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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찰이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울경건설기계지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이를 규탄하며 노동복지회관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13일 경찰이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울경건설기계지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자 민주노총 부산본부가 이를 규탄하며 노동복지회관 현장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민주노총 부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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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가 위치한 노동복지회관으로 강제 진입했다. 영장에서 건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건설기계지부 사무실 압수수색을 내세웠는데, 노조는 "조직파괴 목적의 탄압, 민생파탄 무능을 가리기 위한 공안통치"라며 격렬하게 반발했다.

10여 년 만에 부산 노동복지회관 진입, 압수수색

13일 부산 남부경찰서는 5시간 가까이 부산시 동구 범일동 노동복지회관 4층 건설노조 부울경기계지부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는 기동대 등 경력이 대거 동원됐다.

갑작스럽게 이날 오전부터 경찰 복장을 한 이들이 노동복지회관에 등장하자 크고 작은 충돌이 벌어졌다. 이 건물에는 건설노조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여러 산별노조 사무실이 자리 잡고 있다. 입구는 사실상 1층 한 곳뿐이다. 건설노조 수사를 앞세운 경찰은 출입구를 통제하고, 건설노조 간부인 A씨가 있는 사무실로 들어가려 했다. 그러나 회관 내에 있는 노동자들의 반발이 이어졌다.

민주노총·건설노조는 입구 봉쇄를 열고, 변호인 입회 속에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며 경찰에 맞섰다. 그러나 대치가 계속되면서 몸싸움으로 번져 노조 측 부상자까지 나왔다.

주우열 건설노조 부울경본부 조직국장은 <오마이뉴스>에 "오전 9시부터 경찰이 들어왔고, 오후 2시까지 상황이 계속됐다. 변호사가 도착한 이후부터 포함하면 실제로는 3시간가량 압수수색이 이루어졌다"라고 상황을 전했다.
 
경찰이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울경건설기계지부 사무실 압수수색을 위해 13일 부산시 동구 노동복지회관으로 진입하고 있다.
 경찰이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울경건설기계지부 사무실 압수수색을 위해 13일 부산시 동구 노동복지회관으로 진입하고 있다.
ⓒ 민주노총 부산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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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경찰의 혐의 주장은 전형적인 사실호도"라고 반박했다. 부산 남부서는 이날 "건설기계지부 압수수색은 조합원 복지기금 등 갈취 혐의로 인한 것"이라며 "(수사 중인 사안으로) 세부 내용을 말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주우열 국장은 "내용을 왜곡하고 있는데, 경찰청을 찾아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압수수색을 '공안탄압, 침탈'로 규정했다. 현장에서 바로 규탄 기자회견을 연 민주노총 부산본부 등은 "윤석열 정부가 잡아야 할 물가는 안 잡고, 노동자만 때려잡는 중"이라고 날을 세웠다. 압수수색을 당한 노동자들은 "정권의 입맛에 따라 노조를 불법화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석현수 건설노조 부울경본부장은 "합법적으로 맺은 관계마저 정권의 입장에 맞춰서 불법, 잘못된 것으로 몰고 있다"라고 성토했다. 김재남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은 "윤 정권으로 향하는 분노의 화살을 노조에 돌리려 한다"라며 그 배경을 의심했다. 그는 "서로 다른 100명의 간부가 일하고, 사무실만 30여 곳에 달하는 노동복지회관을 경찰로 메운 이 정권에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전방위적인 추가 대응도 시사했다. 건설노조는 오는 14일 오전 10시 부산경찰청으로, 민주노총은 같은 날 오후 2시 30분 국민의힘 부울경 합동연설회장(부산항 국제전시컨벤션센터)으로 달려가 '윤석열 정부 규탄'에 나서기로 했다. 진군호 민주노총 부산본부 교선부장은 "민생 파탄과 노동탄압 중단을 촉구하고 노조법 2·3조 개정을 막는 정부·여당을 규탄하기 위해 긴급 기자회견을 연다"라고 언론에 공지했다.

공권력이 부산의 노동복지회관에 진입한 것은 박근혜 정부인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당시 민영화 반대 등을 내건 철도 총파업이 장기화하자 경찰은 지도부 검거와 압수수색을 이유로 500여 명을 이 건물로 투입한 바 있다.

태그:#압수수색, #윤석열 정부, #경찰, #건설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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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보성 기자입니다. kimbsv1@gmail.com/ kimbsv1@ohmynews.com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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