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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12년 MBC 파업 참여와 무단결근, 대기발령 불응 등의 이유로 PD수첩의 최승호 PD와 전 노조위원장 출신의 박성제 기자가 해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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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이 지난 2012년 파업으로 해고된 최승호 PD와 박성제 기자를 두고 "증거가 없는 것을 알고도 해고했다"라고 말한 것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의 해고가 부당한 것이라고 스스로 시인한 꼴이다. 백 본부장은 파업에 불씨가 됐던 김재철 사장 체제에서 편성제작본부장을 맡았고, 이후 경영기획본부장을 거친 MBC의 핵심인사다.

최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5일 공개한 녹음파일에 따르면, 백 본부장은 지난 2014년 4월 1일 서울 종로에 한식당에서 김재철 전 사장(배임)의 변호인 정재욱 MBC 법무실장과 또 다른 MBC 관계자 2명, 그리고 극우매체인 <폴리뷰>의 박한명 대표와 소속기자 C씨 등과 만났다. 이 자리에 참석자가 최 의원실에 녹취파일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 본부장은 이자리에서 당시 파업과 관련해 진행 중이던 소송과 관련해 "최소한 6명 해고자 중에 4대 2는 나와야 된다"라며 "4명의 집행부는 해고유지, 박성제하고 최승호 애는 증거불충분으로 기각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 왜냐면 그때 최승호하고 박성제 해고시킬 때 그럴 것을 예측하고 해고시켰거든. 왜냐면 증거가 없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걔네들이 후견인이야. 노조 파업의 후견인인데, 이놈들 후견인은 증거가 남지를 않잖아. 뭘 했는지 알 수가 없잖아요"라며 "그런데 이놈을 가만 놔두면 안 되겠다 싶어 가지고 해고를 시킨 거예요"라고 말했다. 또 "나중에 소송을 제기해서 들어오면(부당해고 판결이 나면) 그때 받아주면 될 거 아니냐, 그런 생각을 갖고서 (해고했다)"라고 말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지난 2012년 '공정방송'과 김재철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170일 동안 파업을 벌였다. 사측은 정영하 전 노조위원장 등 파업을 주도한 4명을 해고했다. 하지만 함께 해고된 최 PD와 박 기자는 평조합원이었고 특별한 해고 이유가 없어 논란이 됐다. 안광한 현 사장이 당시 인사위원장이었고, 백 본부장은 인사위원이었다.

그들의 말처럼 최 PD와 박 기자는 소송에서 모두 회사의 해고 징계가 무효라는 취지로 승소했다. 두 사람뿐 아니라 당시 징계를 받은 조합원 40여 명이 모두 1심과 2심에서 승소했고, 현재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노조의 파업은 방송 공정성 보장이 주목적으로 인정된다"라며 해고 노동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최민희 의원은 "어떻게 증거도 없이 '가만 두면 안되겠다'는 이유만으로 직장인의 생명을 끊는 해고를 자행할 수 있는지, 그 잔인무도함에 치가 떨릴 지경"이라며 "정영하 전 위원장 등 파업집행부와 파업 이후 자행된 권성민 PD 해고 등 법원으로부터 무효 판결을 받은 모든 해고와 징계가 별다른 근거없이 자행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법원에서 연이어 무효 판결을 받았음에도 여태껏 해결이 안 되는 가장 큰 책임은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에게 있다"며 "박 대통령은 대선 당시 'MBC 노조 주장에 공감하는 점이 있다', '복귀하고 나면 모든 문제를 순리대로 풀려야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지 않았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공약도 헌신짝처럼 내팽개쳤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