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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제작하고 촬영하는 안성토크쇼 <우리 안성 산다> 촬영 현장은 여느 방송국을 방불케 했다. 이 청소년들은 안성에서 방송국을 만들어서 서울이 아닌 안성을 세상의 중심으로 만들어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촬영 현장 청소년들이 기획하고 제작하고 촬영하는 안성토크쇼 <우리 안성 산다> 촬영 현장은 여느 방송국을 방불케 했다. 이 청소년들은 안성에서 방송국을 만들어서 서울이 아닌 안성을 세상의 중심으로 만들어보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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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 되어 있는 요즘, 안성에서 자신들의 방송국을 만들어보겠다는 청소년들이 결국 일을 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청소년들이 지난 15일, 안성 보뜰 식당 2층에 마련된 스튜디오에서 <우리 안성 산다-안성사람들이 만든 안성토크쇼> 방송을 촬영했다.

방송국 못지않은 촬영현장에 긴장감이 감돈다

방송촬영 현장은 공영방송국 촬영현장을 방불케 했다. 그들은 카메라를 점검 하고, 음향을 조율했다. 출연대상자를 전화로 점검하고, 촬영현장을 세팅하느라 바삐 움직였다. 촬영 직전의 긴장감은 여느 방송국 못지않았다. 

스튜디오라고 하니 대단한 것 같지만, 사실은 안성지역의 어른 중 1명인 이정찬씨가 무상으로 빌려준 개인 밴드 연습실이다. 촬영장소가 없어 전전긍긍하던 청소년들을 위해 자신의 동호회 밴드 연습실을 기꺼이 내준 거다.

촬영장소를 해결하고 난 후, 이들에게 주어진 미션은 '방송출연자 섭외'였다. 섭외는 쉽지 않았다. 아무리 토크쇼라고 하지만, 청소년들이 만드는 지역방송인 데다 출연료 한 푼 없는 상황에서 누가 선뜻 출연하려고 할까.

하지만, 이들의 열정을 알게 된 안성지역의 어른들이 도움을 주어 구색이 맞추어져 갔다. MC에는 송상호 목사(기자 본인), 보조 MC에는 김보라 경기도의원과 이주현 소통과연대 대표가 자원하고 나섰다.

초대 손님도 결정이 됐다. 안성 동아방송대학교 앞에서 고기 식당을 하는 임칠성 사장이다. 그 또한 안성 청소년을 위해 기꺼이 출연을 결정해주었다. 이로써 출연자들이 모두 섭외됐다.

이들은 초대 손님의 현장(식당)에 가서 사전 인터뷰를 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임칠성 사장이 경영하는 식당을 둘러보고, 임 사장과 인터뷰를 했다. 당연히 그 이야기 내용은 방송 대본으로 자리 잡았다.

방송 대본을 한 번도 써 본적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나름 심혈을 기울여 대본을 만든 흔적이 역력해보였다. 방송 대본을 출연자들이 잘 볼 수 있도록 만들었고, 촬영파트 별로 대본을 나눈 치밀함도 돋보였다.

이들은 모두 방송에 대한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었다. 방송 PD가 되겠다고 올해 관련 대학에 입학하는 청소년, 영화배우가 꿈이어서 관련 대학교로 진학하는 학생, 드러머가 꿈이어서 한해를 재수하면서 준비하는 이 등이 그들이었다.

"서울이 아닌 안성을 중심으로 만들 거예요"

사진에서 왼쪽이 이 촬영팀의 리더 오병주 군이며, 오른쪽이 카메라 담당인 차용석군이다. 이들은 촬영 하루 전날에도 밤 12시까지 촬영현장을 준비했다. 촬영당일에도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 카메라와 음향을 조율하고 준비했다. 이 현장은 안성 지역의 어른인 이정찬사장(보뜰 식당 사장)의 동호회 밴드 연습실이고, 청소년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해준 곳이다.
▲ 점검하는 청소년 사진에서 왼쪽이 이 촬영팀의 리더 오병주 군이며, 오른쪽이 카메라 담당인 차용석군이다. 이들은 촬영 하루 전날에도 밤 12시까지 촬영현장을 준비했다. 촬영당일에도 아침 일찍 현장에 나와 카메라와 음향을 조율하고 준비했다. 이 현장은 안성 지역의 어른인 이정찬사장(보뜰 식당 사장)의 동호회 밴드 연습실이고, 청소년들을 위해 무료로 제공해준 곳이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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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중심이라고 말하면서 모든 것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는 요즘에 우리는 안성을 중심으로 방송을 만들어보려고 해요. 안성에서 우리의 꿈을 펼쳐서 안성지역의 방송국으로 자리 잡아, 안성을 세상의 중심으로 만들어 사람들을 안성에 오게 하려 합니다."

이렇게 말하는 오병주(촬영팀 리더)군은 고교시절부터 이미 '앵그리 스튜디오(Angry studio)'라는 촬영 팀을 친구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었다. 학교 졸업식이나 행사 등을 촬영하는 팀이었다. 이전에는 학교의 울타리에서 학교를 상대로 촬영이 이루어졌다면, 지금은 안성지역을 상대로 일을 벌이고자 한다.

"지금은 8명이 시작하지만, 점차 참여 인원도 늘리고, 사업형태로 만들어, 토크쇼 촬영뿐만 아니라 단편영화 제작, UCC 제작 등을 하며, 다양한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가면서, 안성지역에서 우리의 방송센터를 만들어 볼 겁니다."

이렇게 야무진 꿈이 실속 없어 보이지 않는 것은 안성지역의 어른들이 그들에게 든든한 배경이 되어 주고 있기 때문일 게다.

촬영장소, 출연자 등 안성지역 어른들이 무료지원

촬영 후 단체사진을 찍었다. 앞줄 왼쪽 부터 촬영팀 리더 오병주군, 보조MC 이주현 대표, MC 송상호 목사, 출연자 임칠성 사장, 보조 MC 김보라 경기도의원이며, 뒷줄 왼쪽부터 촬영 스태프 김규형군, 유영근군, 김상길군, 한호준군, 차용석군이며, 방청객 진두연씨, 김희영씨, 신철씨 등이다. 이들 모두는 이 방송 촬영을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아준 사람들이기도 하다.
▲ 촬영 후 촬영 후 단체사진을 찍었다. 앞줄 왼쪽 부터 촬영팀 리더 오병주군, 보조MC 이주현 대표, MC 송상호 목사, 출연자 임칠성 사장, 보조 MC 김보라 경기도의원이며, 뒷줄 왼쪽부터 촬영 스태프 김규형군, 유영근군, 김상길군, 한호준군, 차용석군이며, 방청객 진두연씨, 김희영씨, 신철씨 등이다. 이들 모두는 이 방송 촬영을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아준 사람들이기도 하다.
ⓒ 송상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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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당초 이 방송 촬영은 안성의 시민단체들의 협의기구인 '소통과연대'에서 시작했다. 시민단체와 시민들 사이의 소통과 연대를 위해 방송을 활용해보자고 뜻을 모았고, 이 뜻이 청소년들과 맞아 떨어져 진행됐다. 촬영에 들어가는 제반 비용은 '소통과연대'에서 지원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출연자 지원, 촬영장소 제공 등도 안성지역 어른들이 지원하고 나섰다. 이날 촬영이 끝나고 지역의 기업인 하재호씨가 청소년들의 방송장비 구입을 위해 30만 원을 쾌척하는 일도 있었다.

이 일을 해낸 영광의 얼굴들은 오병주(안성고 졸업), 한호준(가온고 졸업), 차용석(안성고 졸업), 유영근(두원공고 졸업), 김상길(가온고 졸업), 김규형(평택 신한고 재학) 홍종화(가온고 재학), 이수환(죽산고 재학) 등이다.

한편 이렇게 촬영된 동영상은 <안성신문>(대표 이규민) 홈페이지에서 한 달 가량 방영되고, 유튜브와 아프리카 방송 등을 통해 널리 유포될 예정이다. '안성신문 홈페이지 방송'도 <안성신문>에서 지역청소년들을 위해 무료 지원하는 것이다.

'어린이 한 명을 기르기 위해서는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속담이 안성지역에 이루어져가고 있는 것 같다. 이들의 꿈이 꿈으로만 남지 않고,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태그:#우리 안성 산다, #방송, #청소년, #토크쇼, #안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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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에서 목사질 하다가 재미없어 교회를 접고, 이젠 세상과 우주를 상대로 목회하는 목사로 산다. 안성 더아모의집 목사인 나는 삶과 책을 통해 목회를 한다. 그동안 지은 책으로는 [문명패러독스],[모든 종교는 구라다], [학교시대는 끝났다],[우리아이절대교회보내지마라],[예수의 콤플렉스],[욕도 못하는 세상 무슨 재민겨],[자녀독립만세]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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