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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학교 권순기 총장과 허권수 도서관장은 17일 오전 도서 기증자 심기환 식품공학과 교수, 장원철 한문학과 교수, 고 손학모 교수의 부인 배청자씨를 도서관으로 초청해 도서를 기증하여 준 데 대한 감사패를 수여했다.
 경상대학교 권순기 총장과 허권수 도서관장은 17일 오전 도서 기증자 심기환 식품공학과 교수, 장원철 한문학과 교수, 고 손학모 교수의 부인 배청자씨를 도서관으로 초청해 도서를 기증하여 준 데 대한 감사패를 수여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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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이 후학을 위해 평생 모은 도서를 기증하고 있다. 퇴임하며 전공서적 단 3권만 집으로 가져가고 모두 기증한 교수가 있는가 하면, 아파트 두 채 값의 도서를 내놓은 교수가 있고, "모든 장서를 기증하라"는 유언을 남긴 교수가 있다.

진주 경상대(총장 권순기)에 재직했거나 재직하고 있는 교수들 이야기다. 17일 경상대 도서관(관장 허권수 교수)은 심기환 교수(식품공학)와 장원철 교수(한문학), 고 손학모 교수(사회교육)의 부인 배청자씨한테 감사패를 수여했는데, 이 교수들의 사연이 알려져 화제다.

퇴임을 1년 앞둔 심기환 교수는 지난해 초 허권수 관장을 찾아와 도서 기증 의사를 밝혔다. 오랫동안 수집한 장서들과 손때 묻은 전공서적 등 1000여 권을 기증한 것이다. 심 교수가 집으로 가져간 전공서적은 단 3권뿐이다.

심 교수가 기증한 책 가운데는 천연물을 분석한 시리즈가 있는데, 이는 10여 년 전 100만 원을 주고 구입했다. 또 외국서적도 많고 국내서적이라고 하더라도 지금은 구하기 힘든 희귀본도 많다.

1977년 경상대에 부임했던 심 교수는 학회지와 전공서적을 모았다. 그는 매월 평균 7~8만원어치 책을 샀다. 연구실은 그가 모은 책으로 가득 했다. 심 교수는 학술지는 대학원생과 후배 교수들을 위해 학과 세미나실에 기증했고, 연구실에 있던 책장까지 세트로 기증했다.

창원철 교수도 많은 도서를 기증했다. 장 교수는 연구실과 임대창고 등 7곳에 나눠 도서를 소장해 왔는데 구입비만 아파트 두 채에 해당할 정도라고 한다.

장 교수는 대학원생 시절 일본 동경에 있던 한국연구원을 방문해 방대한 서적 자료를 보고 감동을 받았다. 한국연구원의 장서가 2002년 여러 사람의 노력으로 경상대 도서관에 기증되어 '춘추문고'가 된 적이 있다.

장 교수와 오랫동안 교류해 온 일본 사와이게이이치대학 게이센죠가구엔 명예교수는 일본어 장서 수천 권을 기탁했다. 그 교수는 일본 사상사와 동아시아 사상사 연구자로 알려졌다.

장 교수와 뜻을 같이했던 황의열 교수(전 도서관장)도 책을 기증했고, 게이센죠가구엔 명예교수와 함께 세 사람이 기증한 도서는 무려 2만 5000여 권에 달했다. 경상대 도서관은 한국과 일본 학자들의 뜻을 모아 '춘추문고'를 보완해 '한일문고'를 만들었다.

또 장 교수는 2013년 베트남 한놈연구원이 펴낸 <월남한놈명문탁편총람> 22권 1질을 입수해 기증했다. 이 책은 한놈연구원이 베트남 전약에 흩어져 있는 각종 금석문을 수년간에 걸쳐 집대성한 자료로, 국내에 최초로 입수된 귀중한 도서로 알려져 있다.

고 손학모 교수는 장서 기증을 유언으로 남겼다. 경상대 사범대학 일반사회전공 교수로 있었던 고인은 2000년 8월 정년퇴임했고 지난해 8월 작고했다. 고인은 가족들한테 자신의 장서를 경상대에 기증하라는 유언을 남겨 무려 1만 권의 도서가 경상대 도서관에 기탁됐다.

2013년 12월 도서관장에 취임한 허권수 관장은 장서 확충에 발벗고 나섰다. 현재 경상대 도서관이 소장하는 도서는 140만 권 정도인데 이는 경남지역 도서관 가운데 가장 많은 규모로 알려져 있다. 경상대 도서관은 2020년까지 장서 180만 권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퇴임) 교수뿐만 아니라 문중을 비롯한 지역민들의 도서 기증도 줄을 잇고 있다. 재령이씨 문중, 함안조씨 문중 등에서 고문헌과 족보 등을 기증했고, 지역민과 교수들로부터 그동안 기증받은 도서는 4만 권에 이른다.

경상대 도서관은 기증도서를 소장할 별도의 기증문고실을 설치하고 도서 기증자한테 감사패를 수여하고 있다.

허권수 관장은 "대학이 일류대학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교수와 학생이 열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풍부한 장서를 소장한 도서관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라며 "특히 '한일문고'는 '춘추문고'와 더불어 동아시아 역사 관련 분야를 특성화한 도서다, 앞으로 경상대 도서관을 국내 최대의 지역학과 동아시아 학술자료실로 특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태그:#경상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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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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