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시산리 마을 영화제
 시산리 마을 영화제
ⓒ 시산리아리랑공동체

관련사진보기


이른 아침이면 논밭의 작물을 살피기 위해 집을 나서기 바쁜 시골 마을. 80여 가구 165명 대부분이 농사를 주업으로 삼고 있는 충남 예산군 대술면 시산2리 주민들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낯선 분야인 영화제를 준비하며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을의 또 다른 역사가 될 '제1회 시산리 마을영화제'다. 

주민들이 스스로 팔을 걷어부쳤다. 지역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설립한 '시산리아리랑공동체(대표 강희진)'가 주관해 이장을 필두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수차례 회의를 통해 손님맞이, 무대설치, 각 프로그램 준비상황 등 빈틈이 없도록 시간대별로 점검하고 있는 중이다.

영화제 첫날인 28일엔 개막식·축하공연·노래자랑이 펼쳐진다. 이어 시산리 43가구 주민의 영상과 사진을 모아 재구성한 첫 상영작 '시산리 사람들 자화상'을 무대에 올린다. 

29일 둘째날은 △새(남북합작 에니메이션, 이정) △우도마을다이어리(다큐영화, 유최늘샘) △통영가족의 시베리아횡단기(다큐영화, 유최늘샘) △역할들(극영화, 연송하)이 관객을 맞는다. 30일 마지막 날엔 △이매진 프로젝트:가비오타스를 찾아서(다큐영화, 현영애)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일본영화, 하라무라 마사키)를 감상할 수 있다. 

영화 한편이 끝나면 감독과 대화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주민들이 부대행사로 준비한 마을노래자랑, 빠에야 가족요리 무료체험, 마을해설, 국화분재전시회 등을 즐길 수 있다.
 
‘시산리 마을영화제’ 추진위원들이 마을돌봄센터에서 준비회의를 하고 있다.
 ‘시산리 마을영화제’ 추진위원들이 마을돌봄센터에서 준비회의를 하고 있다.
ⓒ <무한정보> 황동환

관련사진보기


마을은 한껏 들뜬 분위기다. 면단위 지역 밑으로는 운영하지 않는 '노인돌봄센터'를 마을 안으로 끌어오는 일을 전국에서 드물게 성사시킨 경험 때문이다. 익숙한 사람들을 남겨두고 정든 마을을 떠나 먼 곳에 위치한 요양원까지 갈게 아니라, 주민 스스로 서로를 보살필 수 있는 공간과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결실을 맺었다. 그리고 시작한 일이 마을영화제이기에 주민들은 이번에도 제대로 만들어보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어쩌면 꿈속에서조차 상상해보지 못했을 작은 시골마을 주민들이 영화제에 엄두를 낼 수 있었던 건 현영애(52) 영화감독과의 만남에서 시작됐다. 그는 '또 다른 삶의 방식'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공동체를 찾아다니며 생태, 환경이라는 선 굵은 주제를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담는 영화감독이다. 

활동 근거지이자 태어난 고향을 떠난 적이 없던 그는 올해 2월 응봉 노화리로 귀촌했다. 예산 군민이 된 뒤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던 어느날 우연히 꺼낸 '마을영화제' 제안이 시산리마을과 통했다. 

그는 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아 상영작들을 선정하고, 영화제 기간 초대 감독들과 대화를 진행한다. 또 '신중현밴드' 키보드 세션으로 활약했던 음악인 조경용씨도 음악감독으로 합류하면서 마을주민들에게 힘을 주고 있다. 최근 예산으로 주소지를 옮긴 조씨는 현 감독이 '생활동반자라' 부르는 배우자다. 

비록 작은 시골마을에서 펼쳐지는 영상축제지만, 현 감독은 "크게 한번 하고 중단하는 것이 아닌, 작은 규모라도 매년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기를 바란다"며 영화제를 준비하는 마음을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태그:#마을영화제, #시산리마을영화제, #현영애 감독, #예산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