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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달도의 해안을 따라가는 사랑의 길. 오른편에 조그마한 별섬이 떠 있다. 낭만의 섬, 사랑의 섬이다.
 외달도의 해안을 따라가는 사랑의 길. 오른편에 조그마한 별섬이 떠 있다. 낭만의 섬, 사랑의 섬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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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달도는 '사랑의 섬'으로 알려져 있다. 연인들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준다. 숲길도 호젓하다. 단 둘이 거닐며 사랑을 고백하기에 맞춤이다. 목포에서 서쪽으로 6㎞ 가량 떨어져 있는 외달도는 면적이 42만㎡로 앙증맞다. 해안선도 4.1㎞로 길지 않다. 아늑하고 평온한 섬이다.

바닷길을 사이에 두고 달리도(達里島)와 마주하고 있다. 달리도 바깥에 있다고 외달도(外達島)라 불린다. 장년층에선 '밖다리섬'이라 부른다. 바다 한가운데에 외롭게 떠있어서 외달도라는 얘기도 있다.

외달도로 가는 배를 목포항에서 탔다. 배는 목포대교 밑으로 고하도를 돌아 달리도, 율도를 거쳐서 갔다. 눈맞춤하며 지나는 장좌도, 우도, 맥도는 덤이다. 외달도까지 40여 분 걸렸다. 뱃길에 낭만이 넘실댄다. 지난 10월 28일이었다.

외달도로 가는 뱃길. 목포항에서 목포대교를 지나간다. 외달도로 가는 배에서 뒤돌아 본 목포대교와 유달산 풍경이다.
 외달도로 가는 뱃길. 목포항에서 목포대교를 지나간다. 외달도로 가는 배에서 뒤돌아 본 목포대교와 유달산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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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달도 선창. 북적대던 여름과 달리 한적하기만 하다.
 외달도 선창. 북적대던 여름과 달리 한적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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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달도 선창에 내리면 해수풀장이 보인다. 바닷물을 끌어들여 만든 풀장이다. 지난 여름 피서객들로 북적댔던 곳이다. 해변에 원두막도 있다. 지금은 사람 한 명 보이지 않는다. 적막감만 흐른다.

오른편으로 해변길이 나 있다. 시멘트로 포장된 길이다. 길이 S자로 구부러져 멋스럽다. 바닷물도 깨끗하다. 목포에서 가까운 바다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별섬도 가까이 떠 있다. 섬의 생김새가 밤하늘의 별을 닮았을까. 외달도를 밝히는 별 같은 섬이다.

호젓한 섬의 낭만을 한껏 부풀려준다. 철 지난 바다의 정취도 남다르다. 뉘엿뉘엿 걷는 발걸음이 가뿐하다. 그 순간, 파도가 길까지 넘어와서 반겨준다. 오랜만에 사람을 만난 탓에 바다가 흥분한 것 같다.

외달도 해안을 따라가는 길 풍경. 왼편으로 보이는 별섬 너머로 여객선이 지나고 있다.
 외달도 해안을 따라가는 길 풍경. 왼편으로 보이는 별섬 너머로 여객선이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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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달도 해변 풍경. 별섬을 배경으로 해변이 자리하고 있다.
 외달도 해변 풍경. 별섬을 배경으로 해변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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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섬의 해변으로 이어진다. 지난 여름에 많은 사람들로 북적댔던 해변이다. 섬사람들은 밖다리해수욕장이라 부른다. 사람 눈썹만큼 작지만, 역사가 깊은 해변이다. 일제강점기에도 해수욕장으로 쓰였다. 바다모래가 곱다.

외달도해변을 지나자 흙길과 만난다. 해안을 따라가는 산책길이다. 바닷가 언덕 위에 하트 모양의 조형물이 세워져 있다. '사랑의 섬 외달도'라는 글씨가 씌어 있다. 연인들이라면 사진 몇 장 찍고 가겠다. 배경으로 자리하는 바다와 섬 풍경도 아름답다.

외달도의 하트 조형물. 연인들의 기념사진 포인트다.
 외달도의 하트 조형물. 연인들의 기념사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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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달도 등대로 가는 길. 해안을 따라가는 길이 멋스럽다.
 외달도 등대로 가는 길. 해안을 따라가는 길이 멋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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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조형물을 지나니 해안을 따라가는 푹신한 흙길로 이어진다. 발바닥도 반긴다. 그 길 너머에 외달도등대가 보인다. 바로 앞 바다에 세워져 있다. 푸른 바다에 떠있는 자태가 멋스럽다. 등대가 바다로 나아가는 배 같다. 낭만을 한아름 싣고 있다.

길손의 마음을 송두리째 앗아간다. 하루쯤 고립돼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또 다른 등대에 걸린 '사랑의 자물쇠'도 애틋하다. 연인들의 언약을 담고 있다. 외달도가 '사랑의 섬'이라는 증표다. 바다에서 칠흑 같은 밤을 밝혀주는 등대처럼, 둘의 사랑을 영원히 지켜 줄 것을 바라고 있다.

하트 모양의 자물쇠가 눈길을 끈다. 둘의 사랑 영원히 변치 말자고 새겨놓은 것도 있다. 언약의 추억을 그리는 연인들이 또 찾겠다. 외달도에서 약속한 사람들의 사랑이 다 이뤄졌기를 소망해 본다.

외달도등대. 바다로 나아가는 배의 모형에 등대가 세워져 있다.
 외달도등대. 바다로 나아가는 배의 모형에 등대가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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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대 앞에 매달린 사랑의 열쇠. 등대가 영원히 사랑을 지켜주길 소망하고 있다.
 등대 앞에 매달린 사랑의 열쇠. 등대가 영원히 사랑을 지켜주길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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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로는 바닷가 데크로 이어진다. 야트막한 구릉을 넘어 외달도마을로 간다. 외달도는 고려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알려져 있다. 오래 전에는 목포시 달동에 속했다. 한때는 충무동에 편입됐다. 10여 년 전 유달동으로 옷을 바꿔 입었다.

주민 40여 명이 살고 있다. 돌김과 파래, 미역을 채취한다. 김양식도 조금 한다. 주변 바닷물의 흐름이 빨라 고기잡이는 힘들다. 밭에는 콩, 고구마 등을 재배한다.

바닷가 마을에 한옥이 보인다. 민박집이다. 오래 전 외달분교가 있던 자리다. 사치분교의 기적을 담은 영화 <섬개구리 만세>의 촬영지로 쓰였던 학교다. 신안 사치분교는 1972년 전국소년체전에서 농구 준우승을 차지했다.

외달도 해변. 바다 건너로 목포구등대가 보인다.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에 속하는 곳이다.
 외달도 해변. 바다 건너로 목포구등대가 보인다. 해남군 화원면 매월리에 속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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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달도 한옥민박 풍경. 한적한 섬의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다.
 외달도 한옥민박 풍경. 한적한 섬의 바닷가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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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민박은 목포시에서 지어 민간에 팔았다. 2년 6개월 전 서울에서 내려온 박광수(38)·황선의(34)씨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마당도 제법 넓다. 그 집 마당의 한켠에 마을주민 열댓 명이 모여 있다. 섬주민들로 이뤄진 달달합창단의 단원들이다. 팔순을 넘긴 할머니부터 30대 새댁까지 다 모여 있다. 합창단은 지난 9월말 만들어졌다.

"재미지요. 노래항께. 내가 젊어지는 거 같고." 김금재(83·여) 어르신의 말이다. "옛날에는 내가 한 가닥 했는디. 재미져도 노래하고 서러울 때도 노래하고. 근디 지금은 쪼금 어렵네. 박자 맞추기가. 가사도 금방 까먹고." 고덕례(79·여) 어르신의 너스레다.

외달도 섬주민들로 이뤄진 달달합창단. 12월 2일 목포에서 열리는 국제 녹색 섬 포럼의 무대에 서기로 하고, 한창 연습을 하고 있다.
 외달도 섬주민들로 이뤄진 달달합창단. 12월 2일 목포에서 열리는 국제 녹색 섬 포럼의 무대에 서기로 하고, 한창 연습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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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달합창단은 오는 12월 2일 첫 무대에 설 예정이다. 목포 신안비치호텔에서 열리는 '국제 녹색 섬 포럼'에서다. 개막식에서 노래를 한다. 내년에는 피서객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공연을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길은 한옥민박에서 산길로 올라간다. 외달도에서 가장 높은 해발 64m의 매봉산이다. 말이 산이지, 구릉에 가깝다. 길도 험하지 않다. 숲에는 사철 푸른 소나무가 많다. 산국, 해국도 늦가을을 아쉬워하고 있다. 선창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갯바위 지대는 바다낚시 터다. 겨울이면 자연산 굴이 지천이다.

목포와 외달도를 오가는 여객선. 목포에서 가까운 섬을 연결해주는 '바다의 시내버스'로 통한다.
 목포와 외달도를 오가는 여객선. 목포에서 가까운 섬을 연결해주는 '바다의 시내버스'로 통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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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가는 길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신진페리를 탄다. 날마다 07:00, 10:30, 13:30, 16:30에 들어간다. 뱃삯은 왕복(어른) 1만3000원. 문의-신진해운 ☎061-244-0522

이 기사는 전남일보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외달도, #사랑의섬, #달달합창단, #목포, #별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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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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