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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보건의료원 상례원에 마련된 윤형상 전 군수의 빈소
 태안군보건의료원 상례원에 마련된 윤형상 전 군수의 빈소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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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내가 이루어야 한다는 욕심을 버려야 한다."
"공무원은 도덕성으로 재무장되어 있어야 한다."


충남 태안군 초대·2대 민선 군수를 지낸 윤형상 전 군수가 지난 3월 10일 향년 9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태안군 복군(復郡)의 산파 역할

윤 전 군수는 지난 2009년 새해 <태안신문>이 기획한 '원로에게 듣는다'에서 지방 정치인의 자세와 민선시대 공무원의 자세를 강조하는 등 지역의 원로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 통폐합되어 잃어버린 태안군을 75년 만에 다시 찾게 된 것은 일제의 잔재를 청산하는 것으로 분군이라는 표현보다는 과거 잃었던 군을 다시 찾게 되었다는 의미에서 복군이 맞지."

윤 전 군수의 생전 인터뷰에 따르면, 1986년 6월 4일 태안읍 소재 대지예식장에서 '서산군서부지역개발협의회'가 출범했다. 협의회 부회장으로 선출된 이후 동문(서산농고)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지역주민 7047명의 서명을 받아 태안군의 복군을 행정구역 개편에 반영해 달라고 요청하는 청원 운동을 펼쳤다. 그는 당시를 인생 최고의 봉사 순간이라 전했다.

이렇게 시작된 복군 운동은 '서산군서부지역개발협의회'를 1988년 5월 27일 '태안복군추진위원회'로 재창립하면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김언석 회장을 위원장으로 선출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으며, 김언석 위원장과 윤형상 수석 부위원장은 주민 1만 7319명의 서명을 받아 11개 관계 부처를 찾아가 태안 복군을 호소했다. 이러한 대장정을 통해 1989년 1월 1일, 태안군의 복군을 끌어냈다.

초대 군수로 공직자들에게 '도덕 행정' 강조

윤형상 전 군수는 1932년 충청남도 서산군 소원면(현 태안군 소원면) 시목리 태어났다. 태안소원초등학교, 태안중학교, 서산농림고등학교(현 서산중앙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를 수료하였다. 정치 입문 전에는 공직생활을 했고, 퇴직 이후에는 통일주체국민회의 제2대 대의원 등을 지냈다.

그는 1991년 지방선거에서 신민주연합당 후보로 충청남도의회 의원 선거에 출마하였으나 낙선하였다. 4년 뒤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자유민주연합 후보로 태안군수 선거에 출마하여 당선되었다. 1998년 제2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도 당선되면 재선하였다.

민선 3기 출마의 가능성이 점쳐졌으나 '내가 다 이루려는 욕심은 안 된다'는 소신에 따라 정치인의 삶을 마무리했다.
     
윤형상 전 군수는 퇴임 전까지 '꿈과 희망이 넘치는 태안건설'이라는 군정 목표 아래 도덕 행정을 기조로 삼았다. 

근흥 금은농장 분쟁 등 크고 작은 집단 민원을 해결하여 군민 화합 분위기를 조성하였고, 군민헌장과 군가 제정, 복군기념탑 및 충령사 등을 건립해 군민들의 자긍심을 높였다.

민선시대 공직자상으로 "도덕 행정은 생활의 전부이다. 도덕적으로 인격적으로 형성이 된 사람이 군민을 부모같이 섬기는 자세로 일해 줄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또 공무원들이 사업 관계자와 사적 만남을 일절 금지할 것을 주문하는 등 도덕성 무장을 당부했다.

뿐만 아니라 태안공영여객터미널 이전, 동남구획정리 사업, 해안관광도로 개설, 종합폐기물처리장 건립 및 태안·안면 하수종말처리장 사업 추진, 안면도국제꽃박람회의 성공적 개최 등 굵직한 사업을 펼쳐 태안 발전의 토대를 닦아 왔다.

이와 함께 태안문화예술회관, 태안보건의료원, 태안문화원, 고남선사박물관, 남면영묘전 건립, 보훈회관 신축, 체육발전기금 10억 원 조성 등 문화·체육 및 사회복지 사업을 추진하여 군민의 삶의 질을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애도의 조문 이어져
 
태안군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윤형상 전 군수를 운구해 시목리 선영으로 행하고 있다.
 태안군자율방범대 대원들이 윤형상 전 군수를 운구해 시목리 선영으로 행하고 있다.
ⓒ 신문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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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11일 태안군보건의료원 상례원에 마련된 윤형상 전 군수의 빈소에는 가세로 군수를 비롯해 진태구·김세호·한상기 전 군수, 지역의 정치인, 원로 등 다양한 계층에서 애도의 조문 발길이 이어졌다. 13일 발인을 마친 후 본가가 있는 소원면 시목리 선영으로 운구되어 안치되었다.
      
윤형상 전 군수는 퇴임 이후 지역의 현안에 대해 쓴 소리와 조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특히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인생의 새 출발 하는 신혼부부의 결혼식 주례를 맡아 정직과 성실, 효도와 사회 기여 등을 강조했다. 더불어 사는 사회, 공동체를 위한 삶과 효도, 도덕성의 중요성 등도 하객에게 설파하며 인생의 말년을 아름답고 의미 있게 마무리했다.

덧붙이는 글 | 바른지역언론연대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태그:#태안군민선초대 군수, #윤형상 군수, #태안군, #민선시대기틀 마련, #태안군 복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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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시대를 선도하는 태안신문 편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모두가 더불어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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