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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로 재계약 없이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마음치유 활동가 두명을 위해 회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박세영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 지부장. 해고노동자들의 심리 치유를 전문으로 해온 마인드프리즘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노사 갈등을 빚어온 이들은 지난달 노조를 설립했다.
▲ 계약직 동료 위해 1인 시위 나선 '마인드프리즘' 직원 16일 부로 재계약 없이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마음치유 활동가 두명을 위해 회사 정문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인 박세영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 마인드프리즘지부 지부장. 해고노동자들의 심리 치유를 전문으로 해온 마인드프리즘은 지난해 구조조정을 시작으로 노사 갈등을 빚어온 이들은 지난달 노조를 설립했다.
ⓒ 손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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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 16일 오후 4시 4분]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심리치료를 맡았던 이들이 이번에는 해고위기에 놓은 계약직 동료를 위해 1인 시위에 나섰다.

16일 심리치유전문기업 '마인드프리즘'의 정규직 노동자들은 피켓을 들고 회사 정문 앞을 지켰다. 이날은 해고 위기에 놓인 계약직 심리치유 활동가 두 명 중 한 명의 계약 기간이 종료되는 날이다. 대표와 동료들이 출근하는 길목에서 이들이 든 피켓에는 "사람에겐 마음이 있다"라는 회사 모토가 적혀 있었다.

지난 2004년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가 만든 이 회사는 경제위기와 급변하는 사회에서 소외받은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해왔다. 쌍용자동차 파업노동자를 포함한 국가폭력 피해자와 청년실업자 등이 그 대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정혜신 박사가 세월호 유가족 치유에 전념하기 위해 대표직에서 물러난 뒤 김화영 전 대표가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노사 갈등을 빚었다(관련 기사:쌍용차 해고자 돕던 마음 치유사들 '해고 위기').

"다른 회사도 아니고 '마인드프리즘'이..."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왼쪽)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13년 6월 26일 서울 역삼동 마인드프리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장인 마음 건강 캠페인'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정신과 전문의 정혜신 박사(왼쪽)와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지난 2013년 6월 26일 서울 역삼동 마인드프리즘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장인 마음 건강 캠페인' 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 마인드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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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살자'고 말하는 거예요, 이제껏 우리가 해온 것처럼."

박세영(29)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마인드프리즘지부 지부장은 피켓을 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마인드프리즘 직원들은 지난해 희망퇴직으로 전체 직원의 3분의 1에 달하는 동료 8명을 떠나보냈다. 이어 회사가 계약직 심리치유 활동가 두 명을 해고하기로 하자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행동에 나섰다.

그는 "지난해 3/4분기 이후에는 매출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가 무조건 경영난만 앞세워서는 안 된다"라면서 "마인드프리즘이 추구하는 가치를 훼손하지 말고 모두가 잘살 수 있는 방안을 대화로 도출해내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현재 조합원들은 계약직의 정규직 전환과 노-사-시민사회가 '마인드프리즘 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중장기 발전 방안을 마련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노조에는 전체 평직원(17명)의 과반인 9명이 참여했다. 이날 박 지부장의 1인 시위에 동료들도 출근시간보다 이르게 나와 곁을 지켰다. 함께 있던 노미선(37) 마인드프리즘지부 사무국장은 "지난해 직원들이 희망퇴직까지 하면서 고통을 분담했는데도 회사는 직원을 보호하는 데 관심이 없다"라면서 "지금 회사는 '사람에게는 마음이 있다'며 해고노동자들을 품어온 마인드프리즘의 정신과 어긋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달 안에 계약이 종료되는 직원 중에는 정혜신 박사가 지난 2011년 쌍용차 해고자 가족 등을 위해 설립한 심리치유센터 '와락'에서 마음 치유사로 활동해온 김미성씨도 포함됐다.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의 마음을 돌보던 그는 오는 19일부터 '해고노동자'가 돼 서울 역삼동 회사 앞에서 '출근투쟁'을 벌인다.


태그:#와락, #마인드프리즘, #마음치유, #해고, #정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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