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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낀 15일 오전, 충남 예산군 삽교읍의 한 논에서는 논에 묻힌 불법 폐기물을 퍼 올리는 작업이 진행됐다.
 안개가 낀 15일 오전, 충남 예산군 삽교읍의 한 논에서는 논에 묻힌 불법 폐기물을 퍼 올리는 작업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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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아침 충남 예산에는 안개가 자욱하게 낀 상태였다. 이날 삽교읍의 한 논에서는 포클레인 작업이 진행됐다. 논에 묻힌 불법 폐기물을 확인하고 퍼 올리는 작업이다. 시작되자마자 논바닥에서는 콘크리트를 잘게 쪼개 만든 순환골재들이 한가득 퍼 올려졌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업자 A씨는 당시 삽교읍 일대의 농경지 1만 7424㎡(5270평)에서 골재채취 허가를 받고 재취작업을 벌였다. 문제는 골재재취 작업 이후 A씨가 순환 골재와 같은 건설 폐기물을 논에 무단으로 묻은 정황이 포착되고 제보도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예산군은 지난 5월 삽교읍 일원의 논에서 불법 폐기물이 묻힌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경찰에 고발한 상태이다. 예산군은 이날 해당 논에서 폐기물을 걷어내고 복구 작업을 일부 진행했다.

이날 역시 논바닥에서 상당량의 폐기물이 퍼올려졌다. 논바닥에서 순환골재가 쏟아져 나오자 '폐기물 무단 매립'을 감시하는 환경감시 전문가는 "논에서 나와서는 안 되는 것들이 나왔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봉태 감시단원이 논에서 나온 콘크리트 조각을 보여 주며 설명을 하고 있다.
 서봉태 감시단원이 논에서 나온 콘크리트 조각을 보여 주며 설명을 하고 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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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봉태 환경공단 불법폐기물 감시단원은 "기본적으로 순환 골재는 농지에 넣을 수 없다. 콘크리트는 시멘트의 농도가 짙다"며 "농작물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건축물에서 나온 콘크리트 순환골재는 개발행위가 허가된 곳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논에는 사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업자는 골재를 재취해 팔아서 이득을 챙긴다"며 "또한 폐기물을 불법으로 묻어 주고 이윤을 한번 챙기는 구조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폐기물을 흙으로 살짝 덮어버린 뒤 공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런 종류의 폐기물이 묻힌 곳에 벼를 심을 경우 벼가 말라서 타 버리는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며 고 지적했다.

해당 논 주인의 자녀라고 밝힌 B씨도 "우리 논만 2000㎡ 피해를 입었다. 올해도 농사를 짓지 못했다. 경제적으로도 최소 1200만 원의 손실을 입었다. 우리 말고도 피해자가 더 많다"며 "당연히 배상도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 농지를 이렇게 망쳐 놓은 사업자를 엄벌해 주길 바라는 마음도 크다"라고 말했다.

예산군은 A씨를 경찰에 고발 조치하고 구상권 청구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예산군청 관계자는 "논에서 나온 폐기물은 위탁업체에 맡겨 처리할 예정이다"라며 "사업주에게 논에 대한 복구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만약 복구가 안 될 경우 군비를 투입해 처리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 사업자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방침이다. 사건은 이미 경찰에 고발된 상태이다"라고 말했다.
 
논에서는 콘크리트 순환골재 외에도 나무, 마대포대, 비닐 등의 플라스틱 건축 자재 등이 흙과 함께 무더기로 나왔다.
 논에서는 콘크리트 순환골재 외에도 나무, 마대포대, 비닐 등의 플라스틱 건축 자재 등이 흙과 함께 무더기로 나왔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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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논에 묻힌 불법폐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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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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