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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참사 당일인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세월호참사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 세월호참사 당일 중대본 방문한 박근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참사 당일인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세월호참사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 청와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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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했던 올림머리를) 일부러 흐트러뜨렸다? 아니다. 오후 3시부턴가? 그날 출입한 것은 어제 낸 자료 그대로다. 아침에는 기록이 없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7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의 머리손질 사실에 대한 질문에 답한 내용 중 일부다. 박 대통령이 2014년 4월 16일 "315명의 미구조 인원들이 실종 또는 선체 잔류 가능성이 높다"는 국가안보실의 보고를 받고도 자신의 머리를 손질하는데 90분 가량 소요했다는 의혹만 아니라, 당시 상황에 맞춰서 흐트러진 머리 스타일을 연출하려고 당일 오전에 이어 오후에 또 다시 전속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렀다는 의혹까지 제기된 것을 부인한 것이다.

정 대변인은 "(대통령이) 통상 머리를 아침에 (손질)하는 것으로 아는데 왜 그날은 오후에 미용사를 불렀나"는 질문에는 "확실히는 모르지만 행사가 있을 때, 공식 일정이 나오면 그에 맞춰서 (미용사가) 들어오고 보통의 경우에는 (대통령) 본인이 손질하겠죠"라고 답했다. 또 "(해당 미용사가) 매일 아침 8시에 (청와대로) 갔다가 10시 반에 (미용실) 문을 연다고 했다"는 지적에는 "항상 그런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청와대는 당시 대통령의 머리손질 사실은 인정했으나 그 소요 시간은 20여 분에 불과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또 박 대통령이 당시 정부서울청사에 꾸려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지시 이후 경호안전 조치가 완비되는 동안 서면보고를 받았다면서 '머리손질=골든타임 낭비'가 아니라고도 강조했다.(관련기사 : "박 대통령, 세월호 당일 '골든타임' 때 올림머리 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내부자 출입도 없다더니 하루 만에 거짓 들통

그러나 이것으로 모든 의혹이 깔끔하게 해소된 것은 아니다. 앞서 이영석 청와대 경호실 차장은 지난 5일 국회 최순실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기관보고 때 "(세월호 참사 당일) 남자든 여자든 외부 방문객이 있었나"라는 질문에 "관저 근무자들이 이야기하기로, 외부에서 들어온 인원은 없었다"고 답한 바 있다. 또 "내부 근무자의 출입은 있었느냐"는 질문에도 "(간호장교인) 신씨가 약 4분 정도 관저에 있었고, 이를 제외하고는 내부근무자의 출입도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통령의 머리손질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영석 차장의 답변은 거짓이 됐다. 세월호 참사 당일 가글을 전달하러 관저에 출입한 간호장교 신씨만이 아니라 박 대통령의 머리 손질을 맡고 있는 전속 미용사도 출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이날 "(전속 미용사도) 총무비서관실 소속 계약직이라서 외부인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호차장은 국정조사 기관보고 당시 (신씨 외) 내부 근무자의 출입기록도 없다고 했다"고 재차 지적했을 땐 "그것은 간호장교에 초점을 맞춰서 그랬던 것인가"라면서도 "내부 근무자 출입기록이 왜 없겠나"라고 반문했다.

당시 대통령 경호실의 중대본 경호상 안전조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청와대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후 3시경 중대본 방문 지시를 내렸고 경호실의 중대본 경호안전 조치는 오후 4시 30분에 끝났다. 박 대통령이 당시 불특정 다수가 모인 참사 현장도 아닌 공무원과 취재진이 대다수인 정부서울청사의 중대본을 방문하는 것인데도 1시간 반 이후에나 경호상 안전조치가 완료된 셈이다.

이에 대해 정 대변인은 "경호상 안전조치 완료까지 1시간 반이나 걸린데 그것이 통상적인 경우인가"라는 질문에 "미리 경호팀이 나가서 현장점검하고 하기 때문에"라면서 "보통 아마 그렇게 걸리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답했다. 

최순실 국정조사 특위, 대통령 미용사 등 증인으로 채택할 듯

이러한 의혹들은 당장 국정조사 특위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 새누리당 소속 국조위원인 황영철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출발 새 아침>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경호차장은 그 시점(세월호 참사 당일)에 외부에서 들어온 분이 없다고 답변을 했다. 그래서 지금 상황으로 보면 결국 허위증언을 한 것"이라며 "다음 청문회 때 이 문제에 대해서는 다시 또 분명히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해야 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황 의원은 세월호 참사 당일 대통령의 머리를 손질한 미용사도 출석시키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그는 "미용실 원장님도 모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그럴 생각이다. 오늘 위원장과 여야 간사에게 요청해서 살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오전 국조 청문회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이영석 경호실 차장과 미용실 원장에 대한 출석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조위원 안민석 의원도 이날 오전 황 의원과 같은 요구를 했다.

야당도 이 문제를 단단히 파고 들 모양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박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당일 머리 손질 의혹을 두고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솟았다. 어머니의 이름으로 박 대통령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놨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국민의 생명이 죽어가는데 대통령이 머리 (손질)하고 앉아 있을 수 있는 그런 정신 상태의 박 대통령을 우리는 모시고 살았다"며 "당신의 머리와 어린 학생 생명 중 뭐가 중요한지 이것조차도 분별하지 못하는 대통령"이라고 질타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청와대는 20분 정도만 머리를 했다고 밝혔지만 어떻게 한다고 해도 박 대통령의 총체적인 무능과 무책임은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라면서 "(참사 당일) 11시 30분께 선실에 학생들이 대부분 갇혀 있다는 보고를 받았음에도 제대로 된 지시는 하나도 없었고 그 7시간 동안 밝혀진 것은 (대통령이) 머리를 했다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 당일 7시간 동안 시간대 별로 무엇을 했는지 대통령 스스로가 밝히면 될 일"이라며 "탄핵과 특검을 통해 강제적으로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을 초래한 것은 박 대통령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태그:#박근혜, #세월호 참사, #탄핵, #올림머리, #국정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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