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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경기도교육감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 황명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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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이 교육감이 올해 두 번째로 중요하게 추진하는 정책은 '협동조합'이다. 이 교육감은 "아이들 스스로가 하는 동아리가 협동조합의 형태"라며 "협동조합을 지역에서 새로운 체계로 만들어나간다면 아이들이 훨씬 더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육감은 "같이 한다는 것, 같이 모여서 무언가를 해본다는 게 굉장히 좋을 것"이라고 견해를 밝혔다.

이 교육감은 말한다. '꿈의 학교'가 개인적인 자기 성장, 자기 발전, 자기 발견이라면 협동조합은 같이 하는 훈련이 될 것이라고.

이 교육감이 세 번째로 꼽은 것은 '계절학교'. 5월과 10월에 '중간방학'을 하는데, 학교마다 혹은 학생들마다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게 이 교육감의 설명이다.

방학이 5일이라면 앞뒤 주말을 포함하면 9일이 된다. 결코 짧지 않은 기간이다. 이 교육감은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여러 가지 구상을 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계절방학이 단순히 학기 중간에 쉬는 것이 아니고 창의적이고 여러 가지 체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는데 저는 그걸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하기를 바라는 거죠. 자기들끼리 생각해서."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 대단하다"

-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안 그렇습니다. 9시 등교를 해보니 일찍 오는 아이들이 있었어요. 학교에서 이 아이들을 위해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려니 '만들어주지 마라, 우리가 직접 하겠다, 우리 시간이니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하겠다' 이렇게 거부하면서 자기네들끼리 하는 애들도 있어요. 계기만 만들어주면 우리 아이들의 창의력은 대단합니다. 기회와 동기, 방법만 던져주면 창의적으로 굉장히 잘할 겁니다."

- 그렇다면 교사들이 도움을 잘 줘야 하는 것 아닌가요?
"저는 선생님들이 내버려두는 게 오히려 도와주는 거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이 하고 싶은 대로 하고 혹시 학생들이 물어오면 도와줄 수 있는 게 더 좋겠죠."

- 마을교육공동체인 '꿈의 학교' 추진 준비는 어느 정도 되었나요?
"오늘(16일), 태스크포스(TF)팀이 본격적으로 출범했습니다. 외부전문가 6명, 내부 스태프가 5명, 총 11명으로 구성됐습니다. 외부전문가는 협동조합 전문가, 자원봉사전문가, '꿈의 학교'를 할 수 있게 역할을 하실 분 등 최고의 전문가들만 뽑았습니다."

이 교육감은 올해 '꿈의 학교'는 50개를 시범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동조합은 시·군별로 20~25개를 만들 계획이다. 이 교육감은 "그럴 만한 충분한 역량이 있다"고 강조했다.

- '꿈의 학교'는 학교 단위로 하는 건가요?
"아닙니다. 학교와 관계없이 학교의 담을 넘어가는 거죠. 학교 단위가 아니고. '꿈의 학교'에는 어느 학교 학생이든 모두 올 수 있는 거죠. 학교 단위를 넘어서 학생들 간에 친교도 만들어질 것입니다. 이번에는 중학교 2학년을 중심으로 출범해보자는 생각이지만 프로그램에 따라서 더 넓어질 수도 있을 겁니다. 한계를 지으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 일을 하려면 돈이 필요합니다. 예산이 만만치 않게 들 것 같은데요?
"예산은 마을교육공동체 사업을 위한 예산이 책정된 게 있고요. 여기에 적절하게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해서 매칭펀드로 해나가게 되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 '꿈의 학교'에 지방자치단체가 참여하려면 사전에 논의가 필요할 텐데, 있었나요?
"행정자치협의회가 있어서 지역별로 거버넌스를 조직했습니다. 지난 연말에 한 번씩 모였죠. 지역의 시장, 군수,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대표, 각급학교 교장, 기관이나 단체 대표들, 학부모 대표들이죠. 어느 곳에서는 교사대표도 왔어요. 이것은 조례에 의한 기구입니다. 작년에 조례도 이미 통과됐어요. 이 조직이 지역마다 가동이 시작돼 마을교육공동체를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 것인가에 대한 공감대를 만들었고, 그렇게 가고 있죠."

이 교육감은 "자치단체장들이 교육에 대한 열정이 아주 대단하다"며 "전망이 아주 밝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다른 시·도보다 많아... 차별이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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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연말에 교육청의 예산 때문에 많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예산도 잘 풀어나가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생각도 많고, 고충도 많으실 텐데요.
"예산문제는 밖에서 보던 것보다 들어와서 보니 굉장히 심각했어요. 예산규모에 문제가 있습니다. 우리의 예산이 12조4000억 원가량인데, 정상적으로 운영 되려면 이것보다 2조 원이 더 많아야 합니다. 우리 교육청의 교육 규모가 전국의 26%인데 실제로 우리가 교육교부금으로 받는 게 21%가 안 됩니다. 5%의 간극이 있죠. 이 5%가 2조 원입니다. 교육 규모에 걸맞은 예산을 확보하려면 현재보다 2조 원이 많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게 큰 과제입니다."

이 교육감은 두 번째 고충으로 예산문제 외에 교원 수 부족 문제도 꼽았다.

"정상적으로 교원을 확보하려면 4000명 정도가 더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정부로부터 받고 있지 못하는 거죠. 이 인원을 고스란히 정원 외 기간제교사로 채우고 있는 겁니다. 4000명 교원을 어떻게 확보하느냐, 이게 두 번째로 어려운 문제가 되는 거죠."

이것으로 끝이 아니다. 경기도가 다른 시·도 교육청보다 학생 1인당 교육비가 182만 원이 적다. 학생 1인당 554만 원의 교육비가 들어가는데, 다른 시·도는 이보다 182만 원이 많다는 것이다. 다른 시·도보다 교육 혜택이 훨씬 적다는 결론이 나올 수밖에 없다.

"경기도 교육재정이 보통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2월 한 달 동안 어떤 노력을 해서라도 교육비를 확보할 생각입니다."

이 교육감은 경기도의 국회의원들에게 이런 현실을 알리고, 국회 차원에서 문제를 풀어내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 예산 확보가 되지 않는다면 이 문제를 계속 안고 갈 수밖에 없겠네요.
"확보가 되지 않으면 계속해서 경기도 교육은 다른 시·도에 비해서 부실한 교육이 될 수밖에 없어요. 기초학력부진도 다른 시·도를 따라잡을 수 없는 거죠. 아까 교원 수 이야기를 드렸습니다만 실제로 우리가 교원 1인당 학생 수가 20.6명인데 반해서 다른 시·도는 17명입니다. 우리가 3.6명이 더 많은 거죠.

사실, 경기도의 선생님들의 부담이 굉장히 큰 겁니다. 이런 면을 고려한다면 경기도 교육이 구조적으로 안고 있는 재정규모도 문제지만 교원의 확보 면에서도 다른 시·도에 비해 현저하게 어려운 것이죠."

- 경기도를 차별한다고 볼 수 있는 거네요.
"그렇습니다. 분명히 차별입니다. 교원을 배정하는 보정지수가 있는데 다섯 단계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게 경기도가 제일 나쁩니다. 보정지수가 가장 나빠서 약 4000명의 정원을 확보하지 못해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다른 시·도보다 3.6명이 더 많아요. 이런 것은 확실히 부당한, 경기도에 대한 일종의 차별이죠."

"학생들과 '쌍방향 소통'을 준비하고 있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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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육감은 교원 수 확보를 두고 "임기 내내 풀어야 할 문제"라며 "임기 내에 조금이라도 풀 수 있다면 대단한 성취라고 생각한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 교육감은 교육부에 "매년 1000명씩만 교원을 늘려 4년 동안 4000명을 확보할 수 있게 해달라고 강하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 지난 6개월 동안 좋은 일만 있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었을 텐데, 무엇이 가장 힘드셨어요?
"학부모들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욕구입니다. 우리 아이를 대학에 보내려고 하는 열정을 가지고 하시는 것이죠. 제가 충분히 공감을 하지 못하는 게 어려운 일 가운데 하나였죠. 저는 그게 아니라고 생각을 하니까.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100년을 산다고 볼 때 100년을 살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주는 게 중요하지, 지금 성적을 가지고 어느 대학을 갈 수 있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경기도교육청이) 규모가 크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있어요. 재정문제를 소통하기 위해 학교운영위원회 대표들, 학부모 대표들 4600명을 초청해서 만났어요. 교장 선생님들 2300명도 두 팀으로 나눠서 다 모시고 설명했습니다. 교장선생님들이나 학부모들이 그런 설명은 처음 들었다고 하시더라고요."

- 그런 자리가 여태까지 한 번도 없었군요.
"없었다고 하더군요. 예산 전체 편성이 어떻게 되고 어떤 상황으로 가는지 내용을 의회에 제안하자마자 바로 설명을 드린 거죠. 나름대로 소통을 하려고 노력을 했습니다. 예산문제는 우리 직원 전체에도 설명을 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소통을 강화하자고 했습니다."

하지만 소통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게 이 교육감의 생각이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존재는 학생이다. 경기도의 182만 명 학생들과 어떻게 소통하느냐, 이게 그의 가장 큰 과제였다. 지난 11월 1일, 일산 킨텍스에서 이 교육감은 학생들과 소통을 시도했다. 31개 시·군 초·중·고 학생 대표 1200명을 초청, 대토론회를 열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부족하다는 게 이 교육감의 결론이다. 그래서 그가 택한 것은 SNS다.

"페북도 좋고, 트위터도 좋고, 네이버 밴드도 좋고, 어떤 방법으로든 학생들하고 직접 소통하는 길을 열자고 생각하고, 지금 그걸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 교육감은 SNS를 통해 전체 학생의 10%, 즉 20만 명 정도의 학생들과 쌍방향 교류를 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이 교육감은 이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학생들이 만드는 팟캐스트와 학부모를 위한 인터넷 방송도 구상하고 있다.

"소통 문제가 가장 힘든데, 우리가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해서 한 번 해보자는 생각입니다."

인터뷰가 마무리된 뒤, 이 교육감은 "마을교육공동체는 내가 교육감직을 걸고 하고 있다"며 "꼭 성공하겠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태그:#이재정, #경기도교육감, #계절방학, #꿈의 학교, #협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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