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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올 여름은 날씨 눈치보기 바쁘네요. 폭염과 국지성호우로 아이들의 바깥놀이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해를 피해 이른 시간 바깥놀이를 진행하는데 들어올 때면 누구나 할 것 없이 땀비를 흠뻑 맞고 옵니다. 제가 어릴땐 비가 오면 우산 없이 빗속을 뛰어 들어가 날궂이를 하곤했는데. 그러다 약속이나 한 듯 마을 앞 도랑으로 돌진! 빗소리와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풍경이 수채화처럼 펼쳐집니다.

산림청에서는 울창한 국유림에 유아숲 체험시설을 조성하여 유아숲교육을 진행합니다. 숲체험장에는 '숲선생님'이 계시는데 산림교육법에 따라 산림청장이 지정한 '유아숲지도사 양성과정' 운영 기관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자격을 취득해야 합니다. 숲선생님들은 "참새선생님", "다람쥐 선생님"이라는 애칭이 있는데 모두 숲속 친구들 이름을 사용하세요. 아이들에게 한발짝 더 가까워지고 싶은 선생님들의 마음이 전해져 부를때마다 기분이 좋아집니다.

숲체험은 아이들뿐아니라 부모님들도 좋아하는 인기 프로그램입니다. 그만큼 바깥놀이나 체험활동을 선호하십니다.
 
숲을 지키는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요.
 숲을 지키는 친구들에 대해 이야기 나눠요.
ⓒ 박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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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와서 숲체험이 취소되는 날이면 아이들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예요. 부모님 역시 아쉬워 하시고요. 그런데, 얼마 전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원장님, 숲담당선생님 전화 오셨는데요. 이번주 숲체험날 비가 오면 어린이집으로 방문하셔서 수업해주신대요."
"우와~ 비가 와도 숲선생님 만날수 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겠어요."


반가운 소식이 싱글벙글 유쾌한 선물을 안깁니다. 이심전심이라더니 서로의 마음이 닿았나 봅니다. 숲 체험 당일! 아침부터 빗소리가 잠을 깨웁니다. 푸른숲과 흙길을 만날 수는 없지만 우리 "참새선생님"이 오신다니 아이들도 부모님들도 기대하게 됩니다.

참새선생님은 커다란 가방에 솔방울, 나뭇잎, 숲그림 천, 나뭇가지 등 숲을 한가득 넣어오셨어요. 솔방울을 활용한 땅따먹기,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 놀이를 재해석한 "개구리야 몇 시니?", 나무판으로 하는 비석치기 놀이까지. 전통놀이를 현대 색깔로 재해석한 퓨전 놀이에 아이들의 반응이 아주 최고입니다. 까르르깔깔 아이들의 에너지가 방안 가득 무지개를 만듭니다.
 
어느새 숲선생님과 친구가 되었어요.
 어느새 숲선생님과 친구가 되었어요.
ⓒ 박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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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선생님들은 한 달에 한 번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모의수업을 거쳐 활동의 장점과 단점을 평가하신다고 합니다. 예전에는 숲선생님하면 퇴직하신 분들이 많았는데 최근에는 젊은 세대들도 많아졌다고 합니다.

저는 아직 젊은선생님을 뵙지 못해서인지 퇴직 후, 아니면 아이를 다 키우고 난 후 오롯이 본인을 위한 삶을 시작한 중년이 된 혹은 중년이 넘은 선생님들이 참 좋습니다. 손주 보듯 눈에서 하트가 뿅뿅 발사되고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단어 선택과 표정이 수업에 진심임을 말해줍니다.
 
"개구리야 몇시니?" "점심시간이지."
 "개구리야 몇시니?" "점심시간이지."
ⓒ 박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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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과 8월은 더위와 장마로 방문수업이 진행된다고 합니다. 아이들이 편안하고 익숙한 공간에서 자연을 만날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해주시는 산림청에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자연과 한발 가까워진 아이들의 마음에는 나무 한그루가 자라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마음밭이 울창한 숲이 될 수 있도록 사랑이라는 거름이 되어주는 숲선생님을 응원합니다.

덧붙이는 글 | 유아숲선생님들의 동심이 아이들을 웃게 합니다.


태그:#유아숲체험장, #유아숲지도사, #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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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ISFP 입니다. 게으른 내가 스스로 행동할 수 있는 이유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에 글을 꾸준히 써 보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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