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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철학 카페라고 적혀있다.
▲ 카페 데 파르 최초 철학 카페라고 적혀있다.
ⓒ 모니카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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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의 카페는 단순히 커피 마시는 곳을 넘어서 사람들이 서로 자신의 생각과 철학 등을 자유롭게 논하는 곳이다. 그래서 곳곳에 당대 지성인들이 모여들었다는 역사적인 카페가 많이 있다. 

생제르맹에는 사르트르, 시몬 드 보부아르 등 문학가 및 사상가들이 많이 모였다는 카페 드 플로르와 레 두 마고를 대표적으로 떠올릴 수 있다. 몽파르나스에는 소설가 헤밍웨이를 비롯한 문학가 및 예술가들이 자주 찾았다는 르 셀렉트, 카페 드 라 로통드, 르 돔 등이 있다. 몽마르트에는 반 고흐, 달리, 피카소 등 화가들이 즐겨 찾던 카페가 많이 있다.

바스티유(Bastille) 하면 대게 민중 혁명을 떠올린다. 하지만 바스티유 광장에도 유명한 카페가 있으니 이름하여 카페 데 파르(Café des Phares). 파리 4구에 있는 바스티유 광장(Place de la Bastille)에 위치한 이 카페는 최초 철학 카페(Café-philo)로 유명하다. 

1992년, 니체 전문가로 알려진 마르크 소테(Marc Sautet)가 몇 년 동안 이곳 카페에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철학 토론 모임을 열었다. 대학 강의실에서 할 법한 철학 수업을 거리로 가져와서 시민 누구나 철학 토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상과 신념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의견을 서로 공유했다. 

그는 프랑스 작가, 교사, 번역가 및 철학자였다. 1947년 2월 노르망디에서 태어난 그는 파리정치연구소에서 철학박사를 받았다. 독일 시인이자 철학자인 니체(Friedrich Nietzsche)에 관한 책을 편집한 트로츠키주의자였다. 그는 1998년 3월 파리에서 사망했다. 그의 철학 모임 정신을 이어받아 현재 파리 곳곳에서 철학 모임이 이뤄지고 있다. 
 
카페 데 파르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바스티유 광장을 바라본다. 그 뒤로 오페라 하우스도 보인다.
▲ 카페 데 파르에 앉아서 카페 데 파르에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놓고 바스티유 광장을 바라본다. 그 뒤로 오페라 하우스도 보인다.
ⓒ 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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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야외 테라스에 앉아서 커피 한 잔을 시켜놓고, 몇 걸음이면 닿을 정도로 가깝게 있는 바스티유 광장을 하염없이 바라본다. 그 뒤로 바스티유 오페라 극장이 보인다. 혁명이 일어났던 곳이기에 더욱 철학적인 논의를 할 수 있었던 것일까? 카페 천장에는 유명한 철학자들 얼굴이 그려져 있다. 

바스티유 광장에 있는 최초 철학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니 나도 자연스레 철학자가 된 것 같기도 하고, 사상가가 된 것 같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자연스럽게 혁명, 민주주의, 민중 등을 생각하게 될 것 같다. 

사람들은 대게 파리에 여행을 오면, 파리 동쪽 끝에 위치한 바스티유 광장은 시간 관계상 오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바스티유 광장 근처에 온다면 이곳 최초 철학 카페에서 커피 한 잔 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커피 한 잔을 한 뒤, 오페라를 관람하러 가는 코스도 좋을 듯 하다. 또는 오페라 공연을 보고 난 뒤 이곳에서 바스티유 야경을 바라보며 핫초코 한 잔 하는 건 어떨까? 
 
최초의 소크라테스 철학 카페, 1992년 마르크 소테와 그의 친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글이 카페 입구 바닥에 새겨져 있다.
▲ 카페 입구 바닥에 새겨져 있는 마르크 소테 최초의 소크라테스 철학 카페, 1992년 마르크 소테와 그의 친구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글이 카페 입구 바닥에 새겨져 있다.
ⓒ 모니카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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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 유명했던 철학자들의 모습이 카페 천장에 그려져있다.
▲ 카페 천장화 당대 유명했던 철학자들의 모습이 카페 천장에 그려져있다.
ⓒ 모니카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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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태그:#카페, #바스티유, #파리, #철학카페, #카페데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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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 살면서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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