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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이 들이닥친 후 3년 4개월 동안 각 지역에서 환자들을 돌보며 고군분투했던 감염병 전담병원들이 최근 경영 악화 등에 놓이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오마이뉴스는 지역 의료원 종사자들이 보건의료노조를 통해 보내온 글을 세 차례에 걸쳐 싣는다.[편집자말]
15일 오전 강남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15일 오전 강남구 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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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감염병이 유행하기 전, 그 당시 전라남도 도지사가 강진의료원을 방문해 각 병동과 응급실 등을 돌아본 후 "공공병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그만큼 수익도 내야 한다. 환자치료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말했다.

그 후 코로나 팬데믹이 온 뒤 다시 강진의료원을 방문한 도지사는 "공공병원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공공병원의 역할을 의료원에서 잘 할 수 있도록 착한 적자에 대해서는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공공병원 현장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의 생각은 하나다. "나는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의료진이다."

강진의료원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부터 임금체불이 있었다. 병원측은 급여를 다 줄 수 없으니, 희생을 해줬으며 좋겠다고 직원들은 설득했다. 이런 까닭에 직원들은 급여일만 되면 이번에 월급이 얼마나 나올지 걱정을 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이같이 힘든 시기에도 전라남도는 기채에 따른 이자는 꼬박꼬박 받아 갔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강진의료원이 책임지고 있는 공공의료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아야 한다. 지역 인근에 종합병원, 민간 개인병원들이 있지만 수입이 발생하지 않는 진료과나 지역의료는 없어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의료취약지역에 위치한 지역거점공공병원인 강진의료원이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가령 24시간 분만사업, 공공산후조리원 운영, 취약지 응급의료기관 운영, 가정간호사업, 인공신장실 운영, 지역사회연계 건강증진사업, 그리고 감염병치료는 감염병전담병원만 해지 됐을 뿐이지 현재 진행형이다.

야간분만만 하더라도 의료진이 7명~9명 필요한데 급여를 고려하면 절대 민간병원에서 할 수 없는 일이다. 이같이 수익을 낼 수 없는 사업들을 책임지게 해놓고 그 적자를 온전히 의료원이 감당하도록 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2013년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손해를 보는 바보병원, 공공병원의 24시'라는 타이틀로 방송을 내보낸 적이 있다. 급여가 나오지 않아서 화가 날 때는 공공병원에서 근무하는 나는 정말 바보 멍청이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15일 인천시 남동구 남동구청 안심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15일 인천시 남동구 남동구청 안심 선별진료소에서 한 시민이 검체 검사를 기다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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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병전담병원 해지 이후부터 전국에 있는 대부분 의료원들은 병상가동률이 30~40%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에 있었던 의사들도 떠나고 환자들도 떠나고 병원측은 매월 몇 억씩 적자가 발생한다며 이대로 지속되면 임금체불은 현실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2023년 2월 급여 일부가 지급되지 않았다가 급여일로부터 10일 후에 지급되었다. 직원들이 또 월급을 걱정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우려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의사 수급이 안 되어 의사 월급을 올리고 또 올리고, 월급을 올려주지 못하면 근무시간, 근무일수를 조절해주고 그래도 수급이 되지 않아 진료과가 폐쇄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필요할 때는 '덕분에'라며 칭송하면서 공공병원을 찾고 여론몰이 하더니 코로나 팬데믹이 사실상 종식되고 나니까 대통령이 의료진들 모아놓고 큰 박수 부탁한다고 말하면 끝인가?

도지사는 '여러분 덕분에 코로나19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라는 편지를 써서 의료원 전 직원에게 보냈다. 의료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이런 것 필요없다. 임금체불 걱정하지 않고 직장 다닐 수 있게만 해주면 된다.

적어도 공공병원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월급 걱정하지 않고 공공적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공익적 적자 해소방안이 하루빨리 시행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강진의료원지부 지부장입니다.


태그:#강진의료원, #공공의료, #코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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