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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섬유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임종린 지회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화학섬유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임종린 지회장이 기자회견문을 읽고 있다.
ⓒ 이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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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섬유노조와 파리바게뜨지회는 민주노총, 정의당 윤소하 국회의원과 함께 14일 오전 10시, 국회 정론관에서 파리바게뜨의 불법파견 및 불법행위 신속한 해결, 노조가입 막는 부당노동행위 중단, 직접고용, 사회적 협의기구 구성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파리바게뜨 문제가 여론화 된 건 지난 6월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이 '불법파견'과 '임금꺾기(연장근무 시간 조작을 통한 연장근로수당 미지급)' 등의 위법행위들을 지적한 것으로부터 시작됐다. 불법파견을 비롯한 위법행위들을 현재 고용노동부에서 조사를 하고 있으며, 미지급 된 연장근로수당은 어떤 공지도 없이 개별 노동자들의 통장으로 입금됐다. 지회에 의하면 모두 지급한 것도 아니고, 근로감독 후에 2차로 지급할 계획이라 한다.

이정미 의원의 문제제기와 언론보도 이후, 지난 8월 제빵-카페-판매 기사들은 노조(화학섬유노조 파리바게뜨지회)를 만들었다. 노조는 9월 초 본사로 직접고용 및 노동권 보호 관련 대표이사 면담을 요청했지만, 본사는 노조로의 회신 공문을 통해 "파리바게뜨 가맹점에 근무하는 제조기사와의 직접적인 고용관계를 맺고 있지 않으므로, 당사자인 해당 협력사에 문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고 밝혔다.

노조 "본사가 업무 지시"... 파리바게뜨 "제조기사와 고용관계 없어"

이와 관련해 임종린 지회장은 "조기출근 및 지각 점검과 지각사유 보고 지시, 2017년 시급과 기본급 인상내역에 대한 안내와 학자금 공지, 3시 방향 딸기와 9시 방향 초코렛(케이크 위 장식 위치 지정) 및 퇴근 전후 업무 지시, 생산일지 작성과 신제품 생산출하를 비롯한 품질평가, 위생점검 평가까지 모두 파리바게뜨 본사가 해왔다"며 본사와의 고용관계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노조는 "본사가 협력업체와 더불어 노조 가입 방해와 탈퇴 종용, 노조활동 사찰 등의 부당노동행위를 광범위하게 자행해온 것은 이미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진 바 그대로"라 언급하는 한편, "SPC(파리바게뜨 지배기업)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홈페이지 장식용으로만 내세우지 말고 실제 실천으로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이 문제에 대해 파리바게뜨는 "노조 가입 방해를 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문제해결을 위한 대표이사와의 면담 요청이 거부된 것에 대해서는 "제반 노동법 위반 사항들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묻는 고소고발을 진행할 것"이라 밝혔다.

민주노총 정혜경 부위원장은 "SPC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베스킨라빈스에서 5년 전 약 80일간 파업을 통해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며 그럼에도 같은 문제가 벌어지는 것에 대해 "시정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이라 규정했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정부 당국의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의 위법행위를 개선하지 않고 확장해왔던 것"이라며 고용노동부의 철저한 역할을 주문했다.

화학섬유연맹 신환섭 위원장은 "대통령은 노동이 당당한 나라를 얘기하고 있다"지만,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것은 파리바게뜨 노조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거 같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 근로감독 결과 아직 나오지 않아

고용노동부는 7월 11일부터 한 달간 본사를 포함한 협력업체, 매장 등에 대한 전국적인 근로감독을 실시한다고 알린 바 있다. 특히 문제가 되고 있는 불법파견, 전산조작을 통한 시간외 수당 미지급 여부, 휴게 및 휴일 미부여, 연차유급휴가 부여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두 달이 넘어가고 있는 와중에도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노조는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사이에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려는 시도가 있었고, 현장 노동자들은 불안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해당부서인 고용노동부 고용차별개선과의 담당자 이야기를 듣고자 전화를 걸었으나, 출장 등으로 인해 접촉하지 못했다.

노조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 불법파견 및 불법행위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철저조사와 신속한 해결 ▲ 노조에 파리바게뜨 본사 및 협력업체의 부당노동행위 중단 ▲ 파리바게뜨 본사의 직접 고용 ▲ 본사, 가맹점주, 노동자, 시민사회 등을 구성으로 한 사회적 협의기구 추진 등의 4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지난 8월 말 복수의 언론사 보도에 따르면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2020년까지 미국 내 파리바게뜨 매장을 300여 개까지 늘리고, 고용 창출 인원을 1만여 명까지 확대해 한국과 미국의 청년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리바게뜨에서 10년을 일한 임종린 제빵기사는 "파리바게뜨 현장에서 청년노동자들의 눈물 젖은 빵이 진열대를 장식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정의당 윤소하의 의원의 말처럼 "국민 앞에 사과를 하고, 반성하면서 다시 최소한의 기업 윤리를 지키려고 노력해야 할 파리바게뜨"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태그:#파리바게뜨, #노조, #불법파견, #직접고용, #정의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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