 

다방과 다른 '버스 민심'... "문재인이 정답"

시내버스 기사들의 친목 모임 월례회 광경
 시내버스 기사들의 친목 모임 월례회 광경
ⓒ 조종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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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 등에서 운행하는 전·현직 시내버스 기사들과 직원으로 구성된 친목 모임(17명) 월례회가 12일 오후 6시 군산시 평화동의 한 식당에서 열렸다. 양해를 얻어 이들을 취재했다. 회원 연령층은 40대~70대, 참석한 회원은 14명이었다. 이들의 대선 민심은 다방과 대비됐다. 

버스 기사 경력 12년째라는 이규환(59)씨는 "버스를 이용하는 여러 손님들은 문재인 후보가 당선하면 물가 상승도 주춤하고, 꽉 막혔던 경기도 조금은 숨통이 트이겠지만, 박근혜 후보가 당선하면 경제가 어려워지고 국민과도 소통이 안 될 것이라고 말한다"고 밝혔다. 그는 손님 견해와 같다고 말했다.

서정홍(68)씨는 "물가안정도 중요하지만, 투명한 국가 경영과 민주주의가 더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선거 때마다 야당 후보를 찍었다는 서씨는 "검찰을 비롯한 권력기관은 청와대 눈치 안 보고, 재벌은 경영을 투명하게 해야 국가 경제 뿌리가 튼튼해진다"며 "이런 사회를 만들 후보는 문재인"이라고 주장했다. 

버스 기사 경력 21년의 이봉호(59)씨는 박근혜 후보를 두고 "지(자기) 정권 지가 바꾼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4대강 사업, 광우병 파동, 권력을 앞세운 언론장악, 친인척 비리 등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을 외면해온 박 후보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회원들은 현장에서 "무조건 바꿔야 한다"며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했다. 하지만 지찬호(45) 총무는 견해가 달랐다. 지 총무는 "이정희 후보도 똑똑하지만, 대통령감으로는 한계가 있고 박근혜 후보에게 믿음이 간다"고 말했다.

이날 모인 회원 14명은 대선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중 아홉 명은 문재인 후보 당선 가능성이, 네 명은 박근혜 후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 명은 모르겠다고 답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박근혜, #문재인, #댙농령선거,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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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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