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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에게는 두 명의 딸이 있다. 장녀는 1979년생으로 미국 캘리포니아 아트칼리지에서 미술을 전공한 뒤 현재는 미국 링컨대에서 MBA과정을 밟고 있다. 차녀는 1985년생으로 이화여대 의대를 졸업한 뒤 건국대 병원과 현대 아산병원에서 일했고, 현재는 남편과 함께 홍콩에서 살고 있다.

두 자녀가 모두 외국(미국과 홍콩)에 머물고 있는 공통점이 있는데, 특히 차녀의 경우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이 후보자 "2007년 4월 한국 국적을 자동 상실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공제회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공제회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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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보자는 서울대 공대(기계공학과)에서 석사를 취득한 직후인 지난 1980년 9월부터 미국 유학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지난 1985년 5월 버클리대(캘리포니아주)에서 박사학위(공학박사)를 취득한 뒤 귀국해 같은 해 9월 서울대 공대 조교수에 임용됐다.

이 후보자가 버클리대에서 박사과정을 마칠 즈음인 지난 1985년 4월 알타 베이츠(Alta Bates) 병원에서 차녀가 태어났다. 알타 베이츠 병원은 캘리포니아주 버클리에 있는 출산 전문병원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는 같은 해 5월 미국에서 차녀의 출생을 신고했고, 동시에 차녀는 속지주의 원칙(부모의 국적에 관계없이 태어난 지역에 따라 국적을 결정하는 것)에 따라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 후보자의 차녀는 귀국한 이후 한국에서도 출생신고를 마쳤고 주민등록번호까지 부여받았다. 이에 따라 차녀는 이중국적자(복수국적자)가 됐다. 국적법(제12조)에 따르면, 이중국적자는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이 후보자가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 자료와 정진후 정의당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 따르면, 그의 차녀는 지난 2007년 4월 한국 국적을 상실해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국적을 상실했을 때는 국적법(제16조)에 따라 법무부에 국적상실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해야 한다. 국적상실신고서에는 국적을 상실한 원인과 연월일을 증명하는 서류를 첨부한다.

이 후보자의 차녀가 한국 국적을 자동으로 상실했는지, 아니면 '스스로' 한국 국적을 버리고 미국 국적을 취득했는지가 논란의 핵심이다. 이 후보자는 정진후 의원실에 제출한 답변서에서 이렇게 해명했다.

"차녀는 미국에서 출생하여 복수국적자(대한민국, 미국)였으나 스스로 국적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규정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적상실이 된다는 통보를 받지 못하여 국적선택의무기간 경과에 따라 '07.4월 국적을 자동 상실하였습니다."

이 후보자가 '만 20세가 되기 전에 복수국적자가 된 자는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는 국적법(제12조) 규정을 알지 못해 차녀는 만 22세가 되는 지난 2007년 4월 자동으로 국적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이 후보자의 차녀는 다음해(2008년) 2월에 국적상실을 신고했고, 동시에 주민등록도 말소됐다.

한국 국적 포기한 뒤에도 무이자 학자금과 건강보험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공제회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지난해 12월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육시설공제회에 마련된 사무실로 출근해 엘리베이터에 탑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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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국적상실에 따른 미국 국적 취득'이라는 이 후보자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이기에는 헛점이 있다. 차녀가 국적회복을 신청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그의 해명대로 관련 규정을 알지 못해 발생한 '사고'였다면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한국 국적을 상실한 이후에라도 한국 국적을 취득할 의사가 있었다면, 미국 국적을 포기한 뒤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서류를 첨부해 국적회복을 신청할 수 있다. 국적 회복을 신청하면 법무부 심사를 통해 '국적회복'을 허가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이 후보자의 차녀는 한국 국적을 상실한 지난 2007년 4월 이후 '국적회복'을 신청하지 않았다. 애초부터 미국 국적을 취득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버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또한 이 후보자의 차녀가 미국 국적을 취득한 이후에 받은 '무이자 학자금 대출'(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과 '건강보험료'(국민건강보험공단)도 논란거리다. 어머니인 황태숙 건국대 의대 교수는 지난 2004년부터 2009년까지 차녀의 의대 등록금을 내기 위해 총 12회에 걸쳐 총 6000여만 원을 대출받았다. 차녀는 이화여대 의대에 재학한 6년 동안 '무이자 학자금'으로 등록금을 충당한 것이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의 차녀는 한국 국적을 포기한 지난 2007년 4월 이후부터 2009년까지 총 15만 원의 건강보험료 혜택도 누렸다. 차녀가 한국 국적을 포기한 이후 국내병원을 이용한 경우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그만큼의 금액을 부담했다는 얘기다.

앞서 지난 2010년 8월 진수희 보건복지부장관 후보자도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미국 국적(시민권자)인 딸이 건강보험료 혜택을 받아 논란이 일었다. 현재는 한국 국적을 포기한 사람은 건강보험료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장녀는 수천만 원 '호화웨딩' 의혹

현재 미국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는 장녀는 예식비용만 수천만 원에 이르는 강남의 한 고급 웨딩홀에서 결혼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장녀는 지난 2011년 서울 강남 역삼동의 A웨딩홀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A웨딩홀은 '미슐랭 가이드' 별을 획득한 프랑스 스타 세프의 웨딩 메뉴를 선보인 곳으로 유명하다. 최저 7만7000원, 최고 13만 원인 양식 코스가 있고, 생화장식비만 550만 원에 이른다.

A웨딩홀의 한 관계자는 "비수기에 웨딩홀을 이용할 경우 350명 기준 최저 비용이 2800만 원이다"라며 "여기에는 사진과 비디오 촬영, 국수와 떡, 와인, 폐백 등의 비용은 빠져 있다"라고 전했다.

총 400명이 결혼식에 참석한다면 식사비용만 최저 3080만 원(7만7000원), 최고 5200만 원(13만 원)이 든다. 여기에 생화장식(550만 원), 홀사용(220만 원), 와인, 음료수, 폐백 등까지 합치면 최저 예식비용만 5000만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어머니인 황 교수는 장녀의 미국 유학비를 대기 위해 무이자 학자금 대출 제도를 이용해 총 1만2000달러를 대출받았다. 특히 장녀는 결혼한 이후에도 이 후보자의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등록돼 있어 건강보험료를 내지 않고 있다. 장녀는 결혼한 이후 미국에서 두 자녀(아들과 딸)를 출산했는데, 이들은 모두 이중국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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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이준식, #이중국적, #교육부장관, #사회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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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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