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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지역에 걸려있는 현수막.
 안양지역에 걸려있는 현수막.
ⓒ 이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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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안양의 표심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 지난 12월 11일, 12일 양 일간 연령별 성별로 인터뷰를 시도했다. 최대한 정확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뷰 대상은 현재 정당에 가입하지 않았고, 고향이 경상도나 전라도가 아닌 사람으로 선정했다.

인터뷰 결과 어느 후보가 우세한지 가릴 수 없을 정도의 복잡한 양상이 나타났다. 결론적으로 안양 시민들 표심의 향방은 오는 19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각 연령별 인터뷰 결과는 다음과 같다.

80대 남 "나야 뭐 1번이지"... 이유 묻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강원도 원주 중앙동 문화의 거리 유세에서 한 지지자로부터 조작품을 선물받은 뒤 유권자와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80대 초반 남성 박아무개(석수1동 거주)씨는 "지지하는 후보 정하셨어요?"라고 묻자 전혀 고민하는 기색 없이 "나야 뭐 1번 (박근혜 후보)이지"라고 대답했다. 이어, 이유를 묻자 "이유는 뭐…"라며 말끝을 흐렸다.

안양9동에 거주하는 50대 후반 여성 김아무개씨는 "투표를 하지 않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유는 맘에 드는 후보가 없어서다. 김씨는 "문재인은 진실성이 안 보여서 정말 싫고, 박근혜는 아버지 후광을 입고 나와서 믿음직스럽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안철수 후보가 단일 후보로 나왔으면?'이라고 묻자 "마찬가지예요, 인맥도 경력도 없는 사람이 무슨 정치를 하겠어요. 제2의 노무현을 만들 뿐이지"라고 답했다.

60대 남성 김아무개(안양 9동 거주)씨는 "그래도 박근혜를 찍어야지"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이유를 묻자 "그냥, 민주당이 해도 제대로 하는 것도 없고, 마음에 안 들어서"라고 대답했다.

50대 이아무개(남, 안양시 석수동 거주)씨는 오는 16일 방송되는 마지막 대선후보 토론회를 본 후, 공약을 검토한 후에 지지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씨는 "지지 후보를 결정했나요?"라고 묻자 "이정희 후보는 막말을 해서 아닌 것 같고, 마지막 토론을 봐야지요, 경제 부분을 유심히 봤는데 비등비등 해요, 별 차이가 없어요. 토론을 더 보고 공약을 검토한 다음에 결정하려고요"라고 대답했다.

안양8동에 거주하는 50대 여성 이아무개씨는 이미 오래전에 박근혜 후보를 지지 하기로 결정했다고 대답했다. 박 후보를 지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박 후보가 같은 여성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남자들한테 만날 맡겨 봤자 별 볼일 없고, 그래서 이번엔 여자한테 한 번 맡겨보려고요. 잘 하나 못하나 한 번 봐야 하지 않겠어요"라고 답변했다.

40대 여자 "여자라서 박근혜는 안 돼요"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가 13일 오후 대전시 중구 은행동 으능정이 문화의 거리에서 안철수 전 후보와 '아름다운 동행' 유세 도중 한 지지자에게 응원 편지를 받고 있다.
ⓒ 남소연

반면, 석수2동에 거주하는 40대 여성 고아무개씨는 "여자는 잘 하지 못할 것 같아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한다"고 대답해서 '여자라서 박 후보를 지지 한다'는 50대 여성과 대조를 이루었다. 고씨는 "이 나라는 남자 대통령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떻게 이 큰 나라를 여자가 이끌어가겠어요. 여자는 잘 하지 못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2번입니다"라고 말했다.

안양시 비산동에 살고 있는 40대 남자 유아무개씨는 그동안은 한 번도 빼먹지 않고 꼬박꼬박 투표를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투표할 생각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유를 묻자 처음에는 "투표에 관심도 없고, 재미도 없고, 정치에 신물이 나서"라는 시큰둥한 대답을 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정치인들) 싸우는 꼴도 보기 싫고, 싸우는 수준도 형편없이 낮고, 안철수도 사퇴 하고..."말 끝을 흐렸다. 투표하기 싫은 이유 중 하나가 안 후보 사퇴라는 것을 드러낸 셈. 유씨는 만약 마음이 바뀌어서 투표를 하게 되면 야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지지하는 후보 이름은 끝내 밝히지 않았다).

야당 지지하던 30대 여성 "박근혜 지지하는 이유는..."

 안철수 전 대선 후보가 9일 오후,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지지 연설을 가졌다. 마이크가 없는 안 전 후보의 연설을 듣기 위해 시민들이 자리에 쪼그려 앉고있다.
ⓒ 김동환

안양시 호계동에 살고 있는 30대 미혼 여성 정아무개씨는 "야당을 지지하지만 이번에는 여당인 박근혜 후보에게 한 표를 주겠다"고 말했다. 정씨가 박 후보를 지지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가장 큰 것은 역시 '같은 여자'이기 때문이다. 정씨는 "일하는 여성 입장에서 여성 정치인에게 힘을 실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여성 대통령이 나오는 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요"라며 박 후보지지 의사를 확실히 밝혔다.  

야당을 지지하는 정씨가 여당인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데는, 야당과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의 실망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우리나라는 야당이 없고, 제 1여당과 제2여당만 있어요, 그래서 야당이 돼도 별로 바뀔 게 없다고 봐요"라며 야당에 대한 실망감을 표시했다. 이어, "단일화 과정도 실망스러워요, 아름다운 단일화 아니었잖아요. 안철수 후보로 단일화 됐으면 많이 흔들렸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30대 미혼 남성 이아무개(석수3동 거주)씨도 비교적 구체적으로 자기 의사를 밝혔다. 이 씨는 "안철수 후보를 지지하던 중, 갑자기 안 후보가 사퇴를 해서 잠시 혼란스러웠지만 정권 교체를 위해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라고 답변했다.

이씨가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이유는 대기업 보다는 중소기업을 더 많이 지원해 줄 것 같았고, 그동안 살아온 과정을 볼 때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커 보였기 때문. 또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고 생각 한 이유는 현 새누리당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이나 부자감세 등으로 서민 경제를 어렵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공약보고 투표하는 '소신파' "문 후보 일자리 공약 마음에 닿아"

대통령 선거에 대한 관심은 20대도 30대 못지않게 컸다. 석수2동에 살고 있는 20대 직장인 하아무개씨는 정당과 관계없이 공약이 마음에 들어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하씨는 지지하는 정당 없이 후보의 공약을 보고 투표하는 이른바 '소신파'라고 스스로를 소개했다. 그래서 국회의원이나 지방의원 선거 때는 공약이 좋아서 한나라당 후보에게 표를 준 적도 있다고 한다. 

하씨의 마음을 움직인 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일자리 부분. 하씨는 "문 후보 공약 중, 일자리 공약, 특히 비정규직을 줄여 나가겠다는 공약이 마음에 닿아요. 비정규직으로 근무 해보니 정말 힘들어요. 그리고 복지 공약도 실현 가능해 보이고요"라며 문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를 밝혔다. 하씨는 현재 공공기관 연구소에서 비정규직 연구원을 일하고 있다. 

석수2동에 사는 20대 주부 김아무개씨는 특별히 지지하는 정당은 없지만 통일 공약 때문에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후보들 중 유일하게 박근혜 후보만이 '연방제 통일방안'을 반대해서 지지한다는 것.

김씨는 "연방제 통일 방안은 북한에서 내놓은 통일 방안이라 일단 싫고요. 말로는 평화 통일이라고 하는데, 우리한테도 안 좋고 북한 주민들한테도 안 좋고 오로지 북한 정권에만 좋은 방안 같아요"라며 연방제 통일방안을 거부하는 이유를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민선 기자는 2012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대선특별취재팀입니다.



태그:#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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