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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옥 신임 대법관 후보자
 박상옥 신임 대법관 후보자
ⓒ 대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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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구성 다양화' 요구에 부딪힌 대법원의 선택은 '검찰 출신 대법관'이었다.

21일 양승태 대법원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신영철 대법관의 후임으로 박상옥(58·사시 20회)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을 임명 제청했다. 박 원장이 무리 없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하면, 그는 안대희 대법관 이후 끊긴 '검찰 출신 대법관'의 맥을 다시 잇게 된다. 판사들로만 가득했던 대법원으로선 변화를 시도한 셈이다.

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박 후보자는 1984년 임관, 25년 동안 검사로 근무하다 2008년 서울북부지검장을 끝으로 퇴직했다. 한동안 법무법인에서 근무한 그는 지난해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으로 취임했다.

대법원은 "박 후보자가 검사와 변호사, 국책연구기관장 등 여러 분야를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고 넓은 안목을 갖췄다"라면서 "대법원이 한국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아우르는 최고법원의 사명을 다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박 후보자의 임명 제청은 대법원이 '눈 가리고 아웅'했다는 비판을 피하긴 힘들어 보인다. 대법관 14명이 모두 법관 출신인 현재 대법원의 구성을 볼 때, 그의 발탁은 분명 변화는 변화다. 그러나 박 후보자 역시 경기고·서울대 출신에, 검찰 고위직까지 경험한 '법조 엘리트'라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 대법원이 과연 '한국 사회의 다양한 가치를 아우르는 최고법원'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느냐에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박 후보자의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위원 경력도 논란거리다. 참여연대와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등 시민단체들은 지난 14일 대법관 추천위원회가 그와 다른 후보자들을 추천하자 곧바로 반대 성명을 내놨다.

박 후보자가 2012년 사학분쟁조정위원으로 일하며 상지대 등 재단 비리가 문제됐던 사립대학교 인사들의 복귀가 가능하도록 길을 터줬다는 이유였다. 이 문제는 조만간 열릴 국회 청문회에서도 뜨거운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신영철 대법관의 임기 만료가 코앞으로 다가온 만큼 박상옥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열릴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그의 임명동의안이 도착하는 대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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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대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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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치부. sost38@ohm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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