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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동중인 저어새의 모습
 월동중인 저어새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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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화경운동연합이 13일 옥천군내를 관통하는 하천인 금구천에서 월동중인 저어새 2개체를 최초로 확인했다. 옥천군에서는 최초의 확인이다. 대전과 청주 등의 내륙지에서 확인된 적도 없다. 보통 강 하구나 갯벌에서 서식하는 종이기 때문이다.

이번에 확인된 저어새는 부리의 핑크빛이 돌며 날개 끝에 검은 색이 있는 것으로 보아 2022년에 태어난 1년새 유조(어린새)이다.

아마 무리에서 남하하다 낙오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기후변화로 인한 텃새화의 확장일 수도 있다. 추운 겨울 남하하지 못했기 때문에 월동을 무사히 마치고 번식을 위해 다시 서해로 이동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저어새의 모습
 저어새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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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어새는 문화재청에서 지정한 천연기념물 205-1호이며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취약종으로 분류하여 보호받는 국제보호조류이기도 하다.

부리를 저어가며 먹이를 찾는 행동적 특성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우리나라에는 저어새와 근연종인 노랑부리저어새 2종이 확인된다. 저어새는 여름철새이고, 노랑부리저어새는 겨울철새로 찾아온다.

특이하게 저어새는 전 세계 약 90%(1548쌍 2020년)가 우리나라 서해안 일대에서 번식하고 홍콩, 대만, 중국 등의 동남아시지역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가 저어새들에게는 고향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저어새는 제주도에서만 월동했다. 월동지 최북단이 제주도였다. 하지만 현재는 일부 노랑부리저어새 무리에 1개체 내외가 같이 월동하는 것이 매우 드물게 확인된다. 제주도가 아닌 곳에 월동하는 것 자체가 매우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금구천에서 비행하는 저어새
 금구천에서 비행하는 저어새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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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갯벌이나 강하구 등에서 채식하거나 휴식을 취하는 저어새의 생태적 특성을 감안하면, 내륙의 아주 작은 하천이란 점은 더욱 특이한 일이다. 실제로 이번에 확인된 금구천은 하폭이 매우 적으며, 하상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으며 산책로가 설치되어 있어 사람들의 통행이 많다. 사람의 눈으로 보면 저어새가 월동할 만한 지역은 아니다.

때문에 사람들의 위협적인 행동을 금지할 수 있는 조치 등이 필요하다. 어린 저어새가 월동하는 동안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월동하는 동안 혹시 모를 탈진 등의 현상이 일어 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대전환경운동연합은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옥천군에 금구천 저어새의 관찰지역에 약간의 주의사항을 알려 줄 수 있는 안내표지판 등의 설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겨울철 정기적인 저어새 모니터링도 필요하다. 필자는 옥천군민 일부와 함께 탈진 등의 상황이 발생하는 지를 지켜볼 예정이다. 새들의 경우 같은 곳을 찾는 습성을 가지고 있다. 금구천을 찾는 어린새이기 때문에 올해 겨울을 보내고 번식에 성공한다면 내년에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올겨울을 보낸다는 전제가 성립되어야 하지만 말이다.

실제로 세종시 장남평야에 흑두루미미 2개체는 2015년 첫해 월동이 성공하면서 7년째 월동중이다. 옥천 금구천이 장남평야의 흑두루미처럼 저어새 월동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옥천 금구천의 월동지가 되기를 희망해본다.

태그:#금구천, #옥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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