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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오른쪽, 자료사진)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오른쪽,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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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군인권센터는 옛 국군기무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이하 기무사)가 5년전 19대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의 군 인사 관련 동향을 파악,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한 정황이 있다고 25일 주장했다.

군인권센터는 이 단체가 확보한 기무사 문건 3건에 이같은 내용이 담겼고 19대 대선 무렵 이를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세 문건은 군인권센터 측이 올해 7월 기무사를 상대로 낸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에서 승소하면서 기무사로부터 받은 10개 문건 중 일부다.

이 문건을 보면 기무사는 2017년 3월 3일 '문재인의 문민 국방부 장관 고려 가능성 회자'라는 제목의 문건을 작성했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 결정이 나오기 일주일 전으로, 문 전 대통령이 유력한 차기 대선 후보로 꼽힐 때였다.

문건에는 "(국방부 장관에) 문민 장관을 임명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전문가들은 현 안보 상황과 캠프 내 예비역들의 반발 등을 고려하면 처음부터 문민 장관을 임명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다"고 적혔다. 아울러 우선 예비역 출신 임명 후 2기 내각 구성 때 문민 장관으로 교체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확정되고,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 2017년 4월 14일에는 '황기철 제독 4월 말 문재인 지지 선언 예정설' 문건이 작성됐다.

해당 문건에는 "황기철 제독이 최근 송영무 더불어민주당 안보특위 위원장 소개로 문재인 후보와 두 차례 독대하고 캠프에 합류했다"며 "문재인 캠프에서는 세월호 숨은 영웅이자 백의종군 이순신으로 불리는 황 제독 지지 선언은 100만 표 이상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적혔다.

그러면서 황 제독이 기자회견을 통해 박근혜 정부에 대한 분노와 회한 등을 언급하며 강도 높게 비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문재인 후보 캠프 측은 이 문건 작성 19일 뒤인 5월 3일 황 제독의 캠프 합류 사실을 알렸고, 황 제독은 이튿날 기자회견을 열고 지지를 선언했다.

세번째 문건인 '문재인 후보 당선 시 전인범 장군 재기용 소문'은 대선이 11일 남은 2017년 4월 28일 만들어졌다.

문건에는 국내의 한 언론사 기자 실명을 거론하며 해당 기자가 '말실수로 문재인 캠프에서 자진 하차한 전인범 장군이 문 후보 당선 시 재기용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고 적혔다. 또 '언론계 일각에서는 전 장군이 주요 직책에 발탁되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 용도 폐기될 것이라고 평가한다'고 파악했다.

문 후보 캠프는 2017년 2월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이 합류했다고 발표했으나, 그는 각종 구설에 휘말리며 한 달이 채 안 돼 캠프를 떠났다. 이후 다시 캠프에 합류하지 않았다.

군인권센터는 "군 인사 관련 내용이라고 해도 기무사가 대선 후보 캠프 동향을 담은 문건을 작성한 것은 업무 범위를 벗어난 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기무사 문서관리대장에 쓰인 이들 세 문건의 수신처는 국방부 장관이었다고 군인권센터는 설명했다. 이 시기 국방부 장관은 한민구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원장이다. 실제 이 문건이 당시 한 장관에게 보고됐는 지는 아직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이어 국방부가 최근 입법 예고한 국군방첩사령부령 일부개정안이 통과되면 이런 일이 재발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개정안에는 공공기관의 장이 국군방첩사령부에 정보 수집과 작성을 요구하고 그 결과를 보고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군인권센터 관계자는 "탄핵 국면에서조차 겁 없이 대선 캠프를 사찰하고 선거 개입을 시도했던 기무사를 다시 키워주려는 위험천만한 일을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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