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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나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나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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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보강: 16일 오후 1시 38분]

"정치개혁은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또 다시 국회를 비난했다. 박 대통령은 16일 오전 '2016 대한민국 경제, 경제활력 강화, 구조개혁 완수'를 주제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노동개혁 5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등 구조개혁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핵심입법이 지연되고 있어서 후속개혁 추진에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가 된다"라며 이 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경제가 회생하는데 무엇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정치권의 마음이 중요하다"라며 "정치개혁은 말로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국민의 삶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국회가 존재하는 이유는 국민들을 대변하기 위해서"라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은 "정치개혁을 먼데서 찾지 말고 가까이 바로 국민들을 위한 자리에서 찾고 국민들을 위한 소신과 신념으로 찾아가기를 바란다"라며 "국민이 간절히 바라는 일을 제쳐두고 무슨 정치개혁을 한다고 할 수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처럼 박 대통령이 '정치개혁'을 거론하면서 쟁점법안 처리를 독려하고 나선 것은 현 국회 상황을 '야당 탓'으로 돌린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의원의 탈당으로 내분 위기에 빠진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국민적 관심과 동떨어진 싸움에 매몰돼 있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한 셈이기 때문이다.

'비상계획' 거론한 박 대통령 "미래세대에 더 이상 죄짓지 말아야"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신흥국의 불안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경제의 대외 경제성을 꼼꼼하게 점검하고 위기에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 : 비상계획)'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새누리당이 '국가비상사태'를 강조하면서 쟁점법안들에 대한 직권상정을 요구했던 점을 감안할 때, 이 역시 국회를 향한 압박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도 "(국회에서 기업활력제고법을 처리해) 공급과잉 업종을 사전에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업종 전체가 위기에 빠지게 되고 그것은 대량실업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라며 이를 언급했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서는 "지난 18대 국회에 이어 또 다시 자동폐기될 위기에 처해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라면서 "우리 몸의 병을 치료하는데도 하루아침에 한방에 고쳐지는 그런 도깨비 방망이 같은 방법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즉,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으로 의료영리화의 길이 열린다'는 야권의 우려를 감안하더라도 제 때 법을 처리, 시행해야 입법 취지에 맞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박 대통령은 조선 시대 문인 양사언의 시조 '태산이 높다 하되'를 그대로 인용하며 시급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다 아시지 않나"라면서 "지금 1440여 일 동안 묶여 있는 이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1000일 전에 해결됐다면 지금 수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찾고 자기 역량을 발휘하면서 활기찬 삶을 살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하고 싶어 하는 이 젊은이들이 잃어버린 시간, 인생을 누가 보상할 수 있겠나"라며 "우리 미래세대에게 더 이상 죄짓지 말고 지금이라도 실행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독설' 통하지 않은 국회, 정의화 "직권상정의 법적 근거 찾아달라"

그러나 박 대통령의 '독설'은 통하지 않았다. 정의화 국회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가비상사태에 (직권상정이) 가능하다고 돼 있는데, 과연 지금 경제 상황을 그렇게 볼 수 있느냐 하는 데 대해 나는 동의할 수 없다"라며 직권상정 요구를 거부했다. 현행 국회법에서 직권상정 요건을 ▲ 천재지변 ▲ 국가비상사태 ▲ 여야가 합의한 경우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정 의장은 "어제 청와대에서 메신저가 왔기에 내가 그렇게(직권상정) 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조금 찾아봐 달라고 오히려 내가 부탁했다"라며 "내가 (직권상정을) 안 하는 게 아니고 법적으로 못하기 때문에 못하는 것임을 알아달라"라고도 강조했다.

연일 이어지는 청와대의 압박에 대한 불쾌감도 드러냈다. 정 의장은 전날(15일) "(선거구 획정 관련) 선거법만 직권상정하는 것은 국회의원 밥그릇만 생각하는 것"이라는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의 발언에 대해 "내년 4월 총선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입법 비상사태가 생길 수도 있는데 밥그릇을 챙긴다는 표현은 아주 저속하고 합당하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태그:#박근혜, #노동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정치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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