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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환경운동연합은 장남평야를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조사를 해왔다. 세종시가 개발되면서 평야 대부분은 사라지고 작은 농경지만 남아있지만 장남평야는 금강의 배우 먹이터로 약 150종 이상의 새들이 관찰되었다. 철새도래지로서의 충분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금강과 접한 배후 농경지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으로 생각된다. 농경지와 금강은 상호 보완적 관계로 유지되고 있다. 더욱이 남겨진 농경지는 유기농으로만 가능하도록 되어 있고, 겨울철 대부분 농경지에 있는 곤포사일리지를 만들지 않고 낱알을 새들의 먹이로 남겨 놓는다. 농경지 주변은 일부 초지와 습지로 남겨져 있다.

때문에 겨울철 매년 흑두루미가 월동하기도 한다. 멸종위기종인 흑두루미의 월동지인 것만으로도 매우 큰 의미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 농경지로 충분히 보전해야 할 의미가 있는 지역인 것이다. 장남평야에 남겨진 농경지는 멸종위기종 금개구리의 서식처로 매년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기도 하다.

이곳에서 오랜만에 희귀종인 흰눈썹뜸부기를 다시 만났다. 장남평야에 남겨진 일부 묵논(농사를 짓지 않고 묵혀놓은 논)에 자란 부들 사이에서 지난 1일 확인되었다. 농경지에서 묵논으로 들어가려는 모습이었다.

묵논에는 금개구리와 맹꽁이 모니터링을 위해 그물이 쳐져 있었는데, 새임에도 불구하고 날아서 넘어가지 않고 구멍을 찾아 들어가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필자를 보고 긴급하게 들어가려고 하다가 구멍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다.
 
펜스앞을 배회하는 흰눈썹뜸부기의 모습
 펜스앞을 배회하는 흰눈썹뜸부기의 모습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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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구멍을 찾는 흰눈썹뜸부기
 그물에 구멍을 찾는 흰눈썹뜸부기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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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흰눈썹뜸부기는 작은 구멍을 찾아 들어가 몸을 은신했다. 흰눈썹뜸부기는 2019년 처음 장남평야에서 확인되었다. 매년 찾아오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실제 부들과 갈대 밭에 숨어서 생활하기 때문에 직접 눈으로 보기는 어려운 종이다.

더욱이 국내에 매우 희귀하게 찾아오는 겨울철새이기 때문에 개체수 자체가 적다. 때문에 탐조인들도 흰눈썹뜸부기를 직접 관찰한 사람은 많지 않다.

이번에 찾은 흰눈썹뜸부기로 매년 장남평야에 월동하는 것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29cm의 작은 흰눈썹뜸부기는 습지가 잘 발달된 곳에서 서식한다. 장남평야의 묵논이 흰눈썹뜸부기에게 매우 좋은 습지라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귀한 흰눈썹뜸부기는 장남평야가 잘 보전된다면 월동지로 지속적으로 선택 할 것이다. 흑두루미와 더불어 희귀조 흰눈썹뜸부기의 월동지로 자리매김한다면, 겨울철새들의 메카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현재 장남평야의 농경지는 현재 상태로 보전되어야 한다.

대전시 자연환경조사결과 139종이 대전에서 서식하는 것과 견주어보면 약150종이 작은 농경지를 중심으로 서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하지만 행복도시건설청이 농경지를 줄이고 주변을 인공공원으로 조성하고 있어 흰눈썹뜸부기의 월동은 그리 녹록지 않다. 본래 현재 상태를 기반으로 남겨진 전역을 농경지와 초지형태로 보전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주민들의 반발로 원안을 수정해 공원조성계획을 세웠다. 이과정에서 원안을 사수하자는 시민들과 공원을 조성하자는 주민들간의 갈등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런 갈등과정에서 행복도시건설청과 세종시는 개발을 원하는 주민편에서서 결론을 냈다. 납득하기 어렵고, 대도심에 중요한 철새도래지를 보전하면서 환경도시로서의 이미지를 스스로 차버렸다고 할 수 있다. 

현재 장남평야에는 희귀새 흰눈썹뜸부기의 월동뿐만 아니라 멸종위기종 큰고니, 흑두루미가 월동중이다. 논과 묵논 등의 습지가 보전되지 않았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농경지가 겨울철새들의 먹이터로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적인 공원을 개발하게 되면 먹이터로서의 역할도 축소 될 것이다. 지금이라도 전향적으로 습지와 초지를 보전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장남평야 개발계획
 장남평야 개발계획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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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전환경운동연합, #중앙공원, #세종시, #장남평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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