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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오후 안동시내 한 커피숍에서 만난 A씨는 두꺼운 종이봉투에 담아온 각종 서류들을 하나하나 읽어주며 설명에 여념이 없었다. 예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시내와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안동문화관광단지 내의 B호텔이 불법으로 예식사업을 운영하고 있어서 피해가 크다고 주장했다. 감사원이 민원조사를 통해 관광단지 내 호텔의 지속적인 예식사업은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는데도 안동시가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게 A씨의 주장이었다.

이와 관련해 A씨는 지난 2013년 11월부터 민원을 제기하며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해 12월에는 안동시청 인근에서 현수막을 펼치고 '안동시의 공정한 행정집행을 촉구한다'라는 전단지를 배포하기도 했다. 이후에도 시의 적극적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자 A 씨는 감사원에 재감사를 요구했고 지난 5월 18일 민원조사결과를 통보 받았다.

감사원이 민원조사결과 통보를 통해 호텔의 예식 시설 제거와 법에 준한 행정지도 처분으로 민원 재발 방지를 없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감사원의 회신 서류 감사원이 민원조사결과 통보를 통해 호텔의 예식 시설 제거와 법에 준한 행정지도 처분으로 민원 재발 방지를 없도록 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 권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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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은 A씨에게 보낸 조사결과서에서 '민원과 관련해 직접조사를 통해 확인한 결과 B호텔에서 예식행사에 상시 이용되는 경우로 볼 수 있는 시설물 등을 적발했으며 안동시에 적발된 시설물을 제거도록 하는 한편 B호텔 부대시설이 관광진흥법 및 건축법 등 관련 법령을 준수하여 승인된 용도에 맞는 시설로 사용될 수 있게 행정지도를 철저히 하도록 통보했다'고 적시하고 있었다.

그러나 안동시는 이에 대해 'B호텔의 부대시설이 등록된 용도로 이용되고 있고 예식행사에 상시 이용되는 경우가 아니므로 부대시설 변경등록대상에 해당되지 않음,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지속적인 행정지도를 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A씨는 감사원 담당자에게 어느 법에 근거한 적발인지를 문의했지만 답변은 들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관광단지 내에 예식장은 안 되고 호텔 예식영업은 된다?

안동시 담당부서는 "관광단지 내에 예식장을 지을 수는 없지만 자유업인 예식업은 호텔에서 할 수도 있다, 법 어디에도 예식영업을 하지 말라는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A씨는 관광단지의 호텔의 예식업과 시설은 불법이기 때문에 관련한 시설은 건축법상 철거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A씨는 그동안 관광진흥법과 시행규칙, 관광진흥개방기급법, 건축법 등 관련법규들을 근거해 감사원과 문화체육관광부, 법제처 등 관련기관에 질의와 답변 듣기를 수차례 반복했다. 그 결과 관광단지 내에서 운영하는 호텔의 부가사업 중 예식업은 불법임에도 시가 노골적으로 법을 무시하며 업체 봐주기를 하고 있다고 A씨는 주장했다.

안동시청 담당자는 "계속 반복되는 이야기지만 감사원에서는 행정지도하라고 했다, 어느 법에 위배돼 단속과 처벌을 하라는 공문은 받지 못했다"면서 "상시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예식시설은 철거도록 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B호텔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두 차례에 걸쳐 관광진흥개발기금을 지원받아 건축했으며, 지난 2012년 10월 처음부터 예식영업을 계속 이어왔다. B호텔은 지난해 10월 A씨의 민원으로 인해 감사원 감사를 받아 "용도에 맞게 건물을 변경하라"는 시정 권고를 받았었다.

또한 법제처는 "관광기금이 지원되는 범위에서 지정한 시설로 예식장은 포함되지 않는다"며 예식행위는 불법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더불어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정책과에서는 "관광기금 융자업무 처리지침에 따라 예식장은 관광사업의 고유목적과 연관성이 적은 시설비용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fmtv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안동, #예식장, #관광단지,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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