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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 배곧 주민들 초고압선 매설 반대 시위
 시흥 배곧 주민들 초고압선 매설 반대 시위
ⓒ 고압선 매설 반대 비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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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시흥시가 한국전력(한전)과의 행정소송에서 지난 15일 패소하면서 34만 5천 볼트가 흐르는 초고압선을 매설하는 시흥~인천 전력구 공사에 탄력이 붙게 됐다.

하지만 경기도 곳곳에서 초고압선 지중화 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히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라, 이번 판결이 초고압선을 둘러싼 갈등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패소한 시흥시는 아직 구체적인 대응 방침을 내놓지 않았지만, 한전은 법적 정당성을 확보한 만큼 예정대로 공사를 밀어붙인다는 계획이다.

시흥시 "법리적 검토 거쳐 대응 방향 결정"

한전은 인천 송도국제도시와 시흥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신시흥변전소에서 인천 신송도변전소까지 7.3㎞(시흥구간 5km)를 잇는 전력구공사를 추진 중이다. 해당 사업을 지난 2020년 9월부터 추진, 2028년 3월 완공이 목표다.

앞서 한전은 공사를 위해 배곧신도시에서 환경영향평가와 지반조사 등을 진행했다. 지난해 10월 도로를 굴착해 지질조사를 하던 모습이 주민들에게 포착됐고, 이때부터 주민들의 반대 운동이 시작됐다.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시흥시는 공사를 막기 위해 지난해 11월 한전이 접수한 도로점용 허가신청 등 총 4건을 불허가 처분했다. 그러자 한전은 올해 3월 이에 대한 취소를 청구하는 소송을 진행했고, 이달 15일 1심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시흥시의 행정처분은 적법한 거부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며, 공익사업을 위한 도로점용의 경우 원칙적으로 거부할 수 없다"며 한전 손을 들어줬다.

패소한 직후인 16일 시흥시는 "법리적 검토를 거쳐 빠른시일 내 대응 방향을 결정하겠다"라고 발표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대응 방침은 정해지지 않았다. 시흥시 관계자는 20일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항소 여부 등을 검토하고 있다. 항소 가능 기간인 다음 달 2일까지는 결정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주민들은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류호경 한전 초고압선 매입저지비상대책 위원장은 "패소해서 울화가 치민다"며 "공사 계획을 철회하는 그날까지 더 강력한 투쟁을 이어 나가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 위원장은 "지난해 10월쯤 초고압선이 깔린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시청, 아파트 단지, 한전 경인본부 앞에서 시위했다"며 "한번 초고압선이 깔리면 우린 10년 이상 전자파 위험에 노출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한전 "법적 정당성 확보, 계획대로 추진"

1심에서 승리한 한전은 기존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경인본부 관계자는 "법적 정당성을 확보한 만큼 계획대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민 반발을 두고는 "사업설명회와 전자파 인식개선 홍보 센터 운영 등을 통해 소통을 강화, 설득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민들에게 초고압선 매설 사실을 알리지 않은 이유는 "주민 설명회 등의 의무가 없다. 관련 법령에 따라 인허가를 받은 다음에 지질 조사 등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초고압선 지중화 사업에 대한 주민 반발은 용인·안양·김포 등에서도 현재진행형이다. 용인 죽전동 주민들은 최근 데이터 센터 건립을 위해 초고압선 15만 4천 볼트 초고압선이 매설되면 유해 전자파의 위험성이 있다며 집단 민원을 제기했다.

안양 시민들은 만안구 박달동 서안양변전소에서부터 동안구 관양동까지 7㎞ 구간 15만 4천 볼트 초고압선 매설 공사 중지를 요구하고, 김포 구래동 주민들도 데이터센터 운영을 위한 초고압선 부설에 반대하고 있다.

(관련 기사 : 안양시민들 "데이터 센터, 15만4천볼트 초고압선 매설 안 돼" http://omn.kr/21w6p)

태그:#초고압선, #전자파, #시흥-송도, #시흥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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