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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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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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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삼성서울병원, 서울시 간에 3자 협의체를 구성했으나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여전히 정보가 안 오는 거예요. 보건복지부는 계속 삼성 편을 들고요. 우리가 정보를 요구하면 오히려 중간에서 그게(정보가) 왜 필요하냐고..."

서울시메르스대책본부장을 자임하며 메르스 퇴치를 진두지휘했던 박원순 서울시장은 '삼성서울병원은 국가방역망의 열외'라고 했던 자신의 발언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대답했다.

의심환자의 동선을 신속히 파악해 격리 등 조치를 취해야 하는 서울시의 절박한 상황에서 자꾸 정보를 감추려고 하는 중앙정부와 삼성서울병원의 태도가 이해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혀를 찼다.

박 시장은 이송직원의 확진판정 이후 삼성서울병원의 부분폐쇄 조치에 대해서도 "복지부에 조치 안 하면 서울시라도 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날 밤 11시에 삼성병원이 응급실과 일부 병동을 스스로 폐쇄 조치하더라. 서울시가 요구 안 했으면 아마 (그 조치가) 늦어졌거나 안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오마이뉴스 인기 팟캐스트 <장윤선의 팟짱>이 9일 심야에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났다. 체력이 강하기로 소문난 그인 만큼 이날도 저녁 일정을 소화하느라 인터뷰는 오후 9시 반이 넘어서야 시작됐다.

그래도 메르스 사태가 진정되고 있어서인지 그의 표정은 한결 여유가 있어보였다. 종종 농담도 섞어가며 시정에 대해 자신감 있게 이야기했다.

박 시장은 지난달 4일 있었던 긴급 심야기자회견에 대해 "삽시간에 돌 수 있는 전염병이 서울이라는 거대도시에 번지고 있다는 판단이었다"며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것인데, 정부가 공개하지 않는 이상 나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발표했다"고 당시 소회를 토로했다.

그는 또 "당시만 해도 지역감염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 않나. 그런데 중앙정부가 별로 조치도 안 취하고 안 하겠다고 했다"며 "질병본부장에게 중앙정부에서 안 하면 우리가 (공개)하겠다 했더니 그럼 하시라고 해서 부랴부랴 했다"고 당신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박 시장은 "정부가 빨리 알려줬으면 (시민들이) 스스로 조치를 취했을 텐데 누가 어느 병원에서 전염되고 있는지 모르니까 모든 시민이 공포에 빠진 거 아니냐"며 "다른 병처럼 공기전염이 됐다면 대한민국이 어마어마한 파국적 상황을 맞았을 수도 있었다"고 가슴을 쓸어내렸다.

'시민들의 협조'와 '공무원, 의료진의 헌신'으로 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섰다고 인터뷰 내내 여러 번 강조한 박 시장은 그러나 "또 다른 소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이제라도 외양간을 고쳐야 한다"며 "서울시 조직내 질병관리센터 설립, 역학조사관 증원, 음압병실 갖춘 격리병실 확충, 훈련된 전문가 양성 등을 향후 대책으로 꼽았다.

그는 또한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를 언급하고 "서울시가 해방 이후 도시화 과정에서 건설한 인프라가 노후화 되기 시작했다"며 "하수관거의 노후화로 비롯된 싱크홀 등 위험요인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예산확보 등 시민들의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게 메르스 사태의 교훈이라고 주장했다.

박원순 시장은 메르스 사태 이후 자신의 대선후보 지지율이 1위로 올라선 데 대해서는 "예전에도 1위 한 적 있지만 어느 순간 꺼지더라"며 "서울시 일 잘 하는게 대한민국 바꾸는 것"이란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박 시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하루 일정을 묻는 질문에 "보통 아침 6-7시에 집에서 나가 저녁약속을 마치고 9-10시쯤에 집에 돌아가 TV로 드라마나 다큐멘터리를 본다며 <풍문으로 들었소>, <화정>, <징비록> 등 드라마와 다큐 <세계견문록>을 꼽았고, 심지어 지역방송인 <서초방송>도 본다고 말했다.

밤 9시 30분을 넘겨 시작된 이날 인터뷰는 박 시장의 열띤 답변으로 11시가 넘어 끝났다. 인터뷰는 팟캐스트 <장윤선의 팟짱>과 오마이TV 동영상으로 전체를 시청할 수 있다.

"심야 긴급회견은 시민 생명-안전 위한 절박감 갖고 한 것"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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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4일 있었던 메르스 관련 긴급 심야기자회견 얘기를 먼저 해야겠다. 대단히 긴박한 분위기여서 모든 사람들이 TV앞에서 지켜봤다. 왜 이런게 필요하다고 생각했나.
"나는 정말 긴박하다고 생각했다. 전염병은 삽시간에 돌 수 있는 거잖나. 이미 평택을 넘어 서울이라는 거대도시, 대한민국 수도에 번지고 있다는 판단이었다. 특히 삼성서울병원은 전국의 환자들이 오는 곳이기도 하고 이미 확진환자가 생겼던 상황이다. 시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위한 것인데, 중앙정부가 공개하지 않는 이상 나라도 해야 한다는 절박감을 갖고 발표했다."

- 삼성서울병원에 확진환자가 있다는 건 처음 어떻게 접하게 됐나.
"당시는 메르스 사태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는 상황이었고, 처음 우리는 중앙정부가 알아서 하겠거니, 시키는 것만 하면 되겠거니 생각했었다. 그런데 6월 3일 밤 늦게 우리 보건정책과장이 보건복지부 주최 회의에 가 35번째 환자(삼성서울병원 의사)의 동선이라든지 당시 삼성서울병원의 상황에 대한 얘기를 했다. 다음날 아침(4일) 논의했더니 '이것은 중대한 일이다'라는 데 중지가 모아졌다.

빨리 국민들과 공유하는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시민들이 알아야 '나도 이 병원에 다녀왔으니 조심해야지' 생각하고, 증상이 있으면 스스로 자가격리하든지 보건소에 가서 검진 받든 할 것 아닌가. 그런데, 모르면 발열이라든지 증상이 있는 상태에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당시만 해도 지역감염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지 않나.

그런데 중앙정부가 조치를 별로 안 취해서 그날 저녁 6시 보건복지부 장관에게도 그런(정보공개) 요구를 했고 8시에 질병관리본부장에게 (35번째 환자의) 역학조사서를 달라고 한 것이다. 두 번째 통화에서는, 중앙정부가 안 하면 우리가 하겠다 했더니 그럼 하시라고 해서 부랴부랴 한 거다."

- 그런데 그 다음 정부 반응은 박 시장 기자회견이 부적절했다는 것이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정부는) 우리가 요구하는 대로 다 했지 않나."

- 35번째 환자가 언론인터뷰 통해 '본인은 마구잡이로 돌아다닌 적 없다'고 반박했는데.
"그 환자에겐 어찌됐든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분의 인격을 훼손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본인이 나중에 알게 돼 마음의 상처가 있을 수 있는데, 그에 대해서는 직후에 사과드린 적 있다. 당시는 절박한 느낌에서 빨리 이것을 알려야 접촉 가능성 있었던 많은 사람들이 조금 더 안전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로부터) 그의 동선이 적힌 역학조사서를 3일 저녁 8시에 받았다. 깜짝 놀란 게, 메르스는 증상이 있을 때 전염된다고 하는데 5월 29일부터 벌써 가벼운 기침이 있었다고 쓰여져 있었고, 30일 재건축조합, 31일 몇 군데 다닌 게 분명히 나온다. 우리는 보건복지부가 작성한 거니까 그 팩트를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에 기초해서 발표했던 것이다."

"어디서 전염되고 있는지 모르니까 시민들 공포에 빠진 것"

- 중앙정부는 괴담유포자를 처벌하겠다고 하는 등 비밀주의로 일관하는 상황이었는데, 박 시장님 기자회견 이후 상황이 바뀌어버렸다. 당시의 중앙정부는 왜 그렇게 했을까.
"그건 중앙정부 가서 물어보시라.(웃음) 투명성이야말로 전염병의 특효약이고,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게 우리 생각이다. 슈퍼전파자들도 희생자가 아니냐. 자신도 모르는 상태에서 이 병원 저 병원 간 것을 마치 부도덕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전혀 아니다. 정부가 빨리 알려줬으면 격리하거나 보건소 가거나 스스로 조치를 취했을 것이다.

환자도 몰랐고 의사도 몰랐고 주변 누구도 몰랐다. 그런데 흉흉하게 환자는 계속 나타나고. 누가 어느 병원에서 전염되고 있는지 모르니까 모든 시민이 공포에 빠진 거 아니냐. 4일은 걷잡을 수 없이 퍼지겠구나 생각했다. 지역감염이 안 됐고 공중전파력이 약했기 때문에 이런 정도로 수습된 것이다. 다른 병처럼 공기전염이 됐다면 대한민국이 어마어마한 파국적 상황을 맞았을 수도 있었다."

- 우리 정부가 참 안일했던 것 같다.
"전염병은 불특정다수에게 삽시간에 전파될 수 있다는 것은 기본상식 아니냐. 그래서 국가전염병으로 정해놓고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 결국은 정보의 공유, 시민의 협력을 얻어서 막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상식이라고 생각한다. 근데 그걸 정부가 안 한 상황에서 내가 발표하고 정부도 심각성을 그때서야 알아 공개주의로 갔다."

- "독감 정도에 불과하다"고 말한 대통령과 비교해, 도대체 누가 대통령이냐 하는 얘기가 돌았다.
"자꾸 싸움 붙이지 마라.(웃음) 초기에는 분명히 정부의 비밀주의가 잘못됐었다. 그러나 이후 확진 권한을 각 도에 부여해 달라거나 시도지사 회의 한 번 열어 달라는 등 중앙정부에 요청했던 것들이 바로바로 반영됐다. 그렇게 되면 중앙정부와 갈등할 필요가 없지 않나. 저는 굉장히 협조적 자세를 취했고 그 뒤엔 잘 정리가 됐다."

- 지금 상황은 메르스 종식을 선언해도 되는 단계인가.
"아직은 장담하기 어렵지만, 대체로 잡혀가는 분위기인 건 맞다. 시민들의 협력과 의료인들의 헌신 덕분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자가격리자 중에서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면 (메르스가) 잡혀가는 것이고 파악되지 않는데서 터져나오면 확산된다는 걸 의미하는 것인데 지난 일주일 사이엔 확진자가 나왔지만 모두 자가격리자 중에서 나왔다. 최근 며칠은 확진자가 없어 잡혀가는 분위기라고 할 수 있다."

- 이제 서울은 안전한가.
"환자들이 거쳐간 병원들이 잠복기를 지나가고 있기 때문에, 다음주 초가 분수령일 것 같다. 종식선언은 확진환자가 안 나온지 28일이 지나야 한다(현재까지 마지막 확진자는 3일 발생한 186번째 환자다... 기자 주) 지금은 확실히 종식되는 상황이다."

"서울시 요구 없었으면 삼성병원 폐쇄 안 했을 것"

"서울시 간에 3자 협의체를 구성했으나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여전히 정보가 안 왔다. 복지부는 계속 삼성 편을 들었다. 우리가 요구하면 그게(정보가) 왜 필요하냐고 얘기했다. 복지부 장관에 얘기했지만 변화시킬 의지를 안보여 총리대행인 최경환 부총리에게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총리실이 상황을 장악한 뒤에 바뀐 것이다. 계속 복지부에 조치 안하면 서울시라도 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날 밤 11시에 삼성병원이 응급실과 일부 병동을 스스로 폐쇄 조치하더라. 서울시가 요구 안했으면 아마 (그 조치가) 늦어졌거나 안 했을 것이다."
 "서울시 간에 3자 협의체를 구성했으나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여전히 정보가 안 왔다. 복지부는 계속 삼성 편을 들었다. 우리가 요구하면 그게(정보가) 왜 필요하냐고 얘기했다. 복지부 장관에 얘기했지만 변화시킬 의지를 안보여 총리대행인 최경환 부총리에게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총리실이 상황을 장악한 뒤에 바뀐 것이다. 계속 복지부에 조치 안하면 서울시라도 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날 밤 11시에 삼성병원이 응급실과 일부 병동을 스스로 폐쇄 조치하더라. 서울시가 요구 안했으면 아마 (그 조치가) 늦어졌거나 안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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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서울병원이 국가방역망의 열외'라고 주장한 적이 있다. 왜 그랬나.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받아보니, 삼성서울병원은 전국적으로 환자들이 오는 곳이라 전파력 강해서 특별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하는 상황이었다. 35번 환자의 동선에 접한 사람들에 대해 자가격리 조치를 선언한 이후 보건복지부, 삼성서울병원, 서울시 간에 3자 협의체를 구성했으나 삼성서울병원에서는 여전히 정보가 안 왔다.

복지부는 계속 삼성 편을 들었다. 우리가 요구하면 그게(정보가) 왜 필요하냐고 얘기했다. 복지부 장관에 얘기했지만 변화시킬 의지를 안 보여 총리대행인 최경환 부총리에게 '특별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총리실이 상황을 장악한 뒤에 바뀐 것이다. 계속 복지부에 조치 안 하면 서울시라도 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날 밤 11시에 삼성병원이 응급실과 일부 병동을 스스로 폐쇄 조치하더라. 서울시가 요구 안했으면 아마 (그 조치가) 늦어졌거나 안 했을 것이다."

- 서울시가 NGO처럼 일을 한 것 같다.
"시장이 취할 조치가 있는데, 안 하면 직무유기다. 시민들의 안전이 관계된 것인데 망설일 이유가 없다."

- 삼성병원 감염내과 과장은 국회 출석해서 '병원 아닌 국가가 뚫렸다'고 해서 깜짝 놀라게 했는데.
"삼성병원 응급실에서 많은 확진자가 나왔고, 많은 가족들이 거쳐갔고, 의료진들이 전염되고 하지 않았나. 이송요원 137번째 환자는 응급실에서 병실로, 병실에서 실험실로 70회인가가 다녔다는 것이다. 정부 역학보고서에는 그가 자가용을 타고 다녔다고 돼있었지만, 우리가 그의 신용카드를 통해 확인하니 지하철 타고 다녔더라. 마트도 가고, 약국도 가고, 심지어 아들과 보라매병원도 다녔더라."

"하수관거 등 서울시 인프라 노후화 시작"

- 작년에는 세월호 참사, 올해는 메르스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메르스가 한국사회에 남긴 교훈은 무엇인가.
"독일 사회학자 울리히 벡의 <위험사회>라는 책을 보면, 근대국가가 형성되고 대도시가 만들어지면서 우리는 늘 위험 속에 살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일제강점기에서 독립하고, 한국전쟁 폐허에서 다시 건설되면서 다양한 인프라나 도시가 형성됐는데 지금은 노후화되기 시작했다.

노후된 하수관거가 싱크홀의 원인인데, 서울시 하수관거의 40%가 50년 이상 노후됐다. 모두 교체하는데 1조 원 든다. 전동차도 교체주기 도래했다. 내진설계 건물이 전체의 30%밖에 안 된다. 불안하다는 시민이 많다. 서울시 예산만으로 부족해 중앙정부에 계속 요구하고 있다. 지혜를 다해서 안전사회 만들어야겠다."

- 공공의료 필요성을 느꼈다고 말한 적 있다. 서울시 공공의료정책을 어떻게 고쳐나가야 할까.
"소 잃기 전에 외양간을 고쳐야 하지만, 잃고서라도 또 다른 소를 잃지 않기 위해 고쳐야 한다. 질병관리센터같은 조직을 서울시 안에 둬야 한다. 1명 뿐인 역학조사관을 20여 명으로 늘려야 하고, 음압병실을 완벽히 갖춘 격리병원이 있어야 한다. 훈련된 전문가를 양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 삼성서울병원에 음압병실이 하나도 없다는 거 아닌가.
"그래서 의료공공성이 상당히 중요하다. 감염병 환자들만 격리해서 치료하는 병원이 있어야 한다. 다행히 서울은 14개 시립병원이 역할을 많이 해줬다. 의사, 간호사들 진짜 고생했다."

"중앙정부가 예산-권한 안 넘겨준다... 이제 좀 믿어줬으면"

- 최근 트윗에서 "메르스가 가지도 않았는데 녹조가 왔구나"는 멘트를 올려 화제가 됐었다. 한강 녹조에 대한 대책은 무엇인가.
"한강은 서울의 젖줄이다. 과거에는 상류의 댐에 갇혀있는 물에서 녹조가 생겨 하류로 번졌는데, 이번엔 거꾸로 하류부터 생겼다. 신곡수중보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고 서울시가 1차에 이어 2차 용역을 실시중이다. 아직 원인이 충분히 조사되지 않았다. 그리고 신곡보는 국토교통부 소관이다. 다행히 최근 1조 원을 투자한 고도정수처리장이 완공돼 수돗물은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 아리수 드시라. 나도 아리수 마시고 있다."

- 지방자치 도입 20주년이 됐는데, 박 시장은 10점 만점에 '4점' 줬다. 왜 이리 짜냐.
"민선자치 20년에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제는 좀 맡겨서 일을 맘껏 하도록 해도 좋을 텐데 중앙정부가 예산과 권한을 안 넘겨준다. 어느 자리에서 내가 '5할 자치'라고 하니까, 김관용 경북지사가 '무슨 소리냐, 2할 자치다'고 하더라. 현재 세수가 국세 8, 지방 2로 배분된다. 그러나 일은 반대로 중앙이 4, 지방이 6을 하고 있다.

우리는 4대6으로 하는 게 좋지만 그게 안되면 5대5나 6대4 정도는 돼야 한다. 서울이 잘 되면 대한민국이 잘 된다. 지방을 밀어주고 외교, 국방, 치안 등 큰 틀을 중앙이 해야 한다. 메르스 대처 서울, 경기, 충남이 다 잘하지 않았나. 자치단체가 이미 그럴 역량이 됐다. 좀 믿어줬으면 좋겠다."

- 예산확보가 막혀있는 것 같다.
"과거 서울시장이 국회 가서 예결위원들에게 사정하고 고개 숙인 적 없었다고 한다. 나는 3년간 국회 가서 몇 백억씩 얻어왔다."

- 광화문광장 세월호 천막을 철거하지 않는다며 보수단체가 고발하고 경찰 조사에 나서자 '차라리 날 잡아가라'고 말했는데.
"기본적으로 세월호라고 하는 국가적 재난과 참사 앞에서 가족 잃은 부모, 유가족들이 잠자고 아픔 달래고 사회적 호소하는 마당에 그분들을 내가 시장으로 있는 한 어떻게 내쫓겠는가. 그건 처벌받을 일도 아니거니와 처벌받는다고 해도 가족을 지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미에서 한 말이다. 인지상정이고 시민들의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최근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사태와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사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서울시에서 챙겨야 할 게 워낙 많아 (그런데) 논평을 하거나 개입할 상황은 아니다. 정치라는 게 시민들 편하게 하고 걱정을 덜어줘야 한다. 정쟁이나 정치를 위한 정치, 국민을 걱정하게 하는 정치는 여야 막론하고 없어져야 한다고 본다."

- 새정치연합이 6번째 혁신위를 만들었는데 어떤 방향으로의 혁신이 요구된다고 생각하나.
"혁신위가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국민지지를 얻기 위해 고민할 거라고 믿는다. 큰 정책방향도 필요하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삶을 토닥여주고 위로해주고 함께 고민을 해결해주는 정치를 바라는 게 아니냐. 멀리 있지 않다. (답은) 현장과 시민 가까이 있다고 생각한다."

"대선후보 지지도 1위? 예전에도 그랬지만 어느 순간 꺼지더라"

"(대선 후보에 대해) 괜히 바람 넣는 이야기 하지 말라.(웃음) 예전에도 한때 1위였지만 어느 순간 꺼지더라. 지지율 믿을 게 아니다. 시민들 삶을 잘 살펴야한다. 서울시 일 잘 하는게 대한민국 바꾸는것이다."
 "(대선 후보에 대해) 괜히 바람 넣는 이야기 하지 말라.(웃음) 예전에도 한때 1위였지만 어느 순간 꺼지더라. 지지율 믿을 게 아니다. 시민들 삶을 잘 살펴야한다. 서울시 일 잘 하는게 대한민국 바꾸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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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르스사태 이후 대선후보 지지도가 4주 연속 1위였다. 지금까지는 '그냥 서울시장 일 열심히 하겠다'는 반응이었지만, 솔직히 이런 조사가 나오면 기분은 좋지 않나.
"괜히 바람 넣는 이야기 하지 말라.(웃음) 예전에도 한때 1위였지만 어느 순간 꺼지더라. 지지율 믿을 게 아니다. 시민들 삶을 잘 살펴야 한다. 서울시 일 잘 하는게 대한민국 바꾸는것이다."

- 보수언론은 대선을 위한 행보였다고 비판하던데.
"그런 생각 있었으면 (무서워서) 안 했지. 이렇게 논란이 될 줄 몰랐다."

- 기독당이란 곳에서 주민소환 추진한다고 한다. 동성애 문제해결에 적극 대처 않고 혼란을 야기했다며.
"시민들이 그만두라면 그만둬야지 하지만, 시민들이 그 정도 양식은 갖고 있을 거라 믿는다. 첫 선거에서 양대 정당을 이겼고, 두 번째 선거는 (상대 후보가) 잠든 시민을 깨우겠다고 해서 그 말에 현혹되실까 걱정했는데 그렇지 않더라. 나는 시민들을 믿는다."

- 드라마 봐야 할 시간인데 너무 늦었다.
"<풍문으로 들었소> 봤는데 지금은 끝나서 요샌 같은 시간대에 하는 <화정> 본다. <징비록>, <세계견문록>... 심지어 지역방송인 <서초방송>도 본다."

- 마지막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다 못하고 산다. 완전 감옥살이다. 그래도 뭔가 작은 일을 해서 세상 바꿔가는 재미로 살고 있다."

- 메르스 정국에서 통쾌했을 것 같다. 중앙정부가 움직이지 않는데, 지방정부가 치고 달리니 다 따라오지 않았나.
"그것 보다는 중앙정부가 잘해서 제가 (그렇게) 안 해도 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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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전체 내용은 <장윤선의 팟짱>에서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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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ㅣ장지혜 기자



태그:#박원순, #메르스, #팟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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