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해 증인으로 출석한 재벌총수들이 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에서 증인선서를 위해 일어나 있다. 오른쪽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 청문회 출석한 재벌총수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해 증인으로 출석한 재벌총수들이 6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위'에서 증인선서를 위해 일어나 있다. 오른쪽부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손경식 CJ 회장.
ⓒ 사진공동취재단

관련사진보기


13시간에 걸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이하 '국정조사'라 한다) 1차 청문회가 끝났다. 우리 모임은 앞서 주요 재벌 총수들이 대거 증인으로 참석한 청문회에서 반드시 규명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한 바가 있다. 과연 1차 청문회는 재벌 총수들로부터 실질적이고 유효한 답변을 얻어냈는가? 향후 있을 특검의 수사단서를 제공할만한 간접적인 증거라도 발견해냈는가?

어제(2016. 12. 6.) 국정조사 증인으로 참석한 재벌 총수들은 모두 박근혜 대통령이 지시하여 만든 것으로 알려진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에 거액의 기금을 출연하였다. 이미 증인들은 독대 등 기금출연 경위와 관련하여 한 차례 검찰조사를 받은 상황이었다. 또, 증인들은 청문회에 앞서 철저하게 답변 연습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즉, 보도된 사항들에 대한 의혹에 관한 나름의 모범 답안이나 회피성 답안을 준비하여 청문회에 임할 것이 뻔히 예상되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대표적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의원들의 질타에 "송구스럽다", "제가 부족했다"는 식의 동문서답을 반복하고, 주요 의사결정이나 보고 등이 있은 날과 관련하여서는 "정확히 기억할 수가 없다"며 대답을 회피하였다.

사정이 이렇게 예상이 된다면 청문회 진행방식은 일반적인 청문회와는 달랐어야 했다. 재벌총수들에게 소위 '돌직구' 질문을 하고, 재벌이 '부인'하거나 '모른다'고 대답할 수 있게 할 것이 아니라, 당시 재벌들의 현안 해결을 위해 '대통령 개입'이 필요했으리라는 간접증거들을 모으는 데 집중했어야 했다. 그러나 청문회 위원들은 재벌총수들의 답변에 추가 질문을 통한 반박 및 사실 확인을 하기는커녕 스스로 준비해 온 질문을 읽은 뒤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기 일쑤였고, 재벌총수들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질의시간을 잡아먹는 전략을 구사해 귀중한 청문회 시간을 허비하게 만들었다. 위원별로 할당된 시간도 짧아 질문 도중 마이크가 꺼지는 등 심도 깊은 추궁이 어려웠고, 의사진행발언을 통한 유연한 청문회 운영도 아쉬웠다. 심지어 새누리당 소속 의원은 청문회 위원인지 재벌 대변인인지 그 역할이 혼란스러울 정도로 재벌 총수들의 건강을 앞장서 염려하고 두둔하는 발언을 하여 빈축을 사기까지 했다.

이번 국정조사의 핵심은 기금출연과 관련하여 '대가성'이 있었는가를 확인하는 것만이 아니라 박근혜 정부 시기 전반에 걸친 뿌리 깊은 정경유착의 고리를 확인하고 이를 추궁하는 것이다. 그러나 1차 청문회는 사실상 검찰의 공소장이 밝히고 있는 범죄사실 이상의 내용을 확인하지는 못하였다.

국정조사는 검찰조사와는 다른 결을 가져야 한다. 재벌총수들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면 부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도 공개적인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 '모른다'거나 '기억이 정확하지 않다'고 대답한다면 차후 확인해서 '정확한 대답을 준비하라'고 요구해야 한다. 아직 3차, 4차 청문회가 남아있다. 위원들은 1차 청문회에서 재벌 총수들이 동문서답하거나, 부인하되 해명이 없고, 기억이 정확하지 않았다고 한 부분들을 정리하여 재차 소환한 뒤 정확한 사실을 확인토록 하여야 한다.

증인들은 '개인'으로서 청문회 자리에 나온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과 관련하여 책임 있는 '대표'로서 청문회에 소환된 것이다. 개인적인 기억에 의존할 문제가 아니라 기업과 관련한 의혹을 국민 앞에서 해명해야 할 책임이 있어 청문회에 소환된 것이다. 따라서 미진한 대답을 한 총수들을 재소환하여 질의하라. 더 자세히, 더 정확하게, 더 명확하게 확인받아야 한다. 3차, 4차 청문회에서는 재벌총수들에 책임 있는 답변을 얻어낼 수 있기를 촉구한다. v:* {behavior:url(#default#vml);}o:* {behavior:url(#default#vml);}w:* {behavior:url(#default#vml);}.shape {behavior:url(#default#vml);}


태그:#민변, #재벌총수, #청문회
댓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기본적 인권의 옹호와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연구조사, 변론, 여론형성 및 연대활동 등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민주적 발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1988년에 결성된 변호사들의 모임입니다.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